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와병으로 北체제 위기 가속화"

'평양이 무서워하는 민심 동요'... 구로다 가쓰히로 산케이신문 지국장
 
구로다 가쓰히로(黒田勝弘)ⓒ jpf.go.jp

북한의 움직임이 어딘가 분주하다. 새로운 소식으로는 북한 국내에서 김정일에 대한 테러· 스파이 사건이 적발됐다고 한다. 이와 관련, 북한은 이번 사건에 남한이 관여됐다면서 대남비방 수위를 높이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사건이 실제로 발생했고 북한 당국이 인정했다는 점이다.

 

북한 정권의 목적은 정권 교체 이후 대북정책이 바뀐 남한에 대한 비방과 함께 북한 주민들의 민심을 잡으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현상을 바꿔 말하면 북한 국내에서 민심 동요가 급속히 퍼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불투명 국가’ 북한에 대해서는 확실한 정보가 없다. 따라서 ‘민심동요’ 가능성도 상상력이 동원되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이번 발표의 경우 ‘우리 수뇌부(김정일)를 해치려는 테러’라고 분명한 표현을 썼다. 북한의 동향에 관심이 많은 전문가들은 예전부터 ‘북한이 대외 강경론을 달릴 때는 내부에 문제가 있을 때’라는 것이 거의 정설로 굳어져 있다.

북한은 요즘 한국에 대해 금강산·개성 관광 중지나 개성공단 통제 강화 등 강경책을 잇달아 발표·실시하고 있다. 북한은 또 북경에서의 6자 회담도 결렬시켰다. 일본에 대해서는 ‘일·북 관계는 폭발전야’(18일자 노동신문) 등의 제목을 써가면서 대일 적대 감정을 노출시켰다.

특히 남한에 대해서는 민간단체들이 주도하는 반(反)김정일 대북전단을 집요하게 비난해 이에 대한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겨우 선전 삐라 때문에 이제 와서 뭘...”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북한은 대북전단의 영향력을 잘 알고 있다.

이 같은 북한의 태도를 무엇을 알 수 있을까? 시기적으로는 ‘김정일의 와병설’과 겹친다. 외부 세계에 대대적으로 유포되고 있는 ‘김정일 와병설’은 중국과 북한 국경 지역 등을 통해 북한 내부를 비집고 들어온다. 여기에다 남한에서 날아오는 대북전단에는 김정일의 와병 정보와 함께 체제 비판 정보가 가득 차 있다.

이에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장군님이 위험하다고 한다’, ‘재기 불능일지도 모른다’, ‘우리나라는 향후 어떻게 될 것이다’ 등의 소문이 퍼지고 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독재국가인 북한에서 최고 지도자에 대한 불안과 의심은 민심 동요 및 체제 불안과 직결되어 있다.

최근 들어 북한이 김정일의 사진과 동정을 잇달아 발표해 그의 건재함을 강조하려는 것도 모두 이 같은 상상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 외부 세계의 ‘선전 정보’에 평소와 달리 과잉 반응하는 이유가 모두 어떻게 해서든지 김정일의 와병문제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최근의 북한 정세는 모두 김정일의 와병설과 관계되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의 병은 뇌혈관·심장 계통과 관계되어 있다는 것이 거의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정일의 병은 불안한 병이다. 언제 몇 시에 악화되거나 재발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북한에 있어 민심불안·동요는 북한에 변화를 기대하는 외부세계에게는 ‘희망의 빛’이다. 불안이나 동요가 퍼지는 만큼 희망도 커진다. 내년이 되면 이 희망은 한층 더 커질지도 모른다. 한국의 보수파는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시대를 ‘잃어버린 10년’으로 해석한다.

이 기간 동안에는 북한의 ‘체제변화’를 말하는 것이 터부(taboo)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대통령 자신이 ‘북한의 체제 변화를 바라지 않는다’ 등으로 공언했지만 정권 교체로 이 같은 움직임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최근 국방연구원(KIDA) 등 몇몇 남한 정부 산하 기관에 초대되어 북한을 둘러싼 논의에 참가했다. 남한에서는 북한 급변사태나 격변 가능성이 포함된 북한의 체제 변화나 이에 대한 준비가 논의 대상이 되고 있다.

여기서 ‘대북 지원을 통한 (북한의) 변화 유도론’은 후퇴하고 있다. 보수성향의 이명박 정권으로의 정권교체 효과(?)가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이것이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에 북한은 ‘역도 이명박’ 등의 표현을 써가면서 남한 정권을 매도하고 있다.  

원제: 평양이 무서워하는 민심 동요
필자: 구로다 가쓰히로(黒田勝弘) 산케이신문 서울 지국장
출처: 日산케이신문 인터넷 리뷰 12/20


프리존뉴스 김필재 기자 (spooner1@freezon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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