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재적 접근의 주체는 북한 인민이다.


* 이 글은 '무위'라는 닉네임을 쓰는 네티즌이 E-메일로 보내온 것이다.
 

송두율 씨가 80년대에 제시한 내재적 접근법은 한국 사회의 지성에게 북한을 보는 새로운 틀을 제공해 주었다.

 

내재적 접근법의 핵심을 먼저 정리해 보자. 근본적인 철학에서부터 궤를 달리하는 자본주의 사회와 사회주의 사회를 동일선상에 두고 비교할 수 없다는 지극히 명백한 관찰에서 시작한다.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는 동일한 가치관을 가지고 서로 다른 접근을 한다는 차원에서 갈라지지 않는다.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는 애초에 서로 다른 가치관에서 시작했다. 따라서 사회주의에 기초한 사회를 자본주의적인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이 무리라는 점은 지극히 합리적이며 자명한 일이다. 이와 같이 핵심적인 논리에 있어서 내재적 접근법은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내재적 접근법에 따라 평가를 할 때 적용되는 내부적 가치 기준이다.

 

만약 객관적이고 순수한 학자의 입장에서 내재적 접근법을 적용한다면 당연히 북한 사회는 가장 기본적인 사회주의 가치관에 따라 평가되어야 한다.

 

그러나 연구비건 아니면 활동비건 간에 송두율 씨처럼 돈도 받고 북한 사회의 핵심부가 그에게 배려할 만큼 '깊이 발을 넣은' 사람이라면 그가 말하는 내재적 접근법에서 동원될 가치 기준은 순수한 사회주의적 가치관이 될 수 없다. 북한의 집권 세력과 송두율 씨와 남한의 일부 친북 세력은 내재적 접근법을 적용할 때 북한의 집권 세력이 권력 유지 수단으로 내세우는 주체 사상을 내재적 접근법의 평가 기준으로 삼은 것이다.

 

이제 내재적 접근법은 보다 근본적인 평가 기준을 세워야 한다. 그것은 바로 북한 사회와 북한 역사의 주인인 북한의 인민이다. 북한의 정치 권력도 북한 사회의 주인이 아니다. 북한 정권이 인민들 앞에서 스스로를 위장시키기 위해서 쓰고 있는 사회주의라는 가면도 아니다. 북한의 주체는 북한 땅에서 살아가야 할 인민들이다.

 

송두율 씨와 그의 내재적 접근법을 성숙한 지성의 조건으로 삼고 있는 대한민국의 좌파 세력들은 이제 내재적 접근법을 내재적으로 접근하기 바란다. 내재적 접근법을 포기하기 보다는 내재적 접근법 안에 내재한 가치 평가 기준을 진정한 내재적 기준으로 정립하기를 촉구한다. 북한을 평가할 내재적 접근법의 내재적 가치 기준은 북한 인민들이어야 한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베이징 주재 한국 대사관에서 벌어지는 일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밀려드는 탈북자들이 수용 한계를 넘어서게 되어 총영사관의 민원 업무를 중단할 정도에 이르렀다. 내재적 가치 평가 주체인 북한 인민들이 어떤 평가를 했기에 이런 현상이 생기는 가를 되새겨 봐야 한다.

 

2003.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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