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 변호사 "떨릴 정도로 화가 났다"

"주심 판사가 천정배 의원 장녀...스스로 물러났어야" 지적
서울남부지법 민사16부(양현주 부장판사)는 17일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왜곡과장 보도로 사회적 혼란을 초래했다”며 MBC PD수첩을 상대로 국민소송인단 2455명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기각했다.

재판부는 “PD수첩은 시사 고발 프로그램으로 다소 과장되고 선정적일 수 있으나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방송 내용에 부정확한 부분이 있고 다수의 시청자가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 하더라도 방송사나 제작진에게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

또한 PD수첩으로 인해 촉발된 촛불집회 때문에 불편을 겪었다는 원고 측 주장도 “피고들이 방송을 통해 불법 집회를 개최하도록 의도했거나, 그런 집회를 예상하고 방송을 했다고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어 '원고들이 미국산 쇠고기의 유해 여부를 놓고 가족과 친지, 동료와 견해대립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것이 반드시 이 방송에 의한 것이라 단정할 수 없다”면서 “이런 견해대립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필연적으로 감수해야 할 여론형성 과정에서의 진통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시변)은 지난해 9월 'PD수첩의 선동적인 허위ㆍ왜곡방송으로 엄청난 사회 혼란이 초래, 행복추구권이 침해당했다'며 국민소송인단 2455명을 원고로 24억5천5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었다.

지난 달 5일에는 민사소송과 함께 MBC의 정정ㆍ사과방송 청구소송 변론재개 신청을, 지난 12일에는 '현 재판부로는 공정한 재판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판사 기피 신청을 각각 제기했지만 모두 기각됐다.

이에 대해 시변의 이헌 변호사는 <독립신문>과의 통화에서 “오늘 그 판결을 듣고 떨릴 정도로 화가 났다”고 소감을 털어놨다.

이 변호사는 “법원이 진실하고 공정한 보도와 허위와 불공정한 보도 그것을 구분하지 않았다”면서 “방송의 허위 불공정 보도조차 책임을 아예 면제해야 한다는 그런 논리와 다름없는 것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잘못된 방송, 의도적 왜곡 방송에 대한 책임추궁과 제재에 대한 (재판부의) 기본적 인식이 전혀 없었다”고 이번 판결에 대해 강력 비판했다.

이 변호사는 또 “당연히 항소할 것”이라며 “우리의 주장을 입증할 기회조차 전혀 없었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결코 승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재미교포 소송과 2차 국민소송을 제기해놓고 있기 때문에 오늘 판결로 재판부의 생각에 대해 좀 더 세밀한 대응논리를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변호사는 이번 사건의 주심 판사가 천정배 의원의 장녀인 천지성 판사인 것과 관련해 “당연히 스스로 물러났었어야 했다”며 “주심 판사가 천정배 의원의 딸인데 그런 것들이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니까 절통하다”고도 했다.

그는 “우리가 PD수첩을 보고 화가 나는 것에 대해 이해를 못하겠다고 하더라”며 “오히려 우리가 화를 내는 것에 대해 화가 나나 보더라. 우리가 판사 기피 신청을 냈던 것은 이 점을 우려한 것이었는데 먹히지 않았다”며 판사 기피 신청이 기각 당한 점을 아쉬워했다.

[박주연 기자]phjmy975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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