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 수정권고 따르고 싶지만 집필진이 반대"

'좌편향 논란 교과서' 금성출판사 김인호 대표: "정부가 수정 강제하거나 차라리 검정 취소를…"
금성출판사의 김인호(金仁浩·65·사진) 대표이사
'사견(私見)으로는 교과부의 수정권고를 받아들여 근·현대사 교과서를 수정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하지만 집필진이 반대해 수정을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30일 교육과학기술부가 좌(左)편향 논란을 빚어온 6종의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에 대해 '수정권고안'을 제시한 가운데, 이들 교과서 중 가장 많은 지적을 받은 금성출판사의 김인호(金仁浩·65·사진) 대표이사의 말이다. 금성교과서는 교과부가 요청한 55건의 수정의뢰 중 가장 많은 38건(69%)의 수정의뢰를 받았다.

김 대표는 19일 인터뷰에서 '(집필진이 끝까지 수정을 거부하면) 정부가 강력한 수정지시를 하거나 검정취소를 해줬으면 차라리 좋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교과부가 금성 근·현대사 교과서 38건을 수정하라고 의뢰했는데.

'일단 회사 차원에서는 수정권고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결정했다. 하지만 저자들을 만나 교과서를 수정하자고 설득했지만 권고 사항의 일부만 수정 가능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금성교과서는 2004년에도 '좌편향'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왜 고치지 않았나?

'전(前) 정부 때 일이다. 그 당시 논란이 있었지만 당시 교육부의 입장은 금성교과서가 좌편향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 상황에서 우리가 먼저 교과서를 수정하겠다고 앞장서는 게 더 이상하지 않겠는가?'


―금성교과서에 대한 교과부의 지적을 보면 '대한민국의 정통성 부정' '북한 김일성·김정일 정권 미화' 부분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우리는 그런 시비가 나지 않는 교과서를 만들고자 했다. 개인적으로 나는 좌(左)도 우(右)도 그 어느 편도 아니다. 나는 교과서를 발행할 뿐이지 사관(史觀)과 학계의 논란에 대해 판단을 내릴 수 있을 만큼 역사를 연구하고 해석하는 사람이 아니다. 아이들 교육을 바르게 시켜야 한다는 원칙에 동의할 뿐이다.'


―교과서 저자나 내용을 사전에 몰랐나.

'저자들은 지난달에 딱 한 번 봤다. 저자 선정이나 인쇄 등은 다 회사 실무진 선에서 이루어진다. 또 우리가 생산하는 교과서가 약 60여종에 이른다. 교과서마다 내용구성이나 표현 같은 세부적인 부분까지 사장이 다 알 수는 없다.'


―교과서 논란으로 회사 이미지도 영향을 받았을 텐데.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우리는 이념과 무관한 회사인데 (사람들이) 출판사 자체를 좌편향 회사로 오해한다. 그러다 보니 우리가 만든 다른 어학·수학 교과서들의 학교별 채택률도 많이 떨어졌다.'


―이달 말까지 저자들이 수정을 거부하면 현재대로 교과서가 인쇄되나.

'생각 같아서는 근·현대사 교과서 출판을 그만두고 싶다. 하지만 현행 법(교과용 도서에 관한 규정)에는 정부에서 검정을 받은 출판사가 스스로 발행을 포기하는 것과 관련된 규정이 없다. 다만 명시적이지는 않지만 검정을 통과하면 성실하게 발행 의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내용만 있다. 여기에서 우리가 검정교과서를 발행하지 않겠다고 하면 검정을 통과하고 성실히 교과서를 발행해야 하는 의무를 저버리는 셈이 되고 교과서 출판사로서 결격 사유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향후 어떻게 해나갈 것인가?

'집필진과 논의를 계속하겠다. 사장이라고 이래라저래라 할 수는 없다. 설득이 잘 안 될 경우 교과부가 보다 강제력이 있는 수정지시를 내리든지, 아예 검정 취소(출판사가 교과서를 발행할 수 있는 권리를 박탈)하든지 좀 더 확실한 입장을 취해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2008.11.20 03:46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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