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동포에게 라디오 보내는 걸 막는 경찰

*이 기사는 인터넷 독립신문에서 퍼온 것이다.

북한에 라디오 보내는 것을 왜 막을까요
유한진의 폴러첸 동행기②

안녕하세요 국제부 유한진입니다. 오늘은 10월 9일 폴러첸씨와 철원에서 '북한동포에게 라디오 보내기' 행사를 한 얘기를 해드리겠습니다.


이날 풍선에 라디오를 넣어 북한으로 날리기 위해 폴러첸씨, 이준호 민주참여네티즌연대(www.fnkorea.org) 대표 등과 함께 철원에 갔었습니다. 우리가 탄 차에는 모 방송국 PD와 기자분들도 동행하셨습니다.

우리 차 뒤로는 폴러첸씨를 감시하는 국정원요원이 따라왔습니다. 그분의 차가 요즘에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꽤 오래된 골동품(?) 소형차량이어서 제대로 따라 올 수 있을까 저희들은 걱정했습니다. 정부예산이 도대체 어디에 쓰이는 건지 궁금하더군요.

가면서 폴러첸씨와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날 저는 폴러첸씨에게 보여주기 위해 제 다리 엑스레이와 병원기록부를 보여주었습니다. (저는 몇달전 미국에서 골절상을 입어 수술을 받고 왔습니다.) 병원기록부를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는 폴러첸씨를 보니 '천직이 의사구나'라는게 느껴지더군요. 물론 그가 의사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제까지 북한 인권운동가로서의 활동만 봐왔기 때문에 의사로서의 폴러첸씨는 본 적이 없었던 거죠.

폴러첸씨는 기록부를 보더니 제가 다리를 다쳤을 당시에 미국의사들이 응급처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분개했습니다. 필요한 응급처치를 빨리 안해주었기 때문에 치료가 오래 걸리고 있는거라고... 세계 각국의 의료시스템에 문제가 많다고 분통해했습니다. 폴러첸씨의 설명을 듣고 저는 그래도 독일의 의료시스템이 세계 최고 중 하나가 아니냐고 물었습니다. 폴러첸씨는 그것은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러나 독일의 의료시스템이 미국, 한국, 일본 등과 비교하면 물론 낫지만, 그렇다고 해서 거기에 안주하면 안되고 항상 개선해 나아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12시쯤 철원근처의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폴러첸씨는 점심대신 식당근처 큰 돌 위에 누워서 잠을 청했습니다. 그 이유를 물어보니 자신은 식물처럼 태양열을 먹고 살수 있답니다. 그러면서 몇 년 전 서핑하러 인도의 한 섬에 갔었을 때 3주 동안 물만 마시고 아무것도 먹지 않은 얘기를 해주었습니다. 그는 특별한 이유는 없고 그것이 가능한지에 대해 알고 싶었을뿐이랍니다. 또 단식 마지막날에도 힘이 넘쳐 서핑을 했답니다. 3주간의 단식후에 1kg 밖에 안 빠졌다고 하더군요.

점심을 다 먹고 나오니 식당 주인장이 폴러첸씨를 알아보고 같이 사진 좀 찍어달라고 하더군요. 식당을 배경으로 한 장 찍어줬더니 다음에 오면 서비스를 더 잘 해주겠답니다.

신기하게도 폴러첸씨는 아침과 점심을 안 먹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폴러첸씨를 만나본 분 중 같이 식사하신 분은 열 손가락으로 꼽아볼 수 있을 정도일겁니다. 그러나 폴러첸씨는 다행히도(?) 저녁은 먹습니다. 하지만 그는 저녁을 먹고는 바로 잔 답니다. 그래서 칼로리가 모두 몸에 축적되어 살도 빠지지 않습니다. 이런 식생활이 몸에 나쁘지 않냐고 물었더니 그는 어렸을 때부터 이렇게 식습관을 길러서 몸이 잘 적응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1시 30분경부터 뒤에 경찰차들이 줄줄이 따라오기 시작하더군요. 딱 2시에 맞추어 저희들은 집회를 열기로 되어있는 옛노동당 건물에 다가갔습니다. 마지막 좌회전을 하는 순간 경찰차가 저희차를 가로막으며 길 오른쪽에 정차하라고 사인을 보내더군요. 그 뒤로는 경찰이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에워싸고 있었습니다.

운전하고 있던 민주참여네티즌연대의 이 대표는 왜 막는 것인지 물어보았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질문을 무시하고 차안에 들어있던 풍선이 뭐냐며 그것을 보여달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경찰의 지시대로 풍선을 보여주기 위해 문을 여는 순간 2개의 풍선이 날아가 버렸습니다. 그러자 경찰은 파랗게 질려서 '야야야, 풍선 빨리 잡어! 나머지는 터트려!' 라고 소리지르며 차안으로 우르르 몰려들어가 풍선 터트리기에 안간힘을 썼습니다. 조그만 풍선이라 잘 잡히지도 않더군요. 게다가 경찰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바람에 제대로 차안에 들어갈 수도 없었습니다.

차 밖으로 나와 양손을 호주머니에 넣고 경찰들이 풍선을 잡으려고 허둥대는 모습을 유유히 지켜보니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풍선 터트리는데 뭘 저렇게 애를 쓰나... 핀셋이라도 가져오지...

풍선을 다 터트리고 경찰들이 물러서자 폴러첸씨가 차의 앞 의자에 얼굴을 파묻은 채로 쓰러져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아, 또 크게 다쳤으면 어떻게 하나... 라는 생각에 머리에 스쳐지나가더군요. 경찰도 같은 생각이었는지 뒤에 서서 어찌할 바를 몰라하더군요. 다행히도 큰 부상은 없었는지 폴러첸씨는 곧 차 위로 올라가 북한사람들은 정보에 목말라하고 있다며 라디오를 보내야한다는 점을 역설했습니다.

그의 발언이 끝난 후, 풍선이 더 이상 없다는 것을 확인한 경찰은 저희차량을 통과시켜주었습니다.

옛노동당사에 도착해 이 대표와 폴러첸씨는 기자들 앞에서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저는 폴러첸씨의 말을 통역했고 그의 발언이 끝나자 사진을 찍으러 계단 밑으로 내려왔습니다. 사진을 찍으려는 순간 보니까 폴러첸씨가 다시 말하고 있더군요. 그래서 저는 할 수 없이 사진 찍는 것을 포기하고 다시 폴러첸씨 옆으로 가서 통역을 했습니다. 폴러첸씨는 평소에는 조용하다가도 자신이 말하고 싶은게 있으면 계속해서 말하는 성격입니다.

그는 한국에서 풍선을 날리고 싶었지만 정부가 계속 방해하기 때문에 다음에는 민주참여네티즌연대와 함께 미군기지로 가서 날릴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군기지는 이미 허락을 했답니다. 그는 이것은 자신에게도 유감이지만 한국에게도 커다란 수치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자신은 우익이건 좌익이건 상관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굶어 죽어가는 북한의 어린이들의 사진을 꺼내들며 자신의 관심은 오로지 이들에게만 있다고 말했습니다. 독일인들은 나치정권당시에 아무것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비난받았다는 것을 지적하며 여러분도 그렇게 되고 싶냐고 호소했습니다.

그는 또 외국에 북한을 위한 임시정부를 세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황장엽씨는 너무 나이가 많고 건강이 안 좋으니 좀 더 젊고 건강한 사람이 수반이 될 거랍니다. 그 소리를 듣고는 그곳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흠칫 놀라는 기색이었습니다. 이 일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여러 가지 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집회를 마치고 서울로 돌아가는 길에도 경찰차가 따라오더군요. 마치 영화 속에 있는 기분이라고 말하자 폴러첸씨는 자신에게 여러 영화섭외가 들어와 있다고 말하며 영화제작자들의 명함을 보여주었습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캐치 미 이프 유 캔'(Catch Me IF You Can) 이라는 영화를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그 영화를 만든 사람 등 여러 영화제작자들이 폴러첸씨의 삶을 내용으로 영화만들기를 원한다는군요.

폴러첸씨는 자신이 독일에서 성공한 의사로서의 삶을 포기하고 북한에 가게 된 동기가 '패치 아담스'(Patch Adams)라는 영화라고 말했습니다. 보신 분은 알겠지만 이 영화에서 주인공인 의사는 다른 의사와는 달리 환자를 물건 다루듯 하지 않고 한 명의 인간으로서 존중해줍니다. 그리고 환자들을 위해 무료병원을 세웁니다.

폴러첸씨는 또 자신의 삶이 가끔은 '포레스트 검프'처럼 느껴진다고 말했습니다. 그 좋은 예가 특별한 이유 없이 3주간 단식한 것이겠군요.

폴러첸씨는 11일 미국으로 떠났습니다. 그곳에서 프리차드씨, 일본대사, 중국대사, 러시아대사, 3명의 상원의원 등을 만나 김정일 축출을 위한 논의를 할 것입니다.

그가 빨리 돌아오기를 기대해봅니다.


유한진 기자 themaninthestreettoday@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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