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는 험난한 앞길만이 놓여있다

前유엔대사 존 볼턴의 월스트리트저널 칼럼:"깡패국가들에 대한 오바마 씨의 정책은 실패한 부시 정권의 외교정책을 이어갈 것"
최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세상에 북한을 믿는 바보천치가 어디 있겠나”란 발언을 했다 한다. 라이스 장관은 그런 말을 해놓고도, 엉뚱하게 북한 핵무기에 관한 6자회담 협상이 종국적으론 성공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는 美외교의 일대 전환을 약속해왔고, 부시정권의 외교정책의 내용이나 방식을 부단히 비판해왔다. 오바마 씨는 보다 더 집중적 협상과 다자회담 방식을 주장하면서, 자신은 미리 칼부터 빼어든다든지, '싫으면 말고' 식의 단독행동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오바마 씨는 선거운동 기간, 이라크 문제에 초점을 맞추었지만, 우리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을 어떻게 막느냐란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보기에는, 대량살상무기의 확산 문제에 對處(대처)하는 방식이, 오바마 씨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가 놀라울 정도로 비슷하다는 것이다. 부시 씨의 최근 행적을 돌아보면, 오바마 씨가 W. 부시의 정책을 승계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다. 그리고 오바마 씨가 부시 씨와 다른 점이 있다면, 오바마 씨는 앞으로 평양이나 테헤란에 있는 깡패 정권들에게 부시보다도 더욱 우호적일 것이다. 우리들에게 이건 정말 안 좋은 소식이다.

6자회담이 얼마 전 창피하게 무너졌는데, 이걸 보면, 앞으로 오바마 정권에서도 똑같은 정책에 새로운 간판을 내걸고 반복할 것이 분명하다. 6자회담은 2003년부터 북한정권에게 각별한 예의를 차리면서 진행해온 전형적 다자외교였다. 그동안 미국은 북한에게 국가對 국가間에 허용되는 범주 안에서 최대한 양보를 하면서 회담을 진행해왔다.

이런 식의 次期 오바마 식 외교의 결과란 무엇일가? 세상에서 제일 큰 정치범수용소 간수와 이제까지 벌려온 협상 결과와 한결같이 똑같을 것이다. 북한은 협상 테이블에 나오는 것까지 보상을 원했고, 협상 상대국들에게 계속 양보를 갈취했으며, 합의한 안건도 다시 재협상하자면서, 우리 쪽에서는 결국 아무 것도 성취한 것이 없는 협상이었다.

북한은 궁지에 몰리면 툭하면 남한을 쑥밭으로 만들겠다고 으름짱을 놓았다. 이럴 때면 북한 '전문가'란 사람들은 북한은 항상 이런 식으로 공갈을 치지만 별일 없을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부시 정권은 이런 식으로 북한에 계속 당근만 주면서 북한의 깡패짓을 조장해온 꼴이다.

최근 북경에서 열린 회담에서, 평양정권은, 미국 협상대표들이 북한이 말로 동의했었다는 사항을 문서화하기를 거부했다 한다. 북한은 핵무기 폐기의 검증 방식에 합의했다가 또 거부한 것이다. 미국대표단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도, 이런 식의 검증은 진짜 검증이 아니다. 북한은 이렇게 숨박꼭질을 하면서 계속 미국에게 양보를 강요했고, 부시의 협상대표들은 양보에 양보를 거듭했다.

지난 5년간 이란 문제를 놓고보아도, 부시 씨는 유럽식 외교를 부지런히 지지해왔다. 유럽 나라들은 이란정권에게 핵무기 프로그램만 중단하면 유럽이나 미국과의 관계가 호전될 것이라며, 가능한 당근을 모두 동원해왔다. 그러나 이란은 자신들의 핵무기 개발에 한 치의 양보나 변화도 없었다. 5년간에 걸친 외교의 결과는 이란이 핵무기 보유에 그만큼 가까워졌다는 것밖에는 없고, 이란은 핵연료 숨박꼭질에 능란한 선수가 되었다.

그럼 오바마의 代案이란 무엇인가? 이란에게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라고 종용하면서, 당근과 채찍을 한꺼번에 내보이면서, 이란정권에게 확실한 선택을 요구할 것이란다. 도무지 오바마 씨는 그동안 부시 씨와 유럽 국가들이 무엇을 해왔다고 생각하는가? 오바마 씨의 감언이, 우리들 대신 이란에게 계속 부드럽게 권유하던 유럽 국가들의 감언보다 훨씬 더 달다고 생각하는가?

오바마 씨가 아직까지는 북한에 대해서 일반론만 얘기해왔지만, 오바마 씨의 對이란 정책은 부시 씨의 對이란 정책보다 더 한심할 것이다. 오바마 씨의 얘기를 들어보면, 수년간 실패만 거듭해온 對이란 유화정책 외교가 전혀 없었다는 식의 발상이다. 이건 장님式 구상이지, 정책의 승계라 할 수 없다. 오바마 씨는 이란 지도자들과 개인적으로 만나보겠다는 공약까지 했는데, 이것은 한 마디로 말해서, 받는 것은 아무 것도 없이 이란 정권의 정체성을 인정해주겠다는 끔찍한 발상이다.

북한이나 이란이 자발적으로 핵무기와 탄도유도탄 프로그램을 포기할 리 없다. 부시 정권의 정책이나 외교가 非효과적 非타협적이라 실패한 것이 아니다. 부시가 이들에게 너무 강압적이었기 때문에 실패한 것도 아니고, 인내심이 없어서 실패한 것도 아니다. 부시 정책의 치명적 결함은, 상대방 측에서는 전혀 그 반대인데도, 협상과 쌍방의 양보를 통하여 美정부의 목적 – 평양과 테헤란의 핵확산을 막을 수 있다 - 을 달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북한과 이란의 목적은 무엇인가? 협상으로 시간을 질질 끌면서 핵무기 프로그램을 더욱 추진하고 확산하자는 것이다. 협상을 통하여 당근을 더 많이 뺏어먹자는 것이다. 협상을 통하여 세계 무대에서 자신들의 정체성을 더 확실히 하겠다는 것이다.

이란과 북한은 이런 외교를 통하여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했고, 부시는 실패했다. 오바마가 어떻게 더 잘할 수 있을까? 우선 중국을 더 압박해야 한다. 북한에 실제적 영향력을 갖고있는 중국이, 김정일에게 6자회담식 회유 양보가 아니라 진짜 압박을 가하라고 대결하는 것이다. 이란의 경우는 더 어려운 상황이지만, 정권교체를 위한 실제적 노력과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을 정밀폭격하겠다면 그렇게 하라고 도와주는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오바마 씨가 이런 정책을 추진할 확률은 부시 정부가 뒤늦게나마 제 정신 차릴 확률과 비슷하게 전혀 가망이 없다. 깡패국가들에 대한 오바마 씨의 정책은 – 최고로 나은 경우를 생각해보아도 – 핵확산 방지에 실패한 부시 정권의 외교정책을 이어 갈 것이다. 우리에게는 험난한 앞날만이 가로 놓여있다.

존 볼턴 씨는 미국기업연구소의 선임연구원으로서, '항복이란 선택은 없다'란 책의 저자임. (남신우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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