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자학적 투쟁 방법

원내 제1당인 한나라당은 의지만 있으면 盧武鉉 대통령의 권력남용을 견제할 수 있다. 민주당과의 정책 연합도 가능해진 지금 정치력만 있으면 대통령 탄핵도 가능하다. 노무현 대통령의 그동안 행태를 탄핵사유가 되도록 법리적으로 구성하는 것은 어려운 일도 아니다. 盧대통령의 對北정책도 입법으로 견제할 수 있고 KBS 시청료를 전기료와 분리하여 징수하도록 하여 북한공작원미화방송 같은 것을 못하도록 할 수도 있다.

그런데 한나라당은 측근비리특검법안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이유로 의원작 사퇴 결의, 대표 단식 농성이란 선택을 했다. 이는 원내 소수야당이 하던 숫법이 아니던가. 원내 제1당이 왜 이처럼 배패주의적이고 자학적인 방식의 투쟁을 하는가. 지금 노무현 대통령 측근 비리 수사가 국회를 마비시키면서까지 모든 것을 걸 만큼 절대적인 명제인가. 많은 국민들은 대통령 측근의 비리가 결코 사소한 것은 아니지만 모든 것을 걸고 극한 투쟁을 하기에는 충분치 않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우선 한나라당은 KBS 시청료 분리 징수 법안 통과에 주력해야 한다. 국민의 세금으로 국민을 속이는 일을 염치 없이 하고 있는 KBS가 건재하는 한 대한민국도, 한나라당도 온전할 수 없다.
특금법 거부 문제에 너무 집착하다고 보면 다수 국민의 여망을 놓칠 수가 있다. 국민의 손을 떠난 KBS를 수복하는 것은 측근비리 특검 관철 이상의 전략적, 상징적 의미가 있다.

지금 다수 국민들이 걱정하고 있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안전이다. 친북좌익의 공공연한 발호를 이 정부가 방치 내지 비호하고 있으며 폭력 무법 사태가 全사회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경찰이 쇠파이프로 얻어맞는 것은 대한민국이 얻어맞는 것이요 대통령이 얻어맞는 일이지만 노무현 대통령은 남의 일 보듯하고 있으며 분노도 수치심도 느끼지 않는 것 같다.

한나라당이 건곤일척의 승부수를 던질 일이 있다면 온 국민들이 매일 악몽을 꾸고 있는 체제 문제일 것이다. 한나라당이 승부처로 삼아야 할 일은 친북좌익 세력과 좌파 대통령이 지금 이 순간 벌이고 있는 대한민국에 대한 중대한 도전에 대한 응전이다. 한나라당은 원내에서 단식할 것이 아니라 거리로 나와야 한다. 대중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대중을 쟁취하지 못하는 야당은 정권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이 작년에 증명되었다. 의원직 사퇴서, 단식 같은 구태의연한 자학적 투쟁방식으로써는 좌파와 싸울 수 없다.

국회를 지배하는 제1 야당이 의원직 사퇴나 단식과 같은 투쟁방식을 택하면 한나라당 지지층은 자신을 잃을 것이다. 애써 약하게 보이려는 지도자를 위기시에 누가 따라가겠는가.

이념대치상황이 한반도의 절대적인 조건인 상황에서 이념은 가장 큰 전략이다. 한나라당은 한국이 처한 이념무장대치상황의 본질을 직시하지 않기 때문에 안보와 체제문제 같은 것을 정치의 본질적인 주제로 만들지 못하고 그보다 덜 중요한 것에 목숨을 걸고 있다. 주제와 우선순위를 잘못 선택한 지도자는 전투에서는 이길지 모르지만 전쟁에선 반드시 패배한다. 한나라당이 투철한 이념무장에 실패한다면 매번 헛수고를 할 것이다. 작은 것에 전력을 쏟다가 큰 것을 놓치는 헛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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