傾聽(경청)과 질문-박정희의 장점

사흘 전 김수학 전 경북도지사를 만났다. 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회에서 일하고 있는 金 전 지사는 박정희 대통령에 대해서 재미 있는 에피소드를 여러 개 이야기했다. 그 중에 기억에 오래 남는 말이 있었다.

'여러 번 박 대통령을 수행했다. 박 대통령은 車中에서도 항상 무엇을 바라보면서 골똘하게 생각에 빠진다. 옆에서 말을 붙이기가 힘들었다. 그분은 차중에서 바깥을 살필 때에 여기 저기 눈을 돌리지 않고 한 점, 한 선에 집중했다. 산림만 본다든지, 주택만 본다든지. 그러니 몇 시간을 달려도 얼굴 한 번 돌리지 않는 것이었다. 박 대통령은 세부적인 데 무척 강했다. 어떤 나무를 어디에 언제 심어야 살아난다는 것까지도 알았다. 공부를 많이 했기 때문이다. 그분은 평생을 공부한 분, 특히 대통령이 된 뒤에 공부를 더 많이 한 분이다. 그분의 자세를 경청과 질문이라고 말하고싶다. 부하들의 말을 경청해주고 질문을 많이 했다. 요사이 자신의 말만 일방적으로 쏟아붓고 가버리는 권력자와 대조된다.'

질문이 답보다 하기 힘들다. 사물의 핵심을 파악해야 좋은 질문이 나온다. 기자들의 경우 질문을 하는 것을 보면 그 사람의 수준과 문제파악 능력을 알 수 있다.

질문을 많이 하는 사람은, 호기심이 많은 순수한 사람이자 겸손한 사람이다. 어린 아이들이 질문이 많은 까닭이다. 질문은 '나는 이것을 잘 모르니까 가르쳐주세요'란 뜻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정직하고 용감하다. 특히 아는 체해야 하는 권력자가 그런 겸허한 자세를 취하는 것은 어렵고도 귀한 일이다.

우리나라에는 지난 55년간 말 많고 일이 적은 대통령과 말은 적고 일을 많이 한 대통령 두 부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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