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두율 詐術의 구조 연구

학자로 위장한 북한노동당원 宋斗律씨의 책을 읽어보면 북한정권의 책임을 미국과 한국측으로 떠넘기는 억지 논리를 구사한다. 그는 1995년8월 한겨레신문사에서 펴낸 '통일의 논리를 찾아서'에서 '북한경제 침체론의 허상과 실상'이라고 주제를 설정한 다음 원인을 규명하는 척한다.
당연히 지적되어야 할 북한 지도부의 정책 실패, 즉 폐쇄적 경제운영, 우상숭배 등 낭비적 투자, 사회주의 제도의 非능율성은 무시된다. 그 대신 속죄양이 등장한다.
'지난 20여년 동안 축적되어온, 북한에 대한 다양한 연구들은 북한경제가 두 가지의 중대한 구조적 문제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첫번째 문제는 국방비 지출의 과중한 부담이고, 두번째는 서방국가들의 對북한 금수조처로 인해 북한이 자본주의 국가들과 협력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집단농장의 사유화라는 가장 손쉽고 효과적인 개혁조차도 거부하여 수백만명을 餓死로 몰아넣은 북한정권의 守舊的 자세를 그는 지적하지 않는다. 오로지 외부의 위협 때문에 북한경제가 어렵게 되었다는 설명이다. 그런 위협과 고립을 자초한 북한의 잇단 對南도발에 대해서 송두율씨는 지적하지 않는다. 지금이야 밝혀진 사실이지만 그는 북한노동당원이었으니까!
위의 책에서 그는 '북한은 매년 150만 내지 200만 kWh 정도 요구되고 있는 에너지의 수요량을 충당하기 위해 1990년대 말경에는 가동할 수 있는 두 개의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이었으나, 이 계획은 우선 핵문제의 위기를 넘겨야만 했다'고 썼다. 두 개의 원자력 시설은 발전용이 아니고 핵무기를 만들기 위한 목적이었음이 확인되었다. 그런데도 송두율씨는 이것이 발전용인데 핵 문제가 불거지면서 건설이 지연되었고 따라서 에너지 부족의 책임은 북한이 아니란 억지를 쓰고 있다.
송두율씨의 이런 책임전가術은 한국내 친북세력이 북한정권을 옹호하는 데 쓰는 흉기로 이용되었다. 고립을 자초한 북한정권의 전쟁도발, 6.25남침, 아웅산 테러, 육영수 여사 암살, 대한항공 폭파에 대해서는 언급함이 없이 한국과 미국의 군사력 건설과 對北경제제재만 도마 위에 올리는 숫법이다.
송두율씨의 글을 읽어보면 난해하기 그지 없다. 어렵지도 않는 주제를 애써 어렵게 설명한다. 읽으려면 인내가 필요하다. 그 이유는 남북한 사이의 경계인인 척하면서 실제로는 북한을 비호하려니까 어렵게 쓰는 것이다.
그는 북한편을 들 때 남북한 사이에 객관적이거나 중립적이란 포즈를 먼저 취한다. 예컨대 1991년 한길사에서 펴낸 '전환기의 사회와 민족지성'이란 책에 이런 문장이 나온다.
'남북한 유엔가입이 기정사실화되어 가고 있는 오늘 이 문제에 다시 우리의 주의를 돌리는 것은, 유엔속에서 남북한 사이의 외교경쟁이 더욱 치열해져 통일로 이르는 공존적 삶의 원칙마저 안중에서 사라지고 말 위험성이 너무나도 크기 때문이다'
위의 글은 '남북한 사이의 외교경쟁'이란 키 워드에서 양편을 공평하게 우려하는 것처럼 위장하여 일단 독자들로 하여금 필자가 객관적 입장에 서 있다는 허상을 던져준다. 미끼인 것이다. 그런 다음 송두율은 이른바 내재적 입장에 의거하여 북한 입장에서 이 문제를 보는 시각으로 전환한다.
'북한이 유엔가입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하는 데 있어서 그러면 어떠한 점을 긍정적으로 보았는가? 북한은 '신세계질서' 수립을 공공연히 호언하는 미국의 직접적인 예봉을 피하면서 남한사회의 냉전적인 정치, 군사적 대결구조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고 있다.'
요컨대 북한이 한국과 함께 유엔에 동시가입하기로 한 것은 미국과 남한의 공격적이고 냉전적인 자세에서 일단 피해보자는 뜻이라는 것이다. '남한사회의 냉전적인 대결구조'란 표현은 북한정권 편에 서서 남한사회를 공격하는 필자의 입장을 보여준다. 그 다음 단계에서 송두율씨는 자신의 북한 정권 옹호 논리를 딛고 한 걸음 더 나아간다.
'남북의 유엔동시가입은 역시 남북의 공존적 삶을 지향하는 통일에 비추어볼 때 하나의 장애요 난관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된다.'
송두율씨는 여기에 와서는 북한의 입장을 객관적인 진실인 것으로 결론 내린다. 북한이 유엔동시가입에 반대했던 입장이 정당하다는 결론인 것이다. 그의 3단계 논법은 이러하다.
1. 자신이 남북한 사이에서 객관적 입장에 서 있다는 인상을 준다.
2. 북한 입장에서 문제를 보는 내재적 접근법을 쓴다.
3. 2의 입장이 정당하다는 결론을 내린다.

논리상 3단계에서는 2단계에서 소개한 북한의 입장을 과학적으로 비판하고 검증해야 하며 4단계에서 평가해야 한다. 송두율씨는 그런 비판 과정을 생략하고 바로 평가를 내림으로써 북한의 입장을 무비판적으로 소개하는(사실은 선전하는) 것이다. 그는 북한정권의 논리를 선전이 아닌 방법, 즉 객관성으로 위장하여 선전하기 위해 문장을 그렇게 어렵게 쓰고 있는 것이다. 쉽게 써도 되는 것을 어렵게 쓰는 사람은 뭔가 불순한 의도를 가진 법이다.



  • 트위터
  • 페이스북
  • ↑위로
Copyright ⓒ 조갑제닷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달기 댓글쓰기 주의사항

댓글달기는 로그인후 사용하실 수 있으며, 내용은 100자 이내로 적어주십시오. 광고, 욕설, 비속어, 인신공격과 해당 글과 관련 없는 글은 사전통보없이 삭제됩니다.

PC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