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신세키 전 美육군참모총장의 보훈부 장관 내정을 보고
에릭 신세키 전 미국 육군참모총장이 오바마 정부의 보훈부 장관으로 내정됐다. 우리나라의 보훈처가 차관급을 장(長)으로 하는 국무총리 소속 기관에 불과한데 비해, 미국의 보훈부는 15개 부(部)가운데 두 번째로 큰 당당한 내각의 일원이다.
일본계인 신세키 보훈부 장관 내정자는 육군참모총장이던 2003년 의회 청문회에서 “종전 후 이라크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수십만 명의 병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증언, 15만 명이면 충분하다는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과 충돌했다. 그로부터 4개월 후 그는 육참총장직에서 물러났다.
그 이후 전개된 이라크전 상황은 신세키의 판단이 옳았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오바마는 그런 신세키를 보훈부 장관으로 중용해 ‘할 말을 하는 군인’에게 보상을 해 주었다.
NLL을 지킨 박정성과 박승춘
김대중-노무현 좌파 정권 시절, 우리에게도 할 말을 하고 할 일을 하는 군인이나 관료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들은 아직까지도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
우선 생각나는 사람이 1999년 연평해전을 승리로 이끌었던 당시 2함대 사령관 박정성 제독이다. 그는 NLL를 넘어온 북한 경비정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죄로 좌천됐다가 끝내 옷을 벗어야 했다.
2004년 7월 북한 경비정의 NLL 침범 당시, 남북한 함정간에 오고간 교신 내용 등을 언론에 공개해 사태를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호도하려던 노무현 정권의 음모를 폭로했던 박승춘 국방부 정보본부장도 우리가 기억해야 할 인물이다. 대장 진급이 유력하던 그는 그 후 옷을 벗어야 했다.
김충배 전 육사 교장. 그는 육사 교장 재직 시절, 좌편향된 생도들의 의식에 충격을 받고 ‘육사교장의 편지’를 통해 이를 교정하려 애썼고, 더 나아가 장병들에게 올바른 역사인식을 심어주는 현대사책을 펴내려했으나 노무현의 하수인인 윤광웅 당시 국방부 장관에 의해 좌절됐다. 국방연구원장으로 있을 때에는 노무현 정권의 국방정책을 비판하다가 어려움에 처한 김태우, 신성택 박사 등을 보호하려 애썼다.
이 분들이야말로 단지 김구 선생의 손자라는 이유로 노무현 정권 시절 상하이총영사로 발탁됐다가 이명박 정부에서 보훈처장 자리에 오른 현재의 보훈처장보다 훨씬 더 대한민국의 국가보훈처장 자격이 있는 분들 아닐까?
더 나아가 그런 분들이야말로 국방부 장관 혹은 군을 대표해 한나라당 전국구 의원을 할 만한 분들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의 국방부 장관은 노무현 정권의 합참의장 출신이고, 군을 대표해 한나라당 전국구 의원이 된 김장수 의원은 노무현 정권의 육군참모총장과 국방부 장관을 지낸 인물이다.
김종대, 홍관희, 유세환
관료들 가운데서도 기억할 만한 분이 있다. 김대중 정권이 지역의보와 직장의보를 통합하려 할 때, 그것이 의료보험을 더 부실하게 만든다고 항의하며 보건복지부 기획관리실장 자리를 차고 나왔던 김종대 박사가 바로 그 분이다. 그는 노무현 정권 시절 애국단체들과 행동을 같이하면서 노무현 정권의 의료보험정책을 ‘의료사회주의’라고 비판했다.
이명박 정부의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으로 손색이 없을 분이지만, 그는 지금 지방의 한 대학교에서 쓸쓸함을 달래고 있다. 들리는 얘기로는 한때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물망에 오르기도 했지만 의료보험 개혁을 겁내는 공단 관계자들과 ‘낙하산’으로 내려갈 자리를 찾던 한나라당의 반발로 무산됐다고 한다. 건강보험 이사장 자리가 보건복지 행정의 문외한인 정형근 전 한나라당 의원(한나라당의 대북유화책을 주동한 자)에게 돌아간 것을 보면, 그런 소문이 헛된 것만은 아닌 것 같다.
홍관희 박사는 또 어떤가? 김대중-노무현 정권 아래서 햇볕정책, 대북유화정책의 대변인이 되기를 거부하고 정도에 입각한 대북정책을 주장하던 그는 결국 노무현 정권 시절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이라는 등 따습고 배부른 자리를 차고 나왔다. 그 후 그는 애국운동단체들과 행동을 같이하면서 인터넷과 언론을 통해 노무현 정권의 대북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햇볕정책의 전도사였던 김하중 현 통일부 장관보다 훨씬 더 통일부 장관 자격이 있는 분이지만, 그에게 돌아간 것은 1급짜리 통일교육원장 자리였다. 그나마도 좌파단체들의 맹렬한 반대에 날아가 버리고 말았다. 반면에 김대중-노무현 정권 아래서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 한 발언을 하면서 통일연구원에 그대로 남아 있던 모씨는 통일연구원장으로 출세했다.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사람이 하나 더 있다. 유세환 국회 서기관이 그 사람이다. 김대중의 6-15선언에 대해 위헌소송을 제기하고, 인터넷과 저술을 통해 현직 대통령이던 노무현을 내란죄로 고발했던 사람, 민노총과 좌파 공무원 노조인 전공노를 고발했던 사람. 하지만 그는 이제는 지친 듯 조용히 살기를 원하고 있다.
좌파 정권에 맞선 분들을 중용해야
이래서는 안 된다. 크건 작건 자기 위치에서 대한민국의 공직자로 할 소리를 했던 분, 좌파 정권이 대한민국을 오도하는 것을 막기 위해 애썼던 분들에게는 상응하는 보상이 있어야 한다.
물론 자리로 보상하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그 분들도 자리를 바라고 그런 행동을 한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 분들에게 자기 분야의 눈에 띄는 공직, 장관이나 관련 공공기관의 장(長)을 맡겨서 그 분들의 뜻을 펼칠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은 그 분들에게 더 없는 보상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좌파 정권 아래서 코드를 맞추면서 누릴 것 다 누렸던 사람들이 우파 정권 아래서도 득세하고, 좌파 정권에 맞섰던 용기 있는 공직자들은 여전히 풍찬노숙해야 한다면, 불행하게도 다시 좌파 정권이 들어섰을 때 어느 공직자, 어느 군인이 자기 자리를 걸고 좌파 정권에 맞서 싸우겠는가?
자신의 자리를 걸고 좌파 정권에 맞섰던 용기 있는 군인, 소신 있는 공직자들에게는 상응하는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
청와대와 내각 개편이 머지않았다고 한다. 이번 기회에 같은 값이면 좌파정권 시절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할 말을 했던 분들이 공직에 나가 국가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를 바란다. 그것은 그 분들에 대한 보상이자, 대한민국을 더욱 강하게 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