소련을 세운 볼셰비키 혁명 지도자 블라디미르 레닌은 1922년 5월에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病床에서 그는 부인에게 유언을 구술시켰다. 이 유언에서 레닌은 소련 공산당 중앙위원회의 스탈린 서기장이 권력을 남용하고 있다면서 동지들이 그를 제거해야 할 것이라고 썼다. 1922년 12월에 뇌졸중이 재발했고, 이듬해 3월에 三發, 언어장애를 심하게 겪었다. 그가 사망한 것은 1924년1월이었다. 이 시기 스탈린은 서기장 자리를 이용하여 사실상 黨權을 잡았고 경쟁자 트로츠키를 소외시키는 데 성공했다. 뇌졸중이 없었더라면 레닌이 스탈린을 제거하고 트로츠키를 후계자로 세웠을 가능성이 있다. 레닌이 죽자 영국의 윈스턴 처칠은 '러시아의 가장 큰 不運은 레닌의 탄생이고, 두번째 不運은 그의 죽음이다. 그만이 수렁에 빠진 러시아를 구원할 수 있었다'고 평했다.
당뇨병과 고혈압이 있고, 1년 여 전에 심장동맥확장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 金正日이 지난 8월 1차 뇌졸중을 당한 직후 미국 정보기관의 한 간부는 '머지 않아 재발 소식을 들을지 모른다'고 예측했었다. 지난 10월 말에 재발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북한이 최근 공개한 김정일의 활동 사진은 전부가 조작되었거나 요사이 찍은 사진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었다.
스탈린이 레닌의 후계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레닌이 쓰러졌을 때 마침 중앙위원회 서기장이었기 때문이다. 그 직책이 주는 권한이 없었더라면 實權을 잡을 수 없었을 것이다. 1979년 10월26일 朴正熙 대통령이 정보부장에 의하여 피살되어 권력에 공백이 생겼을 때 全斗煥 소장은 마침 국군보안사령관이었다. 계엄령 하에서 그는 정보부, 경찰, 검찰을 지휘하는 합동수사본부장을 겸하게 되었고, 두 달도 안 되어 계엄사령관 鄭昇和 장군을 제거하고, 군의 實權을 잡은 뒤 이듬해 제5공화국을 열었다. 陸士 출신 장교단 안에 자신을 추종하는 人脈을 깊게 심어놓았던 全 장군이었지만 그 職責에 있지 않았더라면 정권 장악은 어려웠을 것이다.
현재 북한정권안에서 스탈린이나 全斗煥 같은 위치에 있는 사람은 노동당 행정부장 張成澤이다. 행정부장은 국가안전보위부(한국의 정보부에 해당), 인민보안성(경찰), 검찰, 중앙재판소 등 公安기관을 관할하는 요직이다. 그는 김정일 여동생의 남편이기도 하다. 김정일이 믿고 쓰는 사람이다. 군부안에도 인맥이 튼튼한 그는 노동당 상층부내에서 평판이 나쁘지 않은 편이다. 11년 전 한국으로 탈출했던 노동당 전 비서 黃長燁씨는 수년 전부터 '김정일이 有故 상태가 되면 張成澤이 실권을 잡을 것이다'고 예측해왔다. 한국의 북한 전문가들도 '張이 실권을 행사한다는 징조가 보인다'고 말한다. 張이 최근 노동당 조직부 제1부부장(부장은 金正日)으로 옮겨 軍까지 관할한다는 첩보도 있다.
공산체제의 개혁은 과오를 인정할 수 없는 偶像적 지도자가 있는 한 시작될 수 없다. 흐루시초프와 鄧小平의 개혁은 스탈린과 毛澤東 노선을 비판한 뒤에 가능했다. 金正日의 有故상태는 북한을 60여년간 짓눌렀던 우상으로부터 黨과 인민이 탈출할 수 있는 길을 열 것이다.
그렇다면 張成澤이 지도하게 될지도 모르는 '포스트 김정일 체제'가 鄧小平式 개혁 개방 노선을 취할 것인가? 北韓式 鄧小平 노선은 모험노선을 포기하고 실용노선으로 전환한다는 의미이다. 즉 核과 남한혁명노선을 포기하고 경제위주의 노선을 선택한다는 이야기이다. 북한은 거대한 한국 앞에서 무장해제된 꼴이 될 것이고, 문을 열면 한국의 경제적 영향력이 北으로 전개되어 사실상 식민지로 변할 것이다. 이런 사태를 豫見하고 있을 북한 지도부의 선택은 무엇인가?
북한이 스스로를 개혁할 수 있는 餘力이 있는가도 의문점이다. 개혁 마인드를 가진 人材집단은 존재하지 않는다. 생산설비나 사회간접자본도 부족하다. 불씨가 없는데 불을 지필 수 있는가? 그럼에도 김정일 이후의 북한 지도부가 개혁 개방밖에 살 길이 없다고 판단할 때는 그 길로 갈 것이다. 그 길이 북한 체제의 평화적 해체나 南韓化로 가는 길이라면 다행이다. 그 길이 북한의 중국 식민지化나 分斷固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면 지금부터 주의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김정일 이후의 북한이 남한式으로 자유화되거나, 혼란이 일어났을 때 북한지역에 美軍이 전개되는 상황을 국내통합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하여 막으려 할 것이다.
현상타파의 돌파구를 만드는 것은 역시 북한내부의 변화일 것이다. 북한사람들이 남한의 同族과 손을 잡고 자유통일한다는 민족자결주의적 결단을 내릴 때 막을 자는 아무도 없다. 1990년에 東獨사람들이 西獨에 흡수되는 통일방안을 선택했듯이 북한사람들도 '우리가 살 길은 남한과 합치는 것이다'라고 결심하도록 하려면 북한사람들의 마음을 잡아야 한다. 傳單과 먹을 것을 단 풍선을 북한으로 보내고 북한人權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하는 것은, 북한 사람들의 마음을 사기 위한 여러 가지 방도중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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