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하고 유해한 조선, 중앙의 노무현 감싸기

[미디어워치]유권무죄(有權無罪), 무권유죄(無權有罪), 유전무죄(有錢無罪), 무전유죄(無錢有罪)가 통용되면 그 사회는 '없는 자'의 분노(忿怒)로 깽판이 되고 만다.
▲ 27일 워싱턴의 수단대사관 앞에서 수단 정부의 인권탄압을 비난하는 시위를 벌이다 폴리스 라인을 넘은 존 루이스 민주 당 하원의원(왼쪽)이 현장에서 경찰에 수갑이 채워져 연행되고 있다. 아래 사진은 루이스 의원과 오바마 대통령의 모습.
노무현 前대통령 검찰수사와 관련, 소위 보수언론의 논조가 가관이다. 불구속 수사를 주장하거나 면죄부를 부여하자는 식의 사설, 칼럼이 지면을 채우고 있다. 문제는 이들의 논리가 억지와 선동에 가깝다는 사실이다.

조선일보는 24일 「노무현 불구속」을 요구하는 논설을 보냈고, 27일에는 아예 『국민적 차원의 사면』을 주장하는 김대중 고문의 칼럼을 실었다. 金고문은 『이제 「노무현」은 우리에게 별 의미가 없어졌다』며 『그를 기소하지 말고 법정에 세우지도 말고 빨리 「노무현」을 이 땅의 정치에서 지우자』고 했다. 이를 위해 『검찰총장이 지휘·감독권을 발동해 노무현 사건에 대해 일절 기소권을 행사하지 말라고 지시할 수 있다』는 멘트도 인용했다.

金고문은 노무현 사면의 이유로 ▲『잡범(雜犯)수준의...정치자금도 아니고 그저 노후자금인 것 같고 가족의 「생계형」 뇌물수수 수준』인 점, ▲『재판이 진행되는 장기간 온 나라가 이 문제로 시간을 낭비할 가치가 과연 있느냐』는 점, ▲『한국의 전직 대통령에 얽힌 뇌물과 법정다툼은 전 세계의 이목을 끌어...모욕감, 수치심』을 국민에게 줄 것이라는 점 등 난해한 주장을 나열했다.

조선일보의 논조는 중앙일보가 이어 받았다. 역시 「국가적 체면」이 논거였다. 4월28일 문창극 논설위원은 「법치와 명예」라는 칼럼에서 『법치를 세우려다가 나라의 명예가, 나라의 품격이 땅에 떨어진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결정적 물증이 없다면 그의 진술을 인정해 주는 것이 옳다. 그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라의 체면을 위해서다』라고 적었다.

또 『우리는 이미 대통령에 대한 법치의 엄정함을 전두환·노태우 경우를 통해 충분히 보여 주었다. 이제는 법치를 넘어 명예로운 길이 무엇인가를 구별할 수 있을 만큼 우리도 성장했다』며 『더 이상 부끄러운 나라가 돼서는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지혜로워야 한다』며 노무현을 용서하라고 했다.

『노무현을 용서하라』는 소위 보수언론의 논지는 의외(意外)일 뿐 아니라 유치(幼稚)하고, 유해(有害)하다.

국가체면을 손상시키고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전직 대통령을 불구속하고 나아가 용서해야한다면, 앞으로 재벌기업 총수들도 모두 불구속하고 용서해야한다. 대상을 좀 더 넓히면 언론인 구속은 언론탄압이고, 성직자 구속은 종교탄압이다. 국가체면 운운하지만, 대외적 위신은 노무현 부패로 이미 망가져 버렸다. 오히려 전직 대통령도 법 앞에 평등한 나라로 평가될 때 대한민국의 이미지는 올라갈 것이다.

「전직 대통령 용서론」은 『힘 있는 사람은 무죄(無罪), 힘없는 사람은 유죄(有罪)』라는 반칙(反則)과 불의(不義)의 논리다. 유권무죄(有權無罪), 무권유죄(無權有罪), 유전무죄(有錢無罪), 무전유죄(無錢有罪)가 통용되면 그 사회는 「없는 자」의 분노(忿怒)로 깽판이 되고 만다.

법(法)은 만인 앞에 평등해야 한다. 예외가 있어선 안 되고 있을 수도 없다. 법치가 무너지면 질서가 사라지고, 성장과 발전의 동력도 없어진다. 남미(南美)의 암담한 현실을 부른 것도 무너진 법치(法治)에 있다. 초강국 미국의 힘 역시 폴리스라인을 넘어 시위를 벌인 현직 국회의원에게 수갑을 채우는 법치(法治)에 있다. 조선, 중앙은 지금 어설픈 동정론으로 대한민국의 남미(南美)식 몰락을 부추기고 있는 게 아닌가?

노무현씨에 대한 처벌강도는 법원의 판결로 확인될 것이나, 수사는 구속(拘束)이 정답이다. 대법원은 최근 양형(量刑) 기준을 정했는데, 5억 원 이상 수뢰자(受賂者)에겐 살인죄보다 더 높은 9~12년을 선고할 것을 권하고 있다. 노무현씨가 지금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진 검은 돈은 약 600만 달러.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2007년 6월 100만 달러, 2008년 2월 조카사위 연철호씨를 거쳐 아들 건호씨 사업 자금으로 들어간 500만 달러, 부인 권양숙 여사가 받았다고 밝힌 3억 원, 회갑 선물로 받은 1억 원짜리 시계 2개 등 우리 돈으로 70억 원가량의 수뢰(收賂) 의혹을 받고 있다. 대부분 달러로 주고받았고 그 장소도 대통령 관저 안방이었다.

노무현씨는 박연차 회장과 오간 돈 거래에 대해 『퇴임 후에 알았다』, 『최근에야 알고 크게 화를 냈다』, 『집(부인 권 여사)에서 빌렸다』는 식으로 말해왔다. 盧씨의 아들은 해외의 조세피난처에 세운 유령회사 등을 이용해 500만 달러를 받은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다 검찰이 증거를 들이대면 증거를 댄 만큼만 시인하는 태도를 보여 왔다. 노무현 일가(一家)의 거듭된 거짓말과 책임회피를 고려할 때, 「증거인멸의 우려」도 높은 것이다.

구속의 기준인 증거인멸, 도주우려, 중형(重刑)예상을 고려할 때, 노무현 구속은 불가피하다. 검찰은 다른 공직자였다면 백발백중 구속영장을 청구했을 것이고 법원 역시 틀림없이 영장을 발부했을 것이다. 그러나 조선, 중앙은 사설과 칼럼을 통해 노무현 불구속과 국민적 사면을 주장하고 나섰다. 대체 그 이유가 무얼까? 前정권에 약점이라도 잡혔단 말인가?

노무현 구속의 이유는 단순한 부패(腐敗) 혐의에 있지 않다. 보수단체인 국민행동본부는 지난 해 2월 노무현의 집권 이후 일관된 언동 및 정책들이 형법상 내란죄(內亂罪) 및 외환죄(外患罪) 중 일반이적죄(一般利敵罪) 및 여적죄(與敵罪)에 해당한다며, 이를 이유로 盧씨를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이는 노무현이 집권 기간 내내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정통성을 파괴하는데 공권력을 총동원해왔다는 사실에 기인한다.

노무현의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반역(叛逆)과 부패(腐敗) 행적을 고려할 때, 盧씨를 구속하여 수사하는 것은 사법 정의의 실현이자 일반인의 법(法)상식에 합당한 것이다. 그러나 현 검찰은 盧씨에 대한 구속수사는커녕 반역(叛逆) 혐의에 대해선 수사조차 개시하지 않고 있다. 검찰 스스로 대한민국의 헌법과 법치를 훼손하는 처사일 뿐 아니라 심각한 직무유기(職務遺棄)행위라 아니할 수 없다.

현 상황에서 언론의 사명은 검찰의 법치훼손과 직무유기를 질타하는 것이다. 좌파언론은 물론 소위 보수언론 마저 노무현 사면을 선동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후진성을 보여주는 단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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