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워치> 4호를 봤다. <미디어워치>는 포털의 횡포를 지속적으로 비판해 온 인터넷 논객 변희재씨가 중심이 돼서 이동복 전 의원, 이헌 ‘시민과 함께 하는 변호사들’ 대표대행 등과 함께 만든 새로운 매체 비평지.
<미디어 워치>는 창간사에서 ‘지극히 평향된 시각으로 왜곡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기존의 매체 비평지’를 비판하면서 ‘미디어 뿐 아니라 기존 매체 비평지까지 감시하는 총합적 매체비평지가 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실명을 적시하지는 않고 있지만, 여기서 말하는 기존의 매체 비평지가 좌파 매체비평지 <미디어 오늘>이라는 것은 아는 사람은 다 안다.
안티조선의 역사, MBC 신경민 앵커 교체설, 좌파운동가들의 보금자리로 전락한 한국예술종합학교에 대한 비판 등 <미디어 워치>에는 읽을거리도 많았다.
그런데 그 기사들 못지 않게 내 눈길을 끄는 것이 있었다. 바로 광고였다. 타블로이드 24면 가운데 5면이 광고였다. 한 면은 <미디어 워치> 자체 광고였으니 논외로 치면 광고는 모두 네 면이었다. 광고주는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그리고 인터넷 온라인 광고회사인 인터리치사였다. 대기업 광고는 하나도 없었다.
씁쓸했다. 1996년 <미디어 오늘>이 창간됐을 때에는 이렇지 않았다. 삼성, LG, 포스코 등 국내 유수의 대기업들의 광고로 도배를 했었다. 대기업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 아래 창간한 <미디어 오늘>은 1997년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 아들의 병역문제를 앞장서서 제기해 김대중 당선의 1등 공신이 됐다.
10년 좌파 정권의 길을 연 좌파 매체비평지를 이 나라 대기업들이 앞장서서 지원해 준 셈이다. 그건 자살이나 다름없는 행위였다. 그후 김대중-노무현 정권이 얼마나 반시장적-반기업적-반대한민국적 행위를 자행했는지는 길게 얘기할 필요도 없다.
좌파 매체비평지에는 아낌없이 퍼주면서, 우파 매체비평지는 나 몰라라 하는 대기업들의 행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대기업들의 뻘짓은 이뿐이 아니다. 우파 싱크탱크를 만들겠다고 찾아간 이석연 변호사 같은 분은 문전박대하면서도 오마이뉴스에는 광고를 퍼주었다. 시청 앞 국민대회를 준비하는 우파단체들에게는 돈 1000만원도 벌벌 떨면서 영수증까지 요구했던 기업들이 참여연대나 환경연합에는 수십억 단위의 돈을 제공했다는 얘기도 파다하다.
문득 한 가지 우화가 떠오른다. 레닌이 '전세계의 자본가들을 모두 교수형에 처하겠다'고 말했다. 부하가 물었다. '그 많은 밧줄을 어디서 구하겠느냐'고. 이 질문에 레닌은 '걱정마라. 그 밧줄은 자본가들이 우리에게 팔 테니까'라고 답했다나. 좌파 시민단체, 좌파 매체들을 아낌없이 지원해 온 우리 대기업들에게 딱 들어맞는 얘기다.
설사 그게 좌파들의 공갈협박 때문이었다고 하자. 하지만 그렇다면 정권교체 후에도 계속되고 있는, 아니 오히려 심해지고 있는 기업들의 우파 매체, 우파 시민단체 외면현상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일례로 정권 교체 후, 일부 대기업들이 우파 싱크탱크를 만들 계획이라는 얘기가 나돌았다. 내심 기대가 컸다. 하지만 경제위기가 닥쳐오면서 없던 얘기가 되어 버린 듯하다.
며칠 전 우연히 만난 한 우파대학생 단체 대표는 “아무도 지원해주지 않아 죽을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노무현 정권의 압박 때문이기는 해도 삼성이 8000억원을 출연해 장학재단을 만들어 좌파들에게 헌납했던 것을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이것도 입맛 쓴 얘기가 아닐 수 없다.
우파 매체, 우파 싱크탱크, 우파 시민단체, 우파 청년운동은 대한민국과 자유민주주의, 자유시장경제를 지켜내기 위한 인프라스트럭처다.
어찌됐건 우파정권 출범초기인 지금 이런 인프라를 구축해 놓아야 3년 뒤 대선에서 우파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다.
대기업 등 가진 자들이 여기에 투자하는 것은 국가를 위한 헌신이기도 하지만, 자신을 위한 둘도 없는 투자이기도 하다. 그것은 우리 사회에서 많이 가진 자들이 당연히 내야 하는 ‘체제유지비’다. 우파 인프라 구축에 가진 자들이 배전의 관심과 노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