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과 일본의 항공모함 보유 경쟁이 무섭게 추진되고 있다. 중국의 양광례(梁光烈) 국방부장은 2009년 3월20일 베이징에서 열린 하마다 야스카즈(浜田靖一) 일본 방위상과의 국방장관 회담에서 '현재 세계의 주요 대국 가운데 항공모함이 없는 나라는 중국밖에 없고 중국이 영원히 항공모함을 보유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고, 일본과 홍콩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하마다 방위상은 중국이 국방비를 21년 연속 두 자릿수 늘리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국방비 지출의 투명성을 요구하는 한편, 항모 건조계획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상대방을 자극하는 폭탄성 발언이 왜 나왔는가에 있다. 문제의 핵심은 해군력 증강과 항공모함 확보에 관한 것이다.
양국이 미래를 내다보고 해군력을 중점 증강해온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장차 동북아에서 양국간의 해양패권 다툼은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하고 해군력 건설을 추진해오고 있다. 양국은 항모보유를 위한 준비가 이미 완료된 상태다. 일본은 이지스함 6척, 다수의 호위함과 4천 톤급 잠수함을 운용하고 있다. 중국은 자체개발 이지스함 7척, 다수의 구축함과 d원자력추진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면 일본과 중국은 언제부터 항공모함을 작전에 투입할 수 있을 것인가?
먼저 중국은 늦어도 2015년부터 2~3개 항모강습단(4~5만 톤 항모)을 정상 운용할 수 있을 것이다. 장윈촨 국방과학공업기술위원회 주임은 자체기술로 항공모함을 연구, 제작하고 있으며 오는 2010년 이전에 항공모함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2007년 3월에 말했다.
러시아에서 구입한 항공모함 1척(58,500톤)은 취역을 목표로 2007년부터 대련조선소에서 의장(艤裝) 공사 중에 있다. 조만간 훈련용으로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탑재항공기는 자체개발한 젠-10C를 양산하고 있고 러시아에서 도입한 전투기로 오래전부터 조종사를 양성해왔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2만 톤급 항공모함 1척(휴우가, DDH-181)을 2009년 3월18일에 인수했다. 헬기탑재 구축함이라고 애써 축소하여 보도하고 있으나 속력이 30노트(55Km)로 항공모함이 분명하다. 건조가 진행 중인 DDH-182함은 2009년 8월에 진수하여 2011년 3월에 작전투입 예정이다. 일본은 중·대형 항공모함을 추가로 건조하여 총 6척을 확보하는 계획이다.
항모탑재 항공기는 美F-35급을 2012년경 확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은 1914~1945년까지 항공모함을 다수 운용한 경험을 바탕으로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다. 일본은 항공모함을 구축함으로, 구축함을 호위함이라고 부르는 등 함정명칭을 통상 한 단계 낮추어서 부른다. 한국해군이 한 단계 높여서 부르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보이지 않는 일본의 속셈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중·일 항공모함이 한국안보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항공모함은 다른 함정과는 달리 공중전투력(전투기·폭격기·정찰기 등)을 탑재하는 해양투사전력(Power Projection)으로 강한 공격성을 갖고 있다. 과거부터 함정은 그 국가의 배타적 권능을 갖는 '움직이는 국토'로 간주한다. 그래서 타국의 영해(12해리, 22Km) 밖 공해(公海)에서 항해와 행동의 자유를 누린다. 항모강습단(Carrier Strike Group)은 10여척의 함정으로 구성되는 움직이는 거대한 국토이며 비행기지다. 주위 200~400km 이내 바다의 수상·수중·공중·우주를 통제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바로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군사력이다.
앞으로 이들이 한국에 주는 위협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우선 중국 항모강습단이 이어도를 무력으로 탈취할 경우 우리에게는 대책이 없다. 이어도는 한국의 공군전투기가 평소에도 가지 못하는 해역이다.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Korea Air Defense Identification Zone) 밖에 위치하고 있어 그렇다. 그리고 일본 항모강습단이 독도를 무력으로 탈취할 경우에도 대비책이 별로 없다. 독도는 한국의 KADIZ 안에 위치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항모가 독도-울릉도 사이의 공해에서 항공 차단작전을 해올 경우 우리공군기는 독도접근에 제한을 받는다.
한국해군이 중국·일본의 해군력에 비해 매우 열세하기 때문에 공군전력이라도 우세해야 독도/이어도를 방어할 수 있다. 한국이 항모강습단을 보유하지 않고는 독도/이어도 방어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바다에서의 전투는 육지와 달리 숨을 곳이 없기 때문에 적(敵)보다 우수한 무기체계를 보유하는 쪽이 우선 유리하다.
일본은 방위백서를 통해 독도 무력침탈 의도를 분명히 하고 있다. 중국의 영토야욕과 호전성은 널리 알려져 있다. 과거 1980년대 서해대륙붕에서의 시추작업도 중국의 무력압력으로 굴복한바 있는 우리로서는 여간 걱정스러운 일이 아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선 정부는 항공모함 보유정책을 시급히 수립해야 한다. 해군은 항공모함을 획득하고 공군은 함재항공기 확보와 조종사 양성을 시작해야 한다. 지금 정책이 결정되어도 15년 이후에나 항공모함 작전이 가능할 것이다. 따라서 정상적인 추진계획으로는 시기적으로 주변국 항공모함 위협에 대비할 수가 없다.
그래서 우선 대형상륙함(LPH)인 독도함(14,300톤, 23노트)을 소형 항공모함용으로 개조해야 한다. 함수(艦首)의 선형을 약간 변형하고 추진기관을 가스터빈(Gas turbine)으로 교체하면 30노트 속력이 가능하다. 항공기 운용에 필요한 내부시설을 조금 보완하면 된다. 독도함은 2007년에 취역하였으나 함정탑재용 상륙기동헬기를 확보하지 못해 앞으로도 상당기간 정상적인 운용이 곤란한 상태로 있다.
그리고 정부(국방부)는 4만 톤급 항공모함(원자력 추진)을 획득해야 한다. 주변국 위협에 대응이 가능한 최소수준이다. 국내 조선소에서 건조하는 방법도 있고 해외에서 구매하는 방안도 있다. 한국국민 중에는 한국경제력으로는 항공모함 운용이 어렵다고 단정하는 사람이 많다. 군(軍)에도 이런 사람이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한국은 세계 13위의 경제국가(1인당 국민소득 2만$)다. 태국(1인당 3천$)이 1999년부터 2만 톤급 항공모함을 운용하고 있고 스페인·인도·브라질·아르헨티나도 보유하고 있다. 이제 한국이 해양영토 보존을 위해 항공모함 보유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항공모함은 한국공군이 KADIZ내의 공중통제권을 계속 유지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그리고 한국의 항공모함은 해양영토 분쟁억제력뿐만 아니라 한반도 전쟁억제력도 동시에 갖춘 해양투사전력이 될 것이다.(konas)
김성만(예비역 해군중장, 전 해군작전사령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