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15)/몽골적인 것에 대하여

月刊朝鮮 여행단이 10일간의 추리히-코모-밀라노-바젤-바덴바덴-뉘렌베르그-필센-프라하-드레스덴-베를린 여행을 마치고 프랑크푸르트로 공항으로 가는 차중에서 저는 '몽골'을 주제로 한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왜 나는 몽골에 흥미를 느끼는가. 한국인은 누구인가, 나는 누구인가라는 주제로 생각을 많이 해보았다. 나를 알기 위해서, 그리고 한국인을 이해하기 위해서였다. 한국인은 인종적으로는 몽골인이다. 한반도에 들어온 이후엔 북방민족의 종교인 샤마니즘 위에다가 불교 유교 기독교를 받아들였다.

몽골적인 것, 샤마니즘적인 것은 우리의 무의식이나 본능속에 하나의 유전인자로서 스며 있다. 위기에 처했을 때 신바람이 날 때 감정이 북바칠 때 몽골적인 것이 표출된다.

몽골인종의 공통점이 있다. 오기가 세다. 유아독존이다. 이 하늘 아래서 자신이 독립적인 존재라고 생각한다.
몽골인은 또 돌아다니기를 좋아한다. 세계 인종중 가장 광범한 분포를 보인다. 북극에서 칠레 남단까지, 일본에서 이집트까지 퍼져 있다.
몽골인은 자연친화적이다. 자연과 인간을 일치시킨다. 무당의 중계에 의해서 인간이 자연과 대화할 수도 있다고 믿는다.

이러다가 보니까 몽골인은 자연속에서 잘 견딘다. 자연이 친구이므로 자연도 몽골인을 잘 받아주는 것이다. 친구의 품안에서 생존할 수 있는 방법과 체질이 있으므로 1240년에 몽골기마군단 15만명이 러시아를 겨울에 관통하여 이듬해 봄에 유럽에 나타날 수 있는 괴력을 발휘한 것이다. 나폴레옹도, 히틀러도 실패한 러시아 동계작전을 몽골인들만 성공시켰다. 여기에 인종적 특성이 있는 것이다.

군사력면에서 세계사를 보면 兩大 흐름이 있다. 로마보병군단과 몽골기마군단이 그것이다. 중국은 장교 양성 국가기관을 만든 적이 없으므로 군사문화를 제대로 꽃피워본 적이 없다. 한국은 동양 최초로 화랑도라는 장교교육기관을 만들었으나 이어지지 못했다. 일본만이 동양에서 무사도를 발전시켜 상무국가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18세기말의 세계를 보자.4대 제국이 있었다. 대영제국, 오토만 투르크 제국, 淸제국, 인도대륙의 무갈제국. 이 중 3대 제국은 유목기마민족출신이 세운 제국이었다. 투르크족이 건설한 오토만 제국, 여진족이 세운 淸제국, 중앙아시아에서 남하한 몽골기사단이 세운 무갈제국(무갈은 이란어로 몽골이란 뜻)이 그것이다.

16세기부터 소총이 보급되자 활을 주무기로 하는 몽골기마군단의 우월성이 약화되면서 몽골-투르크계의 세계 지배가 끝장나기 시작한다. 이런 배경을 놓고볼 때 몽골계 한국인은 자신의 잠재력을 재해석할 수 있다. 한국인의 핏속에 흐르고 있는 거대한 에너지와 신바람과 폭발력은 분명히 몽골적이다. 한국은 몽골계 제국중 마지막 남은 강국일지 모른다. 우리는 칭기즈칸이 몽골인이었다는 데 대해 자부심을 느끼지만 지금의 몽골인들은 같은 민족이 한국이란 강국을 만들어 잘 살고 있는 데 대해서 자랑하고 있다고 한다. 몽골적인 장점을 잘 가꾸면 한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데 써먹을 수 있는 슬기를 찾아낼 수 있다.

하나 여담이 있다. 몽골인의 유전인자를 조사해보면 알코올이 몸에 들어갔을 때 이를 물과 탄산가스로 분리하여 배출해주는 효소가 부족한 경우가 다른 민족에 비해 매우 높다. 한국인, 몽골인, 일본인은 술에 약한 체질이 약30%이다. 서양사람들은 1%미만이다. 즉, 체질적으로 한국인은 술에 약하고 서양인들이 세다. 그런데 한국인들은 기질적으로 술을 좋아한다. 체질이 기분을 따르지 못한다. 그래서 술만 마시면 헛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사정을 모르는 서양인들은 술을 마시고 酒辭를 늘어놓는 이들을 용서하지 않지만 한국에선 워낙 그런 사람들이 많아서 용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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