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세기의 동아시아와 4-8세기의 유럽은 매우 비슷한 형태의 대혼란기를 겪었다. 동아시아에선 북방기마민족이 중국과 한반도 그리고 일본열도로 내려오면서 여러 종족이 나라를 만들고 부수고 하는 격동기를 연출하다가 6세기말 隨-唐나라로 통일되었다.
유럽에선 동북쪽에 살던 게르만족이 훈족에 밀리면서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지중해쪽으로 밀고들어와 서로마를 멸망시키고 여러 나라를 만들었다가 8세기 프랑크 왕국으로 대충 통합된다.
중국은 삼국지에서 통일을 이룬 晉이 4세기초에 북방민족의 남진으로 망해버리고 그 뒤 중국은 5胡16國 시대로 접어든다. 북방의 다섯 종족이 16개 나라를 중국에서 만들었다는 이야기이다. 흉노, 鮮卑, 羌(티벳계), 갈족 , 저족(티벳계) 등이 그들이다. 한반도에선 북방에서 내려온 기마민족이 이 기간에 고구려, 백제, 신라 지역을 정복한다.
훈족의 침입에 의한 게르만족의 대이동으로 로마문명권의 집권세력은 게르만족이 되었다. 西고트, 東고트, 반달, 색슨, 롬바르드, 프랑크족이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지역으로 밀려들어 나라들을 많이 세웠다. 이것도 동아시아에서 일어난 일들과 비슷하다.
로마지역을 점령한 게르만족은 곧 기독교를 받아들여 기독교의 수호자가 된다. 중국을 점령한 북방유목민족들도 중국의 선진된 문물을 받아들여 漢化된다. 5세기 북중국을 통일한 北魏가 그런 경우이다.
왜 이런 일이 동양과 서양에서 거의 동시에 일어났는가. 3세기에서 4세기에 걸쳐 몽골고원에서는 기상이변이 일어났다. 小빙하기가 찾아와 목초가 얼어죽었다. 유목민족들은 목초가 있는 남쪽과 서쪽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안되었다. 남쪽으로 내려간 민족은 중국과 한반도를 점령하고 서쪽으로 간 종족들은 지금의 동부 유럽을 거쳐 중부 유럽까지 진출하여 게르만족을 밀어버림으로써 로마문명세계가 대격변기를 맞았다는 이야기이다. 훈족이 유럽에 나타난 것은 중국으로 유목민족들이 내려온 것보다도 수십년 늦다. 이는 몽골에서 유럽까지의 거리가 몽골-중국 거리보다 훨씬 멀기 때문일 것이다.
몽골족의 대이동이 동양과 서양에서 동시에 큰 변화를 일으킨 것이다.
몽골족과 투르크족은 세계사의 주먹이었다. 準군사조직으로서 농경민족을 쉽게 지배했다. 농경민족은 앞선 정신문화, 종교-제도 등으로 이들을 쇄뇌시켜 문명화시켰다. 누가 이기고 누가 졌는지 판단이 곤란하다. 게르만족의 대이동은 서부 유럽의 지배민족을 로마인에서 게르만족으로 대체했고 북방민족의 南下는 동아시아 지역의 지배민족을 북방기마민족으로 대체했다. 거대한 권력교체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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