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CIA와 대사의 박정희 장군 격찬

*이 글은 필자가 쓴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 제4권(국가개조)에서 뽑은 것이다. 근대화 주체세력이 된 박정희 소장을 중심으로 한 장교 집단의 능력에 대한 미국측의 평가로서 의미가 있다. 미국측은 박정희 소장의 쿠데타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에 있었음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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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1년 7월18일에 CIA가 중심이 되어 미국의 여러 정보기관들이 작성한 '한 국의 현 정권에 대한 특별정보판단서'는 '한국 군사정권의 성격과 의도' 를 평가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혁명이 성공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미 국정부는 박정희 정권이 어떤 성향을 가지고 어느 방향으로 나라를 끌 고 가려는지에 대해서 끊임없는 의문을 던지고 답을 내고 있었다.

이 판단서는 '지금 한국을 통치하고 있는 군인들은 완강하고 민족주 의적이면서 야심찬 집단이다'고 했다. '그들은 성인으로서의 삶을 거의 모두 군대에서 보냈고 많은 전투경험을 갖고 있다'면서 '그들이 일하는 방식은 지식인이나 직업정치인들과는 다르다'고 했다.

<이들은 조직의 중요성과 정치통제 기술을 잘 알고 있는 행동가들이 다. 그들은 정부와 군부의 기득권층이 무능하고 부패한 데 대해서, 그 리고 문민정부 아래서 발전이 더딘 데 대해서 오랫동안 절망해온 사람 들이다.

그들은 권위주의적인 국가관을 갖고 있으며 한국의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질병을 치료하는 데는 공중의 기율과 확고하고도 중앙집권적인 정부통제가 필요하다고 확신하고 있다. 한국의 새로운 지배층은 한국인 들의 삶에 새로운 질서와 규율을 주입시키고 대대적인 경제개발 사업을 시작하려고 하고 있다. 이들은 미국과의 긴밀한 협조를 희망하고는 있 지만 국내문제는 독자적으로, 또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이끌어나가 려 한다.

머지않은 장래에 정권을 민간인들에게 이양할 것 같지는 않다. 그들 은 당면한 문제의 복잡성과 그것을 해결하는데 있어서 수단이 제한되어 있다는 사실을 이제서야 깨닫기 시작했다.>.

이 판단서는 또 혁명정부내의 권력관계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을 하고 있다.

<10명에서 12명으로 구성된 대령급들은 쿠데타를 기획한 사람들인데 이들은 급진적이고 강압적인 정책을 선호하고 있다. 박정희는 이들을 승진시켜 일선에 내보내는 식으로 거세해 버리고 싶어한다. 박정희와이 들 영관급 사이에 충돌이 빚어질 가능성도 있다. 혁명세력은 초기에 국 민들로부터 상당한 지지를 받았으나 최근에는 도시에서 불만이 점증하고 있다.

혁명정부의 정책이 농촌과 농민들 중심으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농심은 여전히 군사정부에 대해서 호의적이다>


1961년10월 28일 사뮤엘 버거 주한 미국대사가 국무부에 보고한 전문은 혁명정부에 대한 극찬으로 변해 있었다. 버거 대사는 박정희 세력에 대해 아주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한국에 왔던 사람이었다.

<군사정권이 들어선 지 다섯 달이 되었다. 이 정권은 권위적이고 군 사적인 면에서 대외적인 인상이 다소 나쁜 면이 있긴 하지만 정열적이고 성실하며 상상력과 의지력으로 꽉 차 있다. 이 정권은 일반 국민들로부 터는 적극적인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고 대중적 지지 기반도 없지만 진 정한 의미의 '위로부터의 혁명'을 시작하여 전면적이고 본질적인 개혁을 하고 있다.

前정부하에서 토의되었거나 구상되었던 개혁 프로젝트들- 은행·신용정책,무역, 실업자들을 위한 공공 공사의 확충, 탈세대책, 농업 과 노조 대책, 교육 및 행정부문, 복지(교도소의 개혁, 윤락녀 재활대책, 가족계획사업, 상이군경과 유자녀 지원)등이 실천되고 있다. 많은 개혁은 긍정적이고 상당수는 미국의 충고를 받아들인 것들이다.

몇몇 개혁들은 뜻은 좋았지만 너무 급히 서두는 바람에 잘 진행되지 않고 있다. 혁명정부는 그런 잘못을 인정하고 수정하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매점매석행위, 뇌물, 정경유착, 밀수, 군사물자 횡류, 깡패, 경찰 과 기자들의 공갈 행위에 대한 군사정부의 단속은 이미 효과를 내고 있 다.공산당의 침투공작에 대한 사찰활동과 반공선전의 질과 양이 모두 증가했다.

군인출신 장관들은 행정을 유능하고 효율적으로 지휘함으로써 우리들에게 큰 감명을 주고 있다. 과로로 인하여 쓰러지는 사람들이 많아 문제이다. 송요찬 내각수반은 근 한 달간 건강이 좋지 않았다. 가장 유능한 장관중의 한 사람인 정래혁 상공부장관은 내각회의중 쓰러졌다가 2주간의 휴식을 끝내고 현업에 복귀했다.

경제기획원 장관은 두 달간 휴식하도록 명령을 받았다. 박정희 의장 도 과로로 인해 피로한 상태이다. 유능한 장관들의 효율성은 그러나 최 고회의와 내각 사이에 기능과 책임의 분명한 구분이 잘 안되어 있어 다소 약화되고 있다. 몇몇 최고회의 위원들은 내각의 결정을 뒤집고 간섭하며 군인출신 장관들 가운데는 내각수반을 젖히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송요찬 내각수반은 최고회의의 기능을 입법활동에 한정시키고 내각 이 행정을 전담하도록 하려고 애쓰고 있다. 그는 쿠데타에 처음부터 가담한 사람이 아닌데다가 李정권 때의 경력과 야심을 가지고 있다는 의심 때문에 명령이 잘 먹히지 않고 있다. 대다수 국민들의 태도는 방관자적이다. 이런 태도는 비관적인 태도와 구별되지 않는데 그 이유는 한국사람들이, 특히 지배층이 장기간에 걸쳐서 유능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뿌리깊은 자신감의 결여 때문이다. 이 혁명이 어느 길로 갈지를 예측하기는 너무 이르다.

최고회의 안에서 고질적인 분파주의가 생기고 있다는 증거도 있다.지난 9월에 가장 심각한 사건이 있었다. 즉, 김종필 정보부장과 대령급들이 함경도 출신 장성들을 거세하려고 했던 것이다. 박정희 의장은 그런 내부권력투쟁을 막겠다는 뜻이 확고하여 상황은 안정을 되찾았다. 부정부패가 상부층에서 다시 나타나고 있다는 조짐도 보인다.

이 문제에 대해서도 박정희는 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그런 부정사례를 공개하여 무자비하게 처리하겠다는 자세이다. 박의장에게 많은 것들이 달려 있다. 그는 가장 냉정하고 믿음직하며 안정되어 있는 지도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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