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국 경제는 다 잘 되는데...

11월15일자 영국 경제 정치 전문지 Economist의 표지 인물은 고이즈미 일본 수상이었다. 제목은 'Bad for Koizumi, good for Japan'(고이즈미 한테 나쁜 것은 일본한테는 좋은 것이다)였다. 내용은 지난 일요일의 총선거에서 자민당이 재집권에 성공했지만 야당인 민주당이 137석에다가 40석을 더 보탬으로써 兩黨체제가 굳어진 것이, 고이즈미로 하여금 더욱 개혁에 박차를 가하도록 할 것이란 분석이었다.

1955년에 창당된 이후 자민당은, 1993-4년의 8개월을 빼면 계속해서 정권을 잡아왔다. 야당은 정권 견제세력은 되었지만 수권정당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라이벌이 없다가 보니 자민당은 관료와 기업인과 유착하여 개혁을 하지 않아도 정권을 잃을 걱정이 없다는 안일에 묻히게 되었다. 이것이 개혁이 어려운 일본의 病因이었다. 이번에 민주당의 약진은 집권당이 개혁을 잘못하면 정권을 빼앗길 수도 있다는 경고를 국민들이 자민당에 보낸 것이다.

이코노미스트의 통계표에 따르면 개발도상국 가운데 지난 3/4분기 경제성장이 가장 빨랐던 나라는 중국으로서 GDP 성장률 9.1%를 기록했다. 過熱이란 걱정의 소리까지 나올 정도이다. 세번째는 러시아로서 7.2%였다. 선진국가群에선 미국이 3/4분기 성장률 3.3%를 기록하여 1등, 일본이 2/4분기 3% 성장을 기록하여 2위였다. 즉, 한국을 둘러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가 모두 좋은 경제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의 2/4분기 성장률은 1.9%에 불과했다. 내년엔 4-5% 성장이 예상된다고 한다.

잘 되는 이웃을 가지면 해보다 득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한국의 內需시장이 얼어붙은 것과는 대조적으로 수출이 잘 되고 있는 것은 이웃나라들의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10여년간 苦戰하던 일본의 회복세는 우리에겐 큰 자극이 될 것이며 세계 경제를 위해서도 낭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의 언론은 한동안 침체상태를 유지하던 일본에 대해서 마치 국가부도나 난 것처럼 과장된 비관을 내어놓았으나 일본이야말로 펀드멘털이 미국보다도 더 튼튼한 나라이고 한번 일어서기 시작하면 세계 경제를 끌고 갈 만한 힘을 가진 나라이다.

시선을 국내로 돌려보면 주변국들이 이렇게 팽팽 돌아가고 있는 가운데 우리의 대통령은 측근비리에 대한 특검수사를 거부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놓고 오늘도 시름에 잠겨 있는 듯하다. 그러면 국민이 먹고 사는 문제는 누가 걱정해주나? 地下의 朴대통령에게 부탁하란 말인가.
  • 트위터
  • 페이스북
  • ↑위로
Copyright ⓒ 조갑제닷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달기 댓글쓰기 주의사항

댓글달기는 로그인후 사용하실 수 있으며, 내용은 100자 이내로 적어주십시오. 광고, 욕설, 비속어, 인신공격과 해당 글과 관련 없는 글은 사전통보없이 삭제됩니다.

PC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