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주 칼럼- 진실에 대한 적개심

<이런 약탈행위로 신문시장의 독과점 체제를 더욱 굳히고 있는 조중동의 폐해는 단순히 신문시장의 왜곡에만 머물지 않는다. 가장 심각한 것은 여론의 흐름과 시각을 외곬으로 몰아간다는 것이다.

노벨상 로비설, 대북 4억 달러 극비지원설,한철용 소장 폭로 소동 등 최근 보도에서 조중동은 구체적 증거 없이 의혹부풀리기에 '삼구동성'을 했다.

똑같은 한국판 '뉴스위크'에 실린 문건인데도 최규선씨의 것(노벨상 로비설)은 대서특필하면서 기정사실화해버리고, 김대업씨의 것(이회창 후보 부인인 한인옥씨로부터 5천만원을 받았다는 주장)은 사회면 구석에 조그맣게 축소 처리해버린다. 일부 쟁점에서는 논조뿐 아니라 지면배치까지도 어쩌면 그렇게 흡사한지, 차라리 세 신문을 합쳐 '조중동 일보'라 부르는 것이 자원의 낭비와 언론권력의 남용을 막는 길이라는 생각이 든다>

작년 10월18일에 정연주씨가 논설위원으로 재직시 한겨례 신문에 쓴 글이다. 이런 글을 쓴 사람이 선전원이 아니라 언론인이라면 사과나 해명이 있어야 한다. 그가 '조중동의 의혹부풀리기'라고 몰아붙였던 대북 4억 달러 지원설 등은 사실로 밝혀졌다. 조중동이 작게 취급한다고 안타깝게 생각했던 한인옥 여사 뇌물수수설은 거짓말로 밝혀졌다. 그는 허위를 편들고 진실을 부정하려 했다. 그러면서 진실을 전하려고 노력하던 기자들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 정도의 길이에 이 정도의 왜곡과 억지와 매도가 집중적으로 들어 있는 글을 찾아내기란 매우 어렵다. 노동신문을 뺀다면 말이다. 위의 글을 영어로 번역해서 외국인들에게 보이면 아무도 기자출신 논설위원이 쓴 글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그가 사장으로 있는 KBS는 왜 '정연주 오보 사례'를 일요스페셜로 만들지 않는지 모르겠다. 그가 억지를 쓰면서 옹호하려고 했던 세력은 야당도 아니고 현직 대통령과 정권이었다. 그는 정권으로부터 핍박받던 신문을 '언론권력'이라 과장했다. 언론의 사명은 권력에 대한 비판인데, 그는 언론의 사명이 정권에 대한 아부 또는 옹호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전형적인 어용 언론인의 논조이다. 지금 자원 낭비와 권력의 남용을 자행하고 있는 것은 KBS이다. '국민의 公敵' 이란 말까지 듣는다.

反언론적, 反사실적인 시각을 가진 한 개인이 한국 사회의 가장 중요한 조직중의 하나를 어떻게 파괴하고 있는지, 그렇게 해도 그 조직원들이 어떻게 양심과 직업윤리를 버리고 사장을 추종하고 있는지 좋은 연구사례이다. 이런 사장이 있으니 KBS는 公知의 거물간첩혐의자를 민주인사로 조작, 미화해놓고도 책임을 지기는커녕 이를 비판하는 측을 공격하고 있다. 敵反荷杖(적반하장)은 이를 위해 만들어진 단어인 모양이다. 그가 쓴 컬람의 제목처럼 많은 국민들은 KBS에 대해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 '이러고도 언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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