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워본 적이 없어 싸울 수 없는 한나라당

강기갑 발길질 한 번에 정신이 아득해진다! 어쩌란 말이냐?
변혁(變革)의 시대다. 깽판세력의 남미 식(式) 선동은 표층동인(表層動因), 겁쟁이 여당의 기회주의는 심층동인(深層動因)이다. 나라가 땅 끝으로 가는데, 등대는 보이질 않는다.

얼마 전 애국심 투철한 한 의원께 물었다. 『한나라당엔 의원님 같은 분이 몇이나 있습니까?』그 양반 답변이 걸작이다. 『많지! 다들 애국자야. 그런데 싸우질 않아. 싸워본 적이 없으니까...그래서 겁이 많거든.』

싸움은 훈련이 전부다. 샌드백 한번 한 쳐 본 백면서생(白面書生)들을 K1격투기장 같은 국회에 앉혀다 놨으니 무얼 할 수 있겠나? 한나라당에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일지 모른다. 그들이 악당은 아니지만, 강기갑 발길질 한 번에 정신이 아득해진다! 어쩌란 말이냐?

기자는 2006년 2월13일 이종석 통일부장관 인사청문회 증인으로 참석한 기억이 생생하다. 순진무구(?)한 한나라당 의원들과 시퍼렇게 날이 선 열린당 의원들 태도가 너무나 달랐다. 마치 이리떼 앞에 모인 양떼 같았다. 양아치 패거리에 붙잡힌 모범생 무리 같았다.

2007년 6월10일 기자는 아래와 같은 기사를 썼었다.

< 지난 주 한나라당의 열혈 愛國의원 한 분으로부터 사학법(私學法) 통과와 얽힌 비화(秘話)를 전해 들었다.

『열린당이 私學法을 통과시키려 할 때이다. 나는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육탄으로라도 막아서 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하나같이 주저하는 분위기였다. 그 중 한 의원이 『몸싸움은 도저히 못 하겠다』며 빈정거렸다. 이유인 즉 자신의 양복이 「에메라르도 제나」 인지 뭔지 하는 명품이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정 그러면 좋다. 옷 찢어지면 대신 물어 주겠다』고 했더니 그 의원 하는 말 『내 양복은 450만 원 짜리에요』...나는 그만 말문이 막혀 버렸다.』

같은 자리에 있던 보수논객들은 『私學法이 그놈의 450만 원짜리 양복 덕분에 통과된 것을 알게 됐다』며 『대한민국 의정사에 길이 남을 사건』이라고 혀를 찼다.

비슷한 이야기는 전여옥 의원의 「나는 한나라당에 절망한다」는 6월호 월간조선 기고문에도 나온다. 私學法 통과 당시를 묘사한 부분을 인용하면 이렇다.

『표결이 있는 날 원내대책은 없었다. 점심을 먹고 오후 1시쯤 모이자는 것이 원내대책이었다. 그러나 우리가 유유히 점심을 먹는 사이에 열린당은 일사불란하게 모여서 私學法을 통과시켜 버렸다. 차라리 몸싸움을 하다가 나가 떨어졌다면 그렇게 억울하지 않을 것이다. 그냥 눈 뜨고 앉아서 당한 꼴이었다.

당시 강재섭 원내대표는 『내가 사표를 내겠다』며 그냥 털고 일어섰다. 『열린당 원내대표단에게 「당신들이 강행처리하면 내가 그만둬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강행처리를 하지 않을 줄 알았다』고 했다. 나는 그때 정말 놀랐다. 「이것이 정당인가? 그리고 이 사람이 야당의 원내대표인가?」라고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날 나는 의원총회에서 『이대로는 안 된다. 장외(場外)투쟁을 해서라도 4대악법, 私學法의 문제를 국민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좌익과 싸워 국가를 바로세우고, 김정일과 싸워 북한동포를 해방시켜야 한다. 그것이 이 시대 정치인의 사명이다. 한나라당 의원들도 알고 있을지 모르나, 싸우질 못한다. 싸워본 적이 없으니, 싸울 수 없는 것이다. 이런 여당으론 북한해방도, 자유통일도, 일류국가도 요원한 일이다. 더 큰 문제는 민주당-민노당이 아니라 저런 자를 응징 못하는 집권여당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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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여당엔 겁쟁이보다 한 술 더 뜨는 사람도 많다. 아래 군상(群像)들의 발언을 듣다보면, 한 순간에 맥이 풀린다.

1. 국회난동을 방치하는 국회의장 김형오씨는 2008년 6월18일 한나라당 초선의원 워크숍 특강에서 당시 불법폭동으로 전개되던 촛불집회에 대해 『새로운 정치문화를 이끄는 기폭제』라며 이렇게 평가했다.

『혹자는 촛불집회를 디지털 포퓰리즘이라고 하지만 이 문제를 정면에서 바라봐야 한다. 촛불집회가 세계 정치 문화에 일점 획을 긋는 계기도 됐을 것이다.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의 형성이자 직접민주주의의 구체적인 표상이다』

2. 김형오氏는 지난 해 7월17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로텐더홀 연설에서 「민족반역자」 김정일의 꼭두각시인 북한최고인민회의에 대해 소위 남북국회회담을 제의하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 90년 이래 중단된 남북국회회담 준비 접촉을 재개할 것을 북측에 촉구한다...꽁꽁 막혀 있는 남북관계에 돌파구를 마련하여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켜야겠다.』

3. 김형오氏는 2007년 7월13일 국회안보포럼(대표 송영선)이 주최한 북핵 관련 토론회에 참석해 이렇게 말했다.

『한나라당이 집권하게 되면 김대중 정부, 열린당 정부하고는 비할 바도 안 되는 확실하고 확고한 지원을 하겠다...북한 인민이 잘 먹고 잘 살게 하는 방식은 한나라당만이 할 수 있다는 것을 북한 최고위층이 알 수 있도록 하겠다...북핵폐기를 위해서는 당근과 채찍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북한 정부를 수용해야 한다.』

4. 김황식 감사원장은 1월7일 감사원 직원 특강에서, 『좌우 이념 전쟁은 부질없는 짓이며 밥그릇 싸움』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근래 들어 좌우, 진보·보수의 싸움이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선의의 경쟁이 아니라 밥그릇을 뺐거나 뺐기지 않으려는 싸움 같아 안타깝다...극우는 추하고 극좌는 철이 없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소유 계층은 (저소득층을) 보듬는 중도 저파(低派)가 돼야 한다』


5. 박근혜氏는 1월5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회의에 참석, 국회 폭력 점거 사태에 대하여 한나라당과 민노당-민주당을 다 같이 비판하는 兩非論을 이렇게 폈다.

『지금 야당이 그 동안 한나라당의 협상제의라든가 이런 것을 거부하고 대화도 계속 거부해 가면서 국회의사당을 점거하고 있는 것은 참으로 잘못하고 있는 일이다...한나라당이 국가발전을 위하고 또 국민을 위한다고 하면서 내놓은 이 법안들이 지금 국민에게 오히려 실망과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는 점도 굉장히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이 법안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국민통합을 위해 다수당인 우리 한나라당이 한걸음 더 나가야 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

6. 박근혜氏는 2008년 5월6일 깽판세력의 광우병 선동에 대해 이렇게 면죄부를 주었다.

『쇠고기 문제의 초점이 잘못돼 있다. 지금 협상에 대해 반대하는 네티즌이나 국민들이 미국산 소고기 수입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문제가 확산되는 이유는 쇠고기 협상 전후에 정부의 자세와 태도가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朴씨는 같은 달 10일 李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쇠고기 파동과 관련, 『국민들이 정부를 믿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것은 국민의 소리를 잘 들어야 할 일이지, 이념(理念)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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