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오후 북한인권 전문가들이 프레스센터 목련홀에서 열린 워크샵에서 '북한인권 개선전략과 실천적 접근방향'에 관한 토론을 하고 있다.
2009년 9월24일과 25일 서울시 중구 태평로1가 프레스센터에서 (사)북한민주화네트워크 주최 ‘2009북한인권국제회의’가 열렸다. 북한민주화네트워크는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으며 이번 회의는 다섯 번째다. 회의에는 해외전문가 13명, 국내 북한전문가 20여명, 駐韓외교관과 정부관계자 등 각계인사가 참여했다. 이틀간 개최된 회의에서 전문가들은 ▲현재까지의 북한인권 운동 결과에 대한 평가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전략 ▲김정일 이후 북한의 인권문제와 한반도의 미래를 위한 국제적 협력방안 등에 대해 토론했다. 전문가들의 분석은 다양했지만 북한인권 문제 해결을 위해선 “개별 시민단체간의 협조 및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한 국제적 協力(협력)과 連帶(연대)가 필요하다”는 것이 결론이었다.
24일 첫 발표자로 나선 李元雄(이원웅·51) 관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북한인권에 대한 국제적 노력에 비해 한국정부의 의지와 노력은 상대적으로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그렇지만 “국제공조를 강조하는 李明博 정부의 新대북정책,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 등을 보면 앞으로 좋아질 거라는 기대는 해 본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호크 前 국제사면위원회 美지부장은 “북한인권 문제는 장기적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미국, 일본, 유럽의회 등 각국 의회에서는 북한인권결의안이 통과되고 있지만 동남아, 러시아, 중국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그는 북한의 인권상황에 대하여 “反인류 범죄 수준의 심각한 침해”로 규정하며 “脫北者 구출사업의 지속적인 전개 등을 통해 국제사회가 이 문제를 더 인식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 번째 발표자인 朴英鎬(박영호·54)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 당국이 “세계인권선언 등 국제인권규약의 당사자임에도 불구하고 보편적 인권이 아닌 ‘首領(수령)절대주의와 우리식 사회주의’에 입각한 ‘우리식 인권’을 주장한다”며 “인권에 대한 ‘무시와 沒이해’ 상태”라고 말했다.
프랑스 북한인권위원회의 피에르 리굴로 위원장은 유럽연합과 북한간의 인권관련 대화에 관해 “그동안 북한은 우리가 (북한의) 인권에 대해 말을 하지 않으면, 자기네들이 인권 대화에 응할 수 있다는 방식의 자세를 취했다”며 “(북한과의 대화에서) 유럽연합의 발언은 매우 제한된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시민단체들의 노력의 결과, 유럽국민들은 북한의 정치범수용소를 비롯해 공개처형, 脫北者 학대 등의 사실을 알게 되었다”며 “유럽의 외교관들과 의원들도 대화만으로 북한을 상대할 수 없음을 알고 있고, 전체주의 국가의 붕괴에 대비해야 한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대한변호사협회 북한인권소위원회 위원인 金泰勳 변호사의 ‘국제형사재판소(ICC: The International Criminal Court) 제소가 갖는 의미와 실효성’에 관한 논문 발표가 있었다. ICC는 국제범죄자에 대한 재판을 맡는 상설 국제재판소이다. 金변호사는 ▲북한이 바다에서 납치해간 한국인 어부 480여명 ▲일본 해안에서 납치해간 일본인 17명 ▲北에 억류됐거나 정치범 수용소에 구금된 것으로 보도된 540여명 국군포로에 대한 국제범죄사실을 지적하며 “북한에선 기본적인 인권조차 보장되지 않고 있고 이것들은 ‘집단살해 죄 및 人道에 반한 죄’에 해당 된다”고 했다. 그는 “이런 인권문제를 국제재판소에 제소하면 全 세계인이 심각한 북한인권 문제를 알게 될 것이고, 결국은 反인류적 범죄를 저지른 자들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25일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2009북한인권국제회의'에서 국내외 전문가들이 발표와 토론을 하고 있다.
9월25일에 개최된 국제회의에서는 ‘1부: 북한인권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역할과 협력 방안’과 ‘2부: 포스트 김정일 시대의 한반도의 미래’라는 주제로 나뉘어져 발표와 토론이 진행됐다. 사회는 諸成鎬(제성호) 인권대사(중앙대 법대 교수)와 安秉直(안병직) 시대정신 이사장이 맡았다. 韓·美·日 각국의 전문가들은 참혹한 북한인권의 실태에 대해 입을 모으면서 김정일 이후 일어날 북한의 급변상황에 관한 토론을 했다.
1부 ‘북한인권 문제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역할과 협력방안’이란 발제에서 첫 발표를 한 美國 북한인권위원회의 척 다운스 사무총장은 북한의 정치범수용소에서의 참혹한 인권유린 실태를 폭로한 ‘숨겨진 수용소’라는 책을 언급하며 “많은 전문가들이 그 당시에 그 책이 꾸며낸 이야기라 말했지만, 사진과 증인을 통해 허구가 아닌 것이 판명됐고, 우리 위원회에서는 조만간 북한의 보안조직에 의한 인권유린·인질사건·납치사건과 관련된 저술도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도 북한의 인권유린에 대한 폭로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시마루 지로 日本 아시아프레스 대표는 “앞으로 북한체제에 동요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10만의 난민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동아시아는 대량 난민사태에 대비해 凡 국가적 차원의 협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洪晟弼(홍성필)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과거 정권과 달리 현 정부가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통과를 찬성하고, 韓中정상회담에서 脫北者 문제를 언급하는 등의 진전은 있었으나, (인권문제가 좋아졌다는) 가시적인 성과는 보이지 않는다”며 “국가 차원에서 구체적으로 ‘북한인권법’을 제정해야 하고, 시민단체 차원에서의 캠페인 활동 역시 더 많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역설했다.
이어진 2부‘포스트 김정일 시대와 한반도의 미래’라는 주제에서 美해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김정일이 일정기간 후계체제를 직접 관리할 경우 성공적인 독재체제의 승계가 가능하지만, 상대적으로 후임자의 승계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그럴 경우 '젊은 김정운에 대한 내부 권력다툼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권력의 공백, 軍閥(군벌)간의 내전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그는 “어떠한 경우든 북한의 급변 사태는 피할 수 없으므로, ▲동맹국들은 북한정권 붕괴에 대한 장기적·포괄적 정보를 수집해야 하고 ▲워싱턴은 시나리오별로 외교·경제·군사적 대응을 준비해야 하고 ▲오바마 정부는 韓·美·日 3자 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중국 정부의 오판을 막기 위해 중국과의 대화에도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존스홉킨스 대학교 韓美연구소 周龍植(주용식) 부소장은 ‘북한 급변사태시 韓美협력’에 대해 “미국은 동북아에서 영토적 야심이 없지만 중국의 경우 압록강·두만강 지역의 관활권 확립을 위해 한반도 북부에 진출할 가능성이 있고, 이것은 군사적 충돌을 수반할 수 있다”며 “급변사태 발생시 내전적 상황이 오든, 외세가 개입을 하든, 우리가 흡수하는 상황이 오든, 한반도에서의 무력상황 발생 가능성 및 재정적 부담 등을 생각해 볼 때 미국과의 동맹 강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美 외교위원회에서 참석한 스콧 스나이더 한국학 수석연구원은 “김정일 이후 지도부가 核포기와 개방을 시도할 경우 美北관계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며 “그러나, 현재 북한의 후계자 승계작업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은 美北 양자관계의 진전을 불확실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체제변화와 日-朝 관계의 전망’이란 논문을 발표한 일본방위연구소 부소장 다케사다 히데시는 “일본 입장에서 가장 중대한 관심사는 북한의 核 포기”라며 “일본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국제협조를 이어나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토론에서 安秉直(안병직·72) 시대정신 이사장은 “현재 북한의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은 북한의 개혁·개방뿐인데, (이렇게 되면) 결국 김정일 체제 유지는 아마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회의에선 黃長燁(황장엽·86) 前 북한노동당비서가 참석해 “북한의 민주화에 대한 국내외적 관심은 대단히 기쁜 일”이라며 “현재까지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라는 시대정신에 충실했기 때문에 성공·발전할 수 있었던 것인데, 오늘날 한국의 이념은 경제발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左傾·暴力的 촛불시위가 그것을 보여 준다”며 “보잘 것 없는 首領(수령)주의의 침투도 못 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2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09북한인권국제회의' 인사말에서 황장엽 前 북한노동당비서는 '현재 한국사회가 보잘것 없는 수령주의 침투도 못 막고 있다'며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