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팔트 우파라는 분들은 극우파가 아니다. 단지 행동하는 우파이며, 지금 한나라당은 겉멋 부리기에만 골몰한 것은 아닌가 하는 지적이 있다. 한나라당은 대한민국을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희생한 분들과 당연히 함께 해야 한다”
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의원이 18일 당 최고위원 중진 연석회의에서 발언한 내용이다. 이를 두고 사실상 한나라당 내에서 뜨거운 감자 정도로 여겨지던 아스팔트 우파진영에 대한 적극적인 ‘러브콜’이라는 해석이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 최고위원의 ‘표밭’을 겨냥한 보수층 껴안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 최고위원은 이 자리에서 “이명박 정부 출범의 가장 큰 업적은 역시 정권교체 그 자체라고 생각을 한다”며 “정권교체의 한 주역인 아스팔트 우파에게 우리 한나라당이 너무 무관심하다는 지적이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정 최고위원의 지적은 이미 범보수 진영 내부에서는 오랫동안 제기돼 왔던 해묵은 논란거리였다. 때문에 아스팔트 진영 내부 일각에서는 보수정당이라는 이유로 한나라당에 대해 ‘묻지마’식 지지를 보내는 것은 오히려 지지층을 무시하는 ‘독’이 되고 있다며 ‘대안정당’ 논란도 끊임없이 야기해 온 터다.
정 최고위원이 공식석상에서 이 문제를 꺼내 든 것은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의 기본 지지층이 가진 불만과 근본적인 문제인식을 테이블에 얹어 놓았다는 그 자체로서의 의미가 있다.
정 최고위원은 특히 서정갑 국민행동본부장이 지난 노무현 정권 당시 국가정체성 수호를 위해 거리로 나섰다가 공무집행방해죄로 재판을 받고 있는 사실을 적시하며 “공무라는 이름 아래에 국가의 정체성이 유린되고, 자유민주주의체제의 기반이 유실되는 상황이었다”며 “공무집행방해죄라고 해서 돕지 않는다면 우리 한나라당은 역사인식이나 정치적 균형감각을 현저하게 상실한 것”이라고 당에 직격탄을 날렸다.
차기 대권 잠룡 우선순위를 다투는 정 최고위원의 보수층을 향한 이같은 적극적인 행보는 차기 대권을 향한 최근 일련의 ‘광폭행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정 최고위원은 지난 6일 대권용 싱크탱크로 불리는 ´해밀을 찾는 소망´ 정책연구소를 열었고, 8일엔 친이계 모임 ‘함께 내일로’에 이례적으로 참석했다. 그 뒤 11일엔 만남을 자청해 이 대통령과 독대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지난 15일에는 TV 토크쇼 ‘박중훈쇼’에 출연해 차기 대권과 FIFA회장 중 하나를 선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FIFA회장 선거전이 내년에 본격화되기 때문에 정 최고위원의 대권행보가 이 같이 ‘속도전’을 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또 이념적 정체성을 분명히 해 한나라당 대권주자로서 입지를 다지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정 최고위원이 한나라당의 오랜 전통적 지지층인 아스팔트 우파를 향해 보이는 이 같은 적극적 행보가 노골적 대권행보의 한 단면이라는 비판에 설득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또 정 최고의원에게서 이념적 정체성은 물론 그같은 ‘구애’에 아직까진 ‘진정성’의 냄새를 맡아보기도 힘들다. 지지층에 잘 보이기 위한 정치인의 몸짓은 언제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대권행보에 대한 비판과 우려의 시각이 분명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전통적 지지층에 대한 차기 대권 잠룡인 그의 관심은 역설적으로 아스팔트 우파의 존재감을 더 부각시켰다는 분석이다.
차기 대권주자로서 전통적 지지층의 확고한 지지 없이는 대권후보가 되기 어렵다는 기본적 인식이 바탕에 깔렸다는 역설이기도 하다.
지난 노무현 정권 수립에 보이지 않는 절대공헌자라는 비판적 시각이 채 사라지지 않은 그로서는 반드시 거쳐야 할 보수층을 향한 ‘스킨쉽’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진보.좌파 진영이 끊임없이 제기하는 ‘보수에 갇힌 한나라당’이라는 비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한나라당이 애써 무시하거나 간과하는 아스팔트 우파, 즉 전통적 지지층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라는 측면에서 정몽준 최고위원의 문제제기는 타당하다.
기본적으로 전통적 지지세력의 지지없이 무작정 훌쩍 ‘중도’의 대양으로 나간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 최근 전통적 지지세력 다지기 보다는 ‘중도’라는 대양을 향해 거침없이 하이킥 중인 어느 유력 대권주자의 행보와는 분명히 차별성을 띄고 있다.
[박주연 기자]phjmy9757@naver.com
정몽준의 '아스팔트 우파' 끌어안기
- 박주연(독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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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2-18, 17: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