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한반도 라인 '리버럴' 인사 다수 기용

차기 美행정부 한반도 관련 ‘외교라인 구체화’
리버럴(liberal) 성향의 힐러리 클린턴이 차기 미 국무장관에 내정되면서 오바마 당선인이 대선 후보 시절 한반도 외교자문을 맡았던 핵심인사들의 거취가 구체화되고 있다.

미 언론은 3일자 보도에서 지난해 대선 유세 과정에서 오바마 후보의 아시아 외교 자문을 총괄해온 제프 베이더 전 대사가 미 국가안보회의(NSC)아시아 선임국장직이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모 외교 전문가는 “커트 켐벨 전 국방부 부차관보가 동아태 담당 차관보로 가는 것이 확실함에 따라 당초 이 자리를 노렸던 베이더 전 대사가 국무부 정무차관으로 갈 것이란 소문도 있지만 그보다는 국가안보회의(NSC)로 배속돼 데니스 와일더가 현재 맡고 있는 아시아 담당 선임국장직을 차지할 것이 확실하다”고 밝혔다.

또 오바마 당선인의 대선 후보 시절 한반도 자문팀장을 지낸 프랭크 자누지 미 상원 외교전문위원은 중국을 관할하는 국무부 부차관보직을 바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무부의 관련 부차관보직은 직업 외교관 출신인 존 노리스가 맡고 있는 상태다.

자누지 전문위원과 최근 접촉한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최근 미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자누지 전문위원 부통령실로 자리를 옮겨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당선인의 토니 블린킨 외교 고문 밑에서 일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언급했다.

의회 내 아시아 외교통으로 알려진 자누지 전문위원은 바이든 부통령 당선인이 상원 외교위원장으로 있을 때 그의 외교 보좌관으로 다년간 활동해왔다.

자누지 전문위원 함께 오바마 측 한반도 외교자문을 맡았고, 클린턴 행정부 시절 국무부에서 미북 기본합의문 담당 조정관을 지낸 조엘 위트는 국무부로 복귀할 것으로 알려졌다.

위트 전 담당관은 현재 국무부 희망 직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상태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한 소식통은 “위트가 안보 전문가인 아이보 달더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 연구원처럼 국무부 비확산국의 고위직에 기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한편, 클린턴 행정부 시절 국가안보회의 유럽담당 국장을 지낸 달더 선임 연구원은 “비확산국에서 수출통제 문제를 담당할 적임자를 찾기 위해 이미 관련 인사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있다”고 이 외교 소식통은 전했다.

현재 오바마 측의 한반도 외교자문 인사들은 오바마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별도의 공식 팀을 가동하지는 않고 있지만 ‘비공식적인 연락망’을 통해 서로 연락을 취하고 있으며, 한반도 상황에 대해서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한반도 정책을 관할하는 차기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직에는 클린턴 행정부 시절 국방부 부차관보를 지낸 커트 켐벨 씨가 사실상 확정된 상태로 힐 차관보는 조만간 차관보직에서 물러나 오바마 차기 행정부에서 신설될 것으로 보이는 고위 대북 특사직에 기용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측 인사들은 대개가 클린턴 행정부와 연계되어‘한반도 현상유지’를 원하는 인사들이 대부분이다. 이와 관련,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조성렬 신안보연구실장은 최근 프랭크 자누지의 말을 빌려 2012년 상반기를 목표로 해서 오바마가 ‘북핵폐기·미북수교·종전선언·한반도 평화체제’를 달성한다는 ‘오바마 대북로드맵’을 공개하며, 이명박 정부의 조속한 대북정책변화를 주장한 바 있다.

조 연구실장이 밝힌 바에 따르면 오바마는 2009년 ‘외교대표부’ 설치 및 6자간 한반도 평화체제논의→ ‘2010년 미북정상회담’과 ‘3자(미·북·중) 혹은 4자(남·북·미·중)간 종전회담’ 진행→ ‘2012년 미북수교’와 ‘종전선언’ 완료라는 대북 로드맵을 가지고 있다는 것.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2009년에 북한과 미국은 워싱턴과 평양에 연락사무소보다 높은 단계의 외교공관, 이른바 ‘외교대표부’를 설치, 북핵문제에 대한 협상을 전개하고 년 내 미 국무장관이 방북, 오바마의 방북과 미북정상회담을 준비하게 될 전망이다.

이듬해인 ‘2010년, 북한의 초청’ 형식으로 오바마가 방북, 김정일과 ‘미북정상회담’을 갖고, ‘미북수교’문제를 다루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이와 동시에 6자(남·북·미·일·중·러)외무장관회담에서 2009년 봄부터 ‘한반도 평화체제’ 문제를 논의하기 시작, 2010년에는 정전협정 당사자들인 미·북·중국 간에 ‘미북정상회담’을 포함한 다양한 쌍무회담과 다자회담을 갖고 정전상태를 끝낼 ‘종전선언’ 문제를 협의하게 된다.

이 모든 과정의 종착점은 2012년 상반기가 되며, 이때까지 오바마 행정부는 ‘미북수교’와 ‘종전선언’, 그리고 ‘한반도 평화체제’수립을 완료, 재선을 위한 외교적 업적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미국은 김정일 정권의 주권을 인정하지 않는 한국의 입장을 고려, 미북 양자회담에 회의적인 견해를 가져왔다. 이와 관련 보수 성향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이 소위 한반도 평화와 안보를 위해 미국과 직접 회담을 하자면서 한국을 제외시킬 때 그 외교적 상징적 의미는 미국이 북한의 주권을 사실상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데 의견을 일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또 미북 양자회담의 이면에는 김정일 정권이 그동안 줄기차게 주장해 온 주한미군 철수 논리가 깔려 있음을 지적한다.

일례로 한성렬 북한 군축평화연구소 대리소장은 2008년 초 영국 런던의 싱크탱크인 채텀하우스(친북성향) 연설에서 “한반도 비핵화는 오직 ‘미군철수’ 등을 통한 미국의 적대적 조처 중지와 북미(北美)의 핵 폐기를 위한 동시적 조처 이행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했다.

줄곧 미국 등 해외에서 김정일의 ‘대변인’ 역할을 해온 한성렬이 이 같은 발언을 했다는 것은 북한이 앞으로 주한미군 철수론을 핵 협상에서 본격 거론하겠다는 신호나 다름없었다.

프리존뉴스 김필재 기자 (spooner1@freezonenews.com)

[관련기사-1]“오바마, 北인권보다 핵문제 치중할 것”

리버럴(liberal) 성향의 차기 미 행정부가 인권을 중시하는 민주당의 전통을 지양하고 북핵 문제를 더 우선시 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 다트머스 대학의 데이비드 강 교수는 1일 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행정부는 대북 협상과정에서 당근과 채찍을 모두 사용하겠지만 1기 부시 행정부가 북한을 고립시키고 모욕했던 것처럼 북한을 압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 교수는 “오바마 행정부는 부시 행정부 마지막 1년 때와 비슷한 자세로 북한을 대할 것”이라며 “(이는) 6자회담을 통한 다자외교를 계승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바마 행정부에서는 대북정책을 조정하고 감독할 고위급 인사가 임명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것이 앞으로 미국이 일방적인 대북정책을 추진한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면서 “미국은 6자회담 참가국들과 충분한 협의를 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힐러리(차기 국무장관) 민주당 상원의원이 대북정책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물론이다. 클린턴 상원의원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임기 말에 직접 북한을 방문할 준비를 했을 정도로 당시의 미국과 북한 사이 고위급 회담에는 큰 진전이 있었다. 북한과 모든 외교적 가능성을 타진해 볼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명박 정부가 노무현 전 정부에 비해 북한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가지고 더 철저한 상호성을 원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오바마 행정부와 잘 어울릴 것 같다고 본다. 오바마 행정부와 이명박 정부가 큰 마찰을 빚을 것으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중요한 것은 북한 인권을 증진시킬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이냐는 점”이라며 “오바마 행정부도 부시 행정부와 마찬가지로 효과적인 방안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해 차기 미 행정부가 북한 인권문제보다 북핵 문제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견했다.

과거 미국 행정부는 모두 북한 핵 문제를 인권 문제나 경제 개혁 문제보다 우선시해왔습니다. 미국이 초점을 맞추는 것은 역시 대량살상무기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오바마 행정부도 북한의 인권 문제를 북한의 핵 문제보다 우선해서 다룰 수는 없을 것으로 봅니다.

한편, 북한에 대한 미 의회의 시각과 관련해 강 교수는 “미 의회는 항상 같은 목소리를 내진 않는다. 일부 의원은 북한 인권문제를 최우선시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대수의 의원들은 우선 북한의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원치 않을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북한 상황이 악화된다면 그때 가서 어떤 대안이 있는지 살필 것으로 본다”면서 “지금 의회 분위기는 미국과 북한의 대화를 반대하지 않는 것이고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서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본다”고 말해 향후 미국이 북한과의 협상에 치중할 것으로 예상했다.

프리존뉴스 김필재 기자 (spooner1@freezonenews.com)

[관련기사-2] 오바마, 核비확산 전문가 '리버럴'인사 상당수 기용
북핵 문제 관련 ‘김정일 정권과의 협상’ 강조


차기 미 행정부가 안보 정책을 직접 다룰 고위 실무 책임자들을 리버럴 성향 안보관련 종사자들 위주로 발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대표적 군축 관련 민간 연구기관인 ‘군축비확산센터’(Center for Arms Control and Non-Proliferation)’는 최근 일반에 공개한 자료에서 존 홀드런 대통령 과학 보좌관 내정자와 제임스 스타인버그 국무부 부장관 내정자를 대표적인 핵 비확산 전문가로 꼽았다.

자료에 따르면, 홀드런 대통령 과학 보좌관 내정자는 1997년에 ‘핵무기 정책의 미래(The Future of Nuclear Weapons Policy)’란 보고서를 책임 집필하면서 미국이 핵탄두 수를 1000 개 이하로 줄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홀드런은 또 2005년 미국이 ‘포괄적 핵실험 금지 조약(CTBT)’을 비준하고 핵탄두 수를 수백 개 수준까지 줄일 것을 주장했다.

특히 미 국무부 장관에 이어 서열 2위인 스타인버그는 올 초 기고한 글에서 “만약 미국이 북한과 이란이 핵 개발을 포기하길 원한다면, 미국이 먼저 새 핵무기 개발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군축비확산센터’는 지적했다.

센터의 존 아이직(John Isaacs) 소장은 바이든 부통령 당선자의 국가 안보 보좌관으로 내정된 앤터니 블링컨 상원 외교위원회 선임 전문위원도 그동안 핵 무기 감축과 비핵화를 주장해온 점을 들어 오바마 행정부가 군축·비확산 전문 관료들을 중심으로 비핵화를 강력하게 추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이직 소장은 특히 스타인버그 국무부 부장관 내정자와 블링컨 부통령 국가 안보 보좌관 내정자, 그리고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커트 캠벨 (Kurt Campbell) 신 미국안보센터 소장이 ‘피닉스 이니셔티브’ 보고서 작성에 함께 참여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 안보 교과서’로 평가받고 있는 이 보고서는 핵 무기 없는 세계를 추구해야 한다면서 미국이 러시아와 협력해 핵무기를 1000개로 줄일 것을 제안했다.

보고서는 특히 북핵문제와 관련, “비록 완성되진 않았지만 외교를 통해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는 데 진전이 있었다”면서 “우리는 여전히 협상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미 의회는 북핵문제를 포함, 오바마 행정부에서 북한과 관련한 정책을 주도할 클린턴 국무장관 내정자에 대한 상원 외교위원회의 인사 청문회를 1월 중순께 열 예정이다.

프리존뉴스 김필재 기자 (spooner1@freezonenews.com)

[북한반응] 北신년사설, 남한은 ‘맹비난’ 미국엔 ‘러브콜’

김정일 정권이 2009년 새해를 맞아 발표한 신년공동사설에서 이명박 정부에 대해서는 6·15선언과 10·4선언의 이행을 촉구하는 한편 리버럴(liberal) 성향의 오바마 행정부에 대해서는 ‘한반도 비핵화와 동북아 평화’를 언급하며 전형적인 ‘통미봉남’ 전략을 취했다.

북한은 1일 노동신문·조선인민군·청년전위 등 3개 주요 신문사설에서 이명박 정부를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전면 부정하고 파쇼 독재시대를 되살리며 북남대결에 미쳐 날뛰는 남조선 집권 세력”으로 규정하고 남한 주민들의 반(反)정부 투쟁을 선동했다.

북한은 또 “6·15공동선언과 그 실천 강령인 10·4선언은 조국통일의 푯대”라며 “우리는 력사적인 북남공동선언들에서 탈선하는 그 어떤 요소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미북관계에선 기존의 주한미군철수 등의 반미(反美)적 발언을 배제한 채 ‘대미협상’ 의사를 표명했다. 구체적으로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고 동북아시아와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수호하기 위한 우리의 대외정책의 정당성은 힘 있게 과시되고 있다”고 자평했다.

대외정책의 정당성을 강조한 것이지만, 새해 공동사설에 ‘조선반도 비핵화 실현’이 명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동사설의 핵 관련 언급은 ‘핵보유의 정당성’을 강조한 2007년과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을 표명한 2004년이 전부다.

김정일 정권의 이 같은 비핵화 언급은 이달 출범하는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를 향한 핵 협상 의지를 밝히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조지 W. 부시 정부 임기 말 핵 검증 문제로 교착상태에 빠진 북핵 협상을 오바마 행정부와 풀어나가겠다는 뜻을 시사 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해 11월 미 대선 직후 뉴욕을 방문한 리근 외무성 미국 국장이 오바마 진영의 한반도 정책팀장인 프랭크 자누지와 접촉했고, 오바마의 취임식을 전후로 김계관 외무성 부상 등 고위 관계자의 방미를 추진하는 등 미국 신정부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한편, 북한은 공동사설을 통해 체제 결속을 강조했다. 공동사설은 “전후 어려운 시기 당과 수령을 목숨으로 사수하자는 구호를 외치며 위대한 천리마시대를 열어놓은 것처럼 새로운 혁명적 대고조를 일으켜나가야 한다”면서 ‘2012년 강성대국 달성’의 목표를 제시했다.

프리존뉴스 김필재 기자 (spooner1@freezon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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