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명의 스무 살 청년 강연記

청년의 환호는 소망을 키우는 단비와 같다.
애국심(愛國心)은 상무(尙武)정신과 통한다. 이승만 대통령은 李朝 500년 억눌렸던 韓민족의 이 원초적 유전자를 살려냈고, 박정희 대통령은 그를 통해 근대화를 이뤄냈다.

이념(理念)의 난장판이 된 한국에 그나마 정상적 집단은 군인들이다. 여러 차례 군부대 강연을 돌아다니며, 안도(安堵)의 숨을 쉬곤 했다.

며칠 전 2000명의 장교지망생들을 모아놓고 강연했다. 모두가 20세 안팎이라 들었다. 격한 훈련 탓인지, 앉자마자 꿈나라로 가 버린 친구도 보였다. 하지만 여고생 강연에 비하면 무난한 편이다. 자 주는 것이 수다 떠는 것보단 훨씬 편하다.

분명한 건 계속 잘 수 없다는 사실이다. 10대 때 김일성을 형상화한 동상 사진. 20대 김일성 동상, 30대 김일성 동상, 40대 김일성 동상, 앉은 동상, 선 동상, 대리석 동상, 금칠한 동상, 만수대의 거상(巨像)까지. 3만8천개에 달하는 김일성 동상들을 보고, 듣다 보면 잠이 달아난다.

이런 북한이 좋다고 수십 년 째 깽판쳐 온 좌익의 면면(面面)을 보여주면, 탄성을 내지른다. 『300만 총폭탄만 있으면 생산력 없는 인민은 굶어죽어도 좋다』고 말한 김정일의 사진이 나오면, 야유를 퍼붓는다.

『얼어죽고, 맞아죽고, 굶어죽는 2천만 북한 동포를 구해내라!』 『너희들 또래, 노예처럼 팔려 다니는 수십 만 동족 처녀들을 살려내라!』 『족쇄 채워 강제송환당하는 탈북난민들을 구해내라!』 나는 호통치고, 고함지르고, 울부짖는다. 그리고 물어본다.

『누가 할 것이냐?』

다시 묻는다.

『한나라당이냐? 민주당이냐? 부자(富者)냐? 빈자(貧者)냐? 좌파냐? 우파냐?』

『아니다!』

『너희들이 살아 갈 미래, 너희들의 나라이다. 청년아! 너희들 말고는 주연이 없다』

2000명의 장교지망생들은 환호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저들 안의 뜨거운 파토스(pathos)가 강처럼 내게도 흘렀다.

나는 조선로동당 해체와 친북좌파 청산의 헌법적 결단을 강연한다. 전교조 교육을 받은 암울한 세태가 거리에 넘쳐나지만, 이 땅의 절대다수 청년들은 건강하다. 다만 방송이 막고 있고, 정확히 모르고 있을 뿐. 알려주면 감화하고, 알게 되면 변화한다.

무엇보다 尙武정신을 가진 이들은 좀 더 빠르고, 민감하고, 정확하게 흡수한다. 청년을 볼 때마다, 이 가설은 더욱 확실해진다.

한국에 공산당은 없지만, 공산주의자들은 너무나 많다. 이들은 조직과 논리를 가지고 끊임없는 폭동을 사주하며, 깽판을 도모한다. 그러나 소중한 항체(抗體) 또한 너무나 많다. 문제는 그들을 북한해방과 자유통일, 일류국가의 비전으로 터뜨려 줄 촉매가 없다는 것뿐이다.

한 번의 발품으로 세상이 바뀌진 않겠지만, 청년의 환호는 소망을 키우는 단비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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