朝·中·東도 김대중 美化 위해 사실 왜곡

‘박정희 정권이 DJ를 교통사고를 위장해 살해하려 했으며, 이로 인해 DJ는 불구자가 되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에 비판적이던 이른바 보수언론들이 그의 타계 이후 논조변화(?)를 보이고 있다. 흔히 조중동으로 불리는 이들 제도권 보수언론들은 김대중 정권 시절 ‘언론사 세무조사’(보수진영에선 이를 ‘언론탄압’으로 규정) 등 시련을 겪었다. 이런 와중에 김병관 당시 동아일보 회장의 부인 안경희 여사가 자살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자연히 김 전 대통령과는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 왔을 동아일보는,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이 타계하자 추모성 기사로 ‘역사적 화해’ 모드에 돌입했다. 문제는 기사내용이 단순히 추모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DJ의 인생역정을 화려하게 묘사하기 위해 사실관계까지 왜곡하고 있다.

동아일보 19일자 『55차례 가택연금… 사형선고… 독재 삭풍에도 굽힘 없이』란 제하의 기사를 보면,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이듬해 7대 대선에서 맞대결을 펼친 상대는 종신 대통령을 염두에 두고 유신체제(1972년)를 구상하던 박정희 대통령이었다. 결과는 95만 표 차의 석패였다. 당시 그는 ‘전투에는 이기고 전쟁에서 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같은 대선 결과는 역설적으로 박정희 정권이 그에 대한 본격적인 탄압에 나서는 계기가 됐다. 1971년 말에는 교통사고를 위장한 살해기도를 간신히 모면했으나 이 사고로 평생 다리를 절게 됐다.>

이 기사는 결국 ‘박정희 정권이 DJ를 교통사고를 위장해 살해하려 했으며, 이로 인해 DJ는 불구자가 되었다’고 전하고 있다. DJ나 그 지지자들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사실’(fact)로 단정지어 버렸다.

DJ에 우호적이라고 할 수 있는 소위 진보성향의 MBC는 전날 이 사고를 '의문의 교통사고'로 보도했는데, 이보다 한참 더 나간 보도를 보수언론이라는 동아일보가 내보낸 것이다. 한편 같은 날 ‘보수언론의 대명사’ 조선일보도 문제의 교통사고를 MBC와 마찬가지로 '의문의 교통사고'로 표현, 사실상 당시 사고를 박정희 정권의 소행으로 인식시키는 보도를 했다.

이런 가운데 기자협회보(약칭 기협)는 이날 보도를 통해 “언론사 세무조사·대북정책 등으로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였던 동아 조선 중앙일보도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기협에 따르면, 특히 중앙일보는 19일자 섹션과 전면 광고면을 제외한 본면 35면 중 절반에 가까운 17면을 ‘김 전 대통령 서거’소식에 할애했다. ‘서거’ 당일 호외를 발행했다는 동아일보는 본면 24면 중 11면에 관련 기사를 배치했으며, 조선일보는 23면 중 8면을 여기에 할애했다.

독립신문 김남균 기자 (doongku@freech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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