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송두율씨 처리를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 기소방침은 확실하지만 불구속 기소도 검토하고 있는 모양이다. 진정한 전향을 하지 않고 있는 거물 간첩 혐의자에 대해서, 더구나 옛날 같으면 사형선고를 받았을 혐의자에 대한 불구속 기소란 국내외적으로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이는 국가보안법에 대한 사실상의 사망선고일 것이다. 모처럼 완벽한 수사를 한 국정원과 검사들에 대한 배신일 뿐 아니라 국민들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비겁이다. 몇 사람의 용기가 역사의 전환점을 만들 수 있는 희귀한 기회를 스스로 차버리는 어리석음이다.
송두율은 자유의 몸이 되자말자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예의 그 고민하는 듯한 뒤숭숭한 모습을 보이면서 소위 경계인 흉내를 낼 것이다. 한 1년이 지나면 이 자는 다시 어용방송에서부터 '한반도 문제에 대한 세계적인 권위자' '남북을 함께 끌어안기 위하여 서울과 평양을 목숨 걸고 오고간 행동하는 지성'으로 둔갑하여 나타나 나라를 어지럽히려 할 것이다.
검찰 공안부가 지금처럼 여론과 국회의 압도적인 기대와 지지속에서 간첩혐의 사건을 수사한 적이 없다. 대통령과 법무장관이 사건에 개입하려는 발언을 할 때마다 국회와 언론과 여론이 들고 일어나 우스개 정도로 만들어놓고 있다. 이런 유리한 고지에서도 너무나 명백한 간첩혐의자 한 사람을 법대로 처리하지 못한다면 정치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처할 때는 검찰이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
검찰은 송두율에 대한 어떤 환상이나 두려움도 가져선 안된다. 그는 우선 인간적으로 구제불능의 거짓말쟁이이다. 자신의 정체를 밝힌 황장엽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까지 할 수 있는 인간이다.
그는 북한노동당원이면서 한편으로는 남한 사회에서도 존경을 받고싶어하는 위선자이다. 북한노동당원이면 북한노동당을 위해 충성을 바쳐야지 왜 한국에 나타나 지성인인양 위장하면서 혹세무민하는가 말이다. 그는 이 위선과 탐욕으로 인해 정체가 탄로났음에도 깔끔한 참회와 전향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는 전향이 불가능한 인간형이다. 전향이란 진정한 참회를 전제로 하는데 그 나이에, 그런 말장난의 기술자가 할 일은 아니다. 전향이 이뤄지려면 그를 生과 死의 갈림길에 놓아야 한다. 그리고 스스로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
그가 살기 위하여 전향의 길을 선택한다면 구속기소하여 재판을 받을 때 정상을 참작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전향을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 문서는 의미없다. 먼저 김정일 정권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북한인권운동을 시작하며 그가 40년간 욕했던 대한민국에 사죄하는 뜻에서 대한민국 홍보에 전념하여야 한다. 그에게는 김정일 정권 비판 이외의 강연은 엄금해야 한다.
그를 구속기소하여 대한민국의 법이 확실히 살아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결국은 그를 살리는 길일 것이다. 법의 엄정함만이 그가 허위와 위선과 탐욕의 굴레에서 벗어나도록 그를 몰아붙여줄 것이다. 값싼 온정주의는 법치와 조국과 송두율을 함께 죽일 것이다.
송두율을 불구속한다면
- 조갑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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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10-16, 22: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