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무기 위협에 현실적으로 대비해야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폐기하고 '전술핵무기 재배치' 필요
경제문제와 같이 우리 국민을 더욱 불안하게 하는 것이 북한 핵문제다. 북 핵 검증을 위한 의정서 채택을 목표로 2008년 12월8일∼11일까지 북경에서 진행된 제6차 6자회담 3차 수석대표회의가‘검정의정서 문서화’에 실패하면서 성과 없이 끝났다. 회담이 언제 재개될 지도 모른다.
 
2002년 10월 평양에서 벌어진‘고농축우라늄(HEU) 파동’으로 제2차 핵 위기가 촉발되었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 부시행정부의 선택에 따라 6자회담이 2003년 8월 출범했다. 이제 5년이 넘었지만 HEU는 거론조차 못한 체 1993년에 불거진 플루토늄 핵문제(1차 핵 위기) 해결에도 진전이 거의 없다. 핵무기 폐기까지는 요원하기만 하다. 북한의 살라미전술에 농락만 당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차분히 북한 핵무기의 위협이 어느 정도인지 살펴보고 현실적인 대비책을 강구해야 할 시점이다.

 첫째, 북한의 핵무기 보유여부에 대한 판단이다.
 북한은 2005년 2월에 핵무기 보유선언을 하고 2006년 10월에 핵실험을 했다. 2008년 6월26일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에 제출한 핵 신고서에서 핵물질인 플루토늄 추출량을 30.8kg이라고 밝혔다. 이중에 2kg을 핵실험에 사용한 것으로 신고했다. 그리고 북한은 2002년 10월에 우라늄 농축에 의한 핵 프로그램도 있음을 인정했다. 지하시설에서 원심분리기를 이용하여 매년 우라늄 핵폭탄 한 개를 만들 수 있다. 우라늄 핵폭탄은 통상 핵실험 없이 실전에 사용이 가능하다.

 김태영 합참의장은 2008년 10월8일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플루토늄 40kg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정도면 핵탄두 6~7개를 제조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유명환 외교통상부장관이 10월22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6~8개의 핵무기를 만들었다는 추정보고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합동군사령부는 2008년 11월25일에 발간한 ‘2008 합동작전 환경평가보고서(The Joint Operation Environment 2008)’에서 '아시아 대륙 연안에는 이미 5개 핵보유국이 있다(The rim of the great Asian continent is already home to five nuclear powers)'면서 “중국, 인도, 파키스탄, 북한, 러시아”를 명기했다. 한국정부의 항의에 따라 미 사령부는 12월10일 이는 “공식적인 미국정부의 정책을 반영한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으나 보고서 자체를 수정하지는 않았다.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은 외교전문지인 ‘포린 어페어즈’ 최신호(2009년 1·2월호)에 기고한 ‘균형 잡힌 전략(A Balanced Strategy)’ 제하의 글에서 ‘북한은 여러 개의 (핵)폭탄을 제조했고, 이란은 핵클럽 가입을 추구하고 있다(North Korea has built several bombs, and Iran seeks to join the nuclear club.)’고 명기했다. 이에 앞서 오바마 미국대통령 당선인도 후보시절인 2008년 7월23일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북한과) 대화를 하지 않고 있을 때(2002년 10월 이전) 북한은 핵무기 8개를 개발했고···”라며 북한의 핵무기 수를 언급했었다.

 둘째, 핵무기 사용가능성에 대한 판단이다.
 북한은 작년 말 대선 전에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한반도에는 핵전쟁의 먹구름이 드리울 것이다”라고 협박했다. 그리고 2008년에는 “제2의 한국전쟁·제2의 연평해전 발발, 잿더미” 운운하며 노골적으로 무력도발과 핵무기 사용을 언급하고 있다.
 
북한은 비교적 사용이 용이한 소형 전술핵무기를 개발한 것으로 선전하고 있다. 북한 통일전선부가 일본조총련에 내려 보낸 강연자료<새로운 전환적 국면을 맞이한 조선반도의 정세에 대하여>(2008년 7월)에서 “무엇보다도 미국의 전승기념일인 2006년 7월4일 《스페이스 샤톨》발사시간에 맞추어 조선 동해에서 6발의 탄도미싸일을 서로 다른 곳에 배치한 이동식발사대에서 발사하여 매우 좁은 지역에 100% 도달시키는 높은 명중률을 보여주었다. 단군절인 10월3일에 핵 시험을 할 것을 력사상 처음으로 사전에 공표하고 6일 후에는 최첨단의 핵 소형화 기술을 구사하여 매우 작은 규모의 핵폭발 시험을 성공시킴으로써 최신식 전술핵무기의 개발기술의 소유를 세계에 과시하였다”고 명기하여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것은 바로 북한이 핵무기와 장거리 투발수단을 모두 완비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김정일의 포악함과 호전성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KAL858기 공중폭파 등 각종 테러와 두 차례의 연평해전 무력도발을 직접 지시했고 북한주민 300만 명을 굶겨 죽인 자가 바로 김정일이다. 동족을 대상으로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으리라고 믿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다. 미국과 주변국들은 김정일 건강악화 등으로 인한 북한 핵무기통제 불능 사태를 가정하여 기민하게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월터 샤프 주한미군사령관은 2008년 10월8일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이 미사일에 탑재 가능한 소형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을 전제로 유사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령관의 발언은 최근 김정일의 건강이상을 근거로 북한이 핵탄두를 현실적 위협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그는 “북한이 핵무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핵무기 사용에 대해 염려하고 있으며 핵무기는 심각한 위협이기 때문에 한·미동맹 관계를 기반으로 모든 긴급사태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태영 합참의장은 같은 날 국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소형 핵탄두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일의 건강이상설과 관련해 현재 핵무기 통제권이 어디에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김 의장은 “그것에 대한 첩보는 없다”고 말했다.

 위와 같이 북한은 분명 핵무기와 장거리 투발 수단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김정일은 동족을 향해 이를 사용할 의지도 갖고 있다. 탄도탄 발사 후 3~5분이면 한국 상공에서 핵무기가 폭발하는 절박한 상황이 올 수 있다. 북한이 수십 년간 전 국력을 소진하며 개발한 핵무기를 큰 반대급부(한반도 공산화통일 등) 없이 폐기하지 않을 것이다. 1993년에 시작된 북 핵 위기가 지금까지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의 지루한 벼랑 끝 전술에 시간과 노력만 허비하고 있다. 이렇게 한해 두해 북한의 핵무기 숫자만 늘어나고 있다. 김정일의 자비심에 하루하루 생명을 연장하고 있는 한국국민의 신세가 너무나 처량하다.

 우리 정부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는 없지만 핵무기 위협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특단의 대비책을 강구해야 한다. 북한은 지난 10년간 우리의 대북 화해협력정책에 의한 인도적 지원을 악용하여 핵무기와 대량살상무기만 증강했다. 또 북한은 이명박 정부의 상생공영의 ‘비핵·개방·3000’의 대북정책을 거부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북한을 설득하여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이제 더 이상 남아있지 않다.
 
 따라서 정부는 1992년에 남북이 합의한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폐기해야 한다. 이미 1993년부터 그 기능을 상실한 문서다. 이것에 의존해서는 대북 핵전략을 수립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국의 핵우산 제공 약속에만 의존하는 것은 너무 불안하다. 최소한 1992년에 철수한 미국의 전술핵무기를 반입하여 한국에 배치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만 김정일의 핵무기 사용의지를 억제할 수가 있다. 마지막으로 최악의 상황인 핵전쟁에 국민이 신속히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방독면, 대피요령 교육 등)해야 한다. (Konas)

 

김성만 (예비역 해군중장, 전 해군작전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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