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會昌 "클린턴式 對北협상은 실패할 것"

"소말리아 해적이 석방 대가를 받고 납치한 선원을 석방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자유선진당 李會昌 총재는 7일 오전 클린턴 前대통령의 訪北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당 5역회의에서의 李총재 발언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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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전 美대통령이 방북해서 억류됐던 여기자 2명을 석방시켜서 데려왔다. 이들의 석방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북에 아직도 억류된 채 소식도 알 수 없는 개성공단 유씨나 연안호 선원을 생각하면 분노가 가슴에 치민다.

어쨌든 이 여기자의 석방을 보면서 한편으로 우리는 씁쓸한 생각 지울 수 없다. 김정일이 클린턴을 불러들여서 한껏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드높힌 다음 붙잡아 둔 억류자를 석방한 것이 소말리아 해적이 석방 대가를 받고 납치한 선원을 석방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미국은 그동안 불법 테러나 납치에는 타협이나 양보가 없다고 장담해 왔다. 그런데 이번에 전직 대통령까지 나서서 석방교섭을 한 것은 그동안 선언한 원칙과는 무관한 것인가.

더구나 북한의 핵실험과 탄도 미사일 발사에 대해 유엔이 제재결의를 하고 제재조치에 나서고 있는 이 판국에 다른 사람도 아닌 미국의 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유화적 제스처로 보일 수 있는 석방 교섭에 직접 나선 것이 과연 현명한 조치였는가. 물론 미국은 여기자 석방과 북핵문제는 별개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뭐라고 말해도 전직대통령까지 나선 석방교섭이 북핵 문제와 전혀 무관하다고 믿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나는 미국 해명이 진정이기를 믿고 싶다.

나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북한 문제에 개입하는 일이 솔직히 불안하다. 클린턴은 94년 제네바 합의를 이끌어낸 당사자였다. 제네바 합의로 1차 北核위기를 넘겼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그 후의 진행 상황을 보면 나는 그것이 잘못된 전략적 선택이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당장의 핵위기는 넘긴 것처럼 보였지만 결과적으로 북한의 벼랑끝 전술에 말려든 것에 지나지 않았다.

북한은 핵무기 개발을 멈추지 않았고 심지어 클린턴 정부의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방북하고 클린턴 대통령 자신의 방북까지 논의되던 시점에도 핵무기 개발을 계속하고 있었음이 드러났다. 제네바 합의는 눈앞의 어려움만 피해갔을 뿐 북핵위기라는 근원적 문제를 전혀 풀지 못했다. 우리는 당시로는 그럴 수박에 없었다는 사후 인식의 편견(hindsight bias)에 사로잡혀서는 안된다.

이번 북핵문제에 대해서도 오바마 정부 내에서 10년前 클린턴 정부 시절 거론됐던 포괄적 해결방식이 다시 고개를 드는 것을 보면서 나는 암담한 생각이 든다. 북한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미국의 오바마 정부가 이번 북핵문제도 1차 핵위기 때와 같은 클린턴식 해법으로 대처한다면 또다시 실패의 쓴 맛을 볼 것이다.

또한 클린턴식 해법은 북미간 양자 구도에서 한국을 철저히 제쳐놓은 것이었다. 그러면서도 경수로의 주된 비용과 부담을 한국이 떠맡는 방식이었다. 한국은 한반도 비핵화라는 한 가지 비원을 이루기 위해 그같은 바보같은 해결방식에 동의했던 것이다.

다시는 이러한 어리석은 해결방식이 나오지 않도록 이명박 정부는 과거의 미국의 대북정책의 맹점을 지적하고 북에 통미봉남의 빌미를 주지 않도록 한미간 긴밀한 소통과 공동전략 수립을 미국에 강력히 촉구하고 실현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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