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마지막 堡壘(보루)’인가

'KBS 9시 뉴스' 비평(8월5일): 가해자와 피해자를 헷갈리게 만든 보도.
1.
“경찰, 쌍용차 평택 공장 점거…‘전쟁터’ 방불”
<앵커 멘트>
쌍용차 평택공장에 대한 경찰의 진압작전이 오늘 아침부터 재개됐습니다.
물대포에 화염까지 공장은 전쟁터였습니다.
먼저, 범기영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오전 8시, 경찰 특공대원을 실은 컨테이너가 조립공장 옥상으로 접근합니다.
노조원들이 접근을 막기 위해 화염병을 던지며 맞섭니다.
쇠파이프도 휘둘러보지만 경찰 물대포와 소화기를 당해내지 못합니다.

- 쇠파이프도 휘둘러본다는 것은 쇠파이프가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게끔 한다. “도”가 아닌 “로”가 더 균형적인 표현이 된다.

바로 옆 도장1공장, 건물 안팎에 화염이 솟아납니다.
순식간에 옥상까지 번지면서 몇 차례 폭발까지 일어납니다.
시커먼 연기는 공장 상공을 뒤덮었습니다.

- 이 폭발이 누구에 의해 어디 났는지 아무런 정보가 없다. 이것은 성난 노조원들이 화염병을 던지고 과격한 행동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다. 불법 시위자들에 의한 방화를 摘示(적시)하지 않은 것이다.

소방헬기가 연신 물을 뿌려보지만 불길을 잡기엔 역부족입니다.
불이 꺼진 뒤 경찰 특공대가 투입됩니다.
하지만 이미 노조원들은 다른 공장으로 몸을 피한 뒤, 지상에서도 경찰관들이 고가 사다리차를 이용해 옥상으로 올라갑니다.
작전 시작 두 시간 반, 노조는 마지막 보루인 도장2공장으로 후퇴했고 나머지 모든 건물은 경찰이 확보했습니다. KBS 뉴스 범기영입니다.

- 도장 2공장으로 애기해도 되는 것을 마지막 堡壘(보루)라는 말을 사용하였다. 보루란 적의 접근(接近)을 막기 위(爲)하여 돌, 흙, 콘크리트 등으로 만든 견고(堅固)한 구축물을 말하고 지켜야 할 대상을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도장 2공장이 노조의 보루가 될 수 있는가? 노조는 불법적으로 회사 공장을 점거한 것이며, 경찰이 그들의 敵(적)이 될 수 없다. 경찰은 합법적으로 법을 집행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 멘트는 기자가 은연 중 노조의 입장에서 상황을 판단한 내용이다.


2.
'...경찰 鎭壓(진압)용 총기 사용...부상자 속출....
<앵커 멘트> 화염병과 새총에 맞서 경찰은 진압용 총기까지 꺼내들었습니다.
이렇게 격렬한 진압 과정에서 부상자가 속출했습니다. 계속해서 정윤섭 기자입니다.
<리포트> 컨테이너에서 나온 경찰특공대원들이 노조원들을 쫓기 시작합니다.
곧바로 이어지는 난투극, 넘어진 노조원들에게 방패 세례와 함께 발길질이 이어집니다.
도주하던 노조원 한 명이 경찰봉을 빼앗아 특공대원을 수차례 내려칩니다.
공장 다른 한 켠, 옥상에 진입하려는 경찰에게 노조원들은 새총과 화염병으로 맞서고, 옷에도 불이 옮겨 붙었지만 다행히 금세 꺼졌습니다.

-주어와 목적어를 헷갈리게 만들어 누가 피해자이고 가해자인지 불분명하게 한다. 분명히 영상에서는 검정색 옷을 입은 경찰이 화염병으로 인해 옷에 불이 붙은 것이지만 기자는 주어를 명시하지 않아 가해자와 피해자를 혼동시켰다.

헬기에서 내린 특공대원의 손에 들려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총기, 일부 특공대원들도 이 총기를 휴대하고 있습니다. 주로 컨테이너를 내릴 때 사용한 진압용 다목적 발사기로, 경찰은 충격이 작은 스폰지로 만든 탄환을 사용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조현오(경기지방경찰청장) : '보급한 총을 사용해서 원거리서부터 제압을 하니까 그렇게 치고박고 할 필요도 없고 서로서로 안전하잖아요.'
하지만 직접 피해를 입은 노조원의 말은 다릅니다.
<녹취>부상 노조원 : '텅 소리가 나면서 맞았는데 제가 쓰러진 지 몇 초 후에 다시 일어났는데... 망치로 치는 듯한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오늘 노조원 2 명이 옥상에서 떨어져 다치는 등, 대치를 시작한 지난 17일 동안 경찰과 사측 직원 170 명, 노조원 200여 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KBS 뉴스 정윤섭입니다.”

-기사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경찰은 진압용 총기라고 하지만 일반 시청자들에게는 합법적으로 시위진압을 하는 경찰이 총기라는 엄청난 무기를 사용해 시위자들에게 强壓(강압)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시청자들에게 이 문구는 정부가 시위자들을 죽일 수도 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하다. 뉴스의 앵커 멘트에서 '...화염병과 새총에 맞서 경찰은 진압용 총기까지...'라고 하며 진압용 총기까지 들고 와서 시위자들을 위협하는 것과 같은 인상을 준다. 그러나 시위자들을 制壓(제압)하기 위해서는 그만한 보호 장비와 무기가 필요했다.. 더욱이 진압용 총기는 충격이 작은 스폰지로 만든 것인데, KBS는 노조원이 아주 큰 피해를 입은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 KBS는 총기사용이라는 말로 먼저 시청자들의 마음에 경찰은 강한 자인데 비해 노조원은 약자라는 인식을 심어 주게 된다.



梁泰錫(조갑제닷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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