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판문점대표부 대변인은 2009년 5월27일 한국정부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전면참여에 대해 “우리 혁명무력은 이미 세상에 선포한대로 'PSI의 '전면참여'를 우리에 대한 선전포고로 간주할 것이다, 우리 군대도 더 이상 정전협정의 구속을 받지 않을 것이다, 정전협정이 구속력을 잃는다면 법적견지에서 조선반도는 곧 전쟁상태로 되돌아가기 마련이며 우리 혁명무력은 그에 따르는 군사적 행동으로 넘어가게 될 것이다, 당면하여 조선서해 우리의 서북쪽 영해에 있는 남측 5개 섬(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연평도, 우도)의 법적지위와 그 주변에서 활동하는 미제침략군과 괴뢰해군함선 및 일반선박들의 안전항해를 담보할 수 없게 될 것이다.”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를 요약하면 북한은 남북이 이제 전쟁상태로 복귀했고 서해5도는 분쟁지역이라는 억지 주장이다. 과거에는 서해5도는 분명히 한국의 영토이나 주변해역은 북한 관할수역이란 주장을 계속해왔다. 이제 북한은 서해5도에 대한 야심까지 표출하고 있다. 북한이 이번에 이유로 제시한 ‘PSI 참여’가 ‘정전협정 상의 해상봉쇄’란 주장은 단지 핑계일 뿐이다.
북한의 의도는 무엇인가?
우선 서해5도의 주변해역을 통제하여 서해5도를 고립하자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서해5도를 장악하고, 서해중부의 해상/공중 통제권을 확보하여 수도권(인천·서울 등)을 바로 위협하자는 것이다. 소위(所謂) 그들이 말하는 ‘무력적화통일’과 2012년 ‘강성대국 진입의 해, 연방제 통일의 해’를 달성하고자 하는 전략이다.
북한이 왜 지금 이런 막가파식 협박을 하고 있는가?
도발할 수 있는 준비가 완료된 것이다. 북한은 2007년~2008년간 군사력을 대폭 증강했다 (국방백서 2006과 2008의 부록: 남·북한 재래식 전력 비교표 참조). 그리고 신형 대함(對艦)미사일(KN-01, 사거리 110Km)을 개발하여 2008년 한해에만 함정과 폭격기에서 총10발(스틱스 포함) 발사했다, 2009년 5월에 4발 발사했다(우리해군은 2년에 2~4발을 발사한다). 해안포는 소구경(76㎜, 100㎜)을 대구경(122㎜, 130㎜)으로 교체했다. 10여척 증강된 잠수함정(총 70여척)은 한국의 대형함정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한국은 그동안 어떻게 대비했는가?
참여정부(2003.2~2008.2) 5년을 거치면서 NLL·서해5도 사수의지가 많이 약화되었다. 2004년 7월14일 북한경비정(등산곶684정, 연평해전 도발함)이 무력도발을 위해 서해NLL을 다시금 침범했다. 우리해군은 선제경고사격을 통해 북한경비정을 성공적으로 퇴거했다. 그런데 정부는 대북정책에 지장을 준다고 판단하여 해군작전사령관을 처벌하고 교체했다. 이후 우리해군의 해상작전은 위축되었다. 북한선박(함정, 어선 등)이 NLL을 불법으로 년 평균 17회 월선침범해도 우리는 경고사격을 하지 않고 있다.
우리정부는 2004년 초에 북한에 대한 주적(主敵)개념을 삭제했다. 국방부는 ‘국방개혁 2020’(2006.12)에서 서해5도와 김포반도를 방어하고 있는 해병대병력을 4천명 감축하기로 했다. 상당한 방어전력 약화다. 2007년 10월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돌아온 우리 대통령은 “NLL은 영토선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것이 NLL/서해5도 사수의지가 없는 것으로 해석되어 북한에게 잘못된 신호를 준 것이다.
북한의 도발 시기와 도발 형태는?
연평해전과 같은 형태의 북한도발은 언제든지 있을 수 있다. 北경비정과 어선단이 우리해역을 침범하면서 시작될 것이다. 차단작전 과정에서 근거리 함포교전(艦砲交戰)이 발생할 것이다. 이번에는 유도탄(미사일) 교전, 잠수함정 참가 등으로 인해 피해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한미연합군사령부가 있기 때문에 전면전으로의 확전은 없을 것이다. 한미연합군사령부와 유엔군사령부가 한국방어와 정전협정 관리를 책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미연합사는 2009년 5월28일 대북 정보감시태세(Watch Condition)를 한 단계 격상했다. 그래서 과거 1·2차 연평해전과 같이 우리 국민은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한미연합사가 해체되는 2012년 4월17일 이후에는 북한이 서해5도를 직접 공격할 가능성이 많다. 미국이 더 이상 한국방어를 공동으로 책임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후 방어개념은 연합방위체제(한·미 공동)에서 공동방위체제(한국주도-미군지원)로 변경된다. 또 한국군이 한미연합사 해체이전에 유엔사로부터 정전협정 관리업무도 대부분 인수하기로 되어 있다.
그러면 지금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북한의 무력도발은 단 기간에 끝날 일이 아니다. 북한이 1973년에 도발한 서해사태(일명 서해5도 봉쇄사건)는 2년이나 계속되었고 함정의 대규모 동원뿐만 아니라 공군기가 백령도 영공을 수차례 침범했다. 두 차례의 연평해전도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 그런데 그 동안 우리는 너무 안이하게 대응해왔다. 이번에는 해군과 서해5도 주둔 해병대, 공군이 모두 시급히 나서서 준비해야 한다.
첫째, NLL과 서해5도 방어 전력을 보강해야 한다.
서해5도 주변해역은 지리적·전술적으로 북한군이 유리하다. 특히 주변에 배치된 북한 전투함정, 잠수함정, 기습상륙정(기습상륙군 포함), 지상군, 해안포와 공군력 등은 상대적으로 강력하다. 북한해군은 동·서해의 좁은 해역방어를 위해 6만 명의 병력에 전투함정을 420여척 보유하고 있다. 구형함정이 많으나 연안전투에는 손색이 없다.
반면에 한국해군은 3면의 넓은 해역과 독도/이어도 방어에 4.3만 명으로 120여척의 전투함정을 보유하고 있다. 북한 기습상륙정을 주·야간 잡아내는 주한미군 아파치헬기 대대(24대)가 2009년 3월31일에 미국으로 철수했다.
따라서 서해 방어전력이 북한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그렇다고 해군함정을 단 기간에 건조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연평도와 백령도에 해상작전헬기(해군), 무인정찰기(육군UAV)를 배치하여 해상전력의 부족함을 보충해야 한다. 서해의 인접 공군기지에 KA-1공격기를 전진 배치해야할 것이다. 그리고 서해5도를 대만의 금문도와 같이 요새화하고 해병대 병력을 대폭 증강해야 한다.
차제에 서해5도를 전략도서화(戰略島嶼化)하여 평양을 바로 위협하는 것도 전쟁(분쟁)억제력의 한 방법이다. 김정일 건강악화로 북한 내 급변사태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가장 우려되는 것이 ‘무력남침과 대량살상무기 통제 불능 상황’이다. 서해5도에 평시 특수부대를 배치하여 대비할 경우 유사시 신속한 대응작전이 가능할 것이다.
둘째, 북한선박에 대한 원거리 경고사격을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
북한선박이 NLL을 월선(越線)하는 순간에 우리함정이 원거리에서 경고사격을 해야 계속적인 남하를 저지할 수 있다. 그래야 남북함정 간의 근거리 접근을 막을 수 있고, 무력충돌을 원천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과거 두 차례 해전에서는 북한함정의 남하를 초기에 저지하지 못해 결국은 적(敵)에게 공격의 기회를 준 것이다. 그러나 2004년 7월14일에는 원거리 선제경고사격으로 북한의 도발기도를 차단했다.
우리 국방부(합참)와 해군은 경고사격을 주저해서는 안 된다. 이명박 정부는 참여정부와는 다르다. 이명박 대통령은 2007년 11월2일 한나라당 대통령후보로 해군작전사령부를 방문하여 “NLL에 대해서 여러 얘기가 있지만 통일이 될 때까지 지켜야한다, NLL을 확고히 막는 것이 충돌을 막고 평화를 지키는 것이다, NLL을 제대로 안 지킬 때 마찰의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2007년 11월8일 재향군인회에서 한 연설에서도 ‘NLL 사수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명박 정부는 연평해전 전승기념식을 2008년부터 2함대 행사에서 정부 행사로 격상했다. 따라서 합참은 앞으로 북한함정의 월선사건이 발생하면 바로 대변인(작전 실무자 등)을 통해 경고사격까지 한 사실을 언론에 공개하여 국민에게 NLL사수의지를 심어 주어야 한다.
셋째, 국민이 안보실상을 알고 북한의 무력도발에 잘 대비하도록 해야 한다.
우리 국민 중에는 과거와 같이 햇볕정책을 다시 추진하면 서해상 무력충돌을 막을 수 있지 않겠는가? 하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오히려 무력충돌이 잦아질 뿐이다. 국민의 정부는 1998년부터 햇볕정책으로 대규모 대북지원과 화해협력을 추진했다. 북한은 1999년에 연평해전을 도발했다. 2000년에 제1차 정상회담에서 돌아온 우리 대통령은 ‘남북 간 화해협력’에 대한 자신감을 강조했다. 북한은 2001년에 상선단 영해/제주해협/NLL 침범을, 2002년에는 연평해전을 또 도발했다. 2007년 제2차 정상회담에서 남북은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며 분쟁문제를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하기로 하였다’고 합의한 후 2주 동안 북한함정은 5회 NLL을 침범했다. 이것은 북한이 우리 국민에게 주는 생생한 가르침이다.
정부는 북한의 무력도발을 억제하되, 최악의 경우에 국민이 대비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 국회는 부족한 전투력을 시급히 보강할 수 있도록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의도와 앞으로의 사태발전 추이에 대해 정확히 진단하고 수시로 국민에게 소상히 알려야 한다.
제2연평해전 침몰 고속정(357정, 평택해군기지)을 전쟁기념관(서울)으로 이전하여 국민 안보교육용으로 활용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국민 모두가 북한의 무력도발에 대비하여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정신으로 무장해야 할 것이다. 만약 연평해전이 재발하면 개성공단과 금강산 체류 한국국민이 인질이 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서해5도 방어와 한반도 전쟁억제를 위해 한미연합사의 해체는 반드시 중단되어야 한다. 끝.
김성만 예비역 해군중장(전 해군작전사령관).
서해5도 사수해야
- 김성만(前해군작전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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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5-31, 00: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