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나는 사실을 존중한다’(정지민 지음, 시담, 376p, 1만2000원)가 출간됐다. 이 책은 2008년 4월 29일 MBC ‘PD수첩’의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편의 영어 번역과 감수를 맡았던 정지민(26)씨가 쓴 책이다. 이 책은 정씨가 2008년 4월 PD수첩 제작진의 의뢰로 광우병 편을 번역하게 된 과정과 PD수첩의 왜곡보도와 제작진의 사후 대처를 비판한 내용을 기록한 것이다. 부록에는 스크립트를 곁들여 제작진이 어떠한 誤譯(오역)을 자의적으로 했고, 사실관계를 어떠한 식으로 왜곡했으며, 취재한 자료를 어떻게 취사선택을 하였는지를 기록하였다. 정씨가 지적한 ‘PD수첩’의 주요 왜곡·과장의 사례는 다음과 같다.
첫째 ‘PD수첩’ 제작진이 故 아레사 빈슨의 어머니가 “내 딸은 CJD(인간광우병과 관계없는 병)에 걸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 말을 “vCJD(인간광우병)에 걸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날조했다고 했다.
둘째 ‘PD수첩’ 제작진이 2008년 4월 8일 미국 WAVY TV의 앵커가 아레사 빈슨에 대해서 ‘인간광우병에 걸린 것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내용의 방송을 “인간 광우병에 걸렸다고 한다”고 왜곡했다고 했다.
셋째 故 아레사 빈슨의 어머니가 “어떻게 인간 광우병에 걸릴 수가 있다는 것인지(how my daughter could possibly have)”는 본래 “걸렸을 리가 없다”에 가까운 말임에도 제작진이 “인간 광우병에 걸릴 수 있다는 것”으로 왜곡해 자막으로 나왔다고 했다.
넷째 휴메인 소사이어티(미국 동물 보호단체)의 다우너(주저앉은 소) 영상에서 “주저앉는 증상을 보이는 소 중 재검사를 거쳐 사소한 원인으로 판단될 경우에만 도축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는 번역에 대해 제작진이 최초검사만 통과하면 그 이후에 주저앉은 소는 다 도축이 가능하다는 식으로 왜곡했다고 했다.
다섯째 아레사의 죽음에 대해 보건 당국이 공문에서 “그저 사망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했는데 제작진이 “인간 광우병인지 여부를 밝히기 위해 조사 중에 있다”고 했다고 했다.
여섯 번째 휴메인 소사이어티동영상에서 “동물학대 혐의로 입건된 인부들에게 물어보니 (일으킬 수 있는 소에겐 강제수단을 사용하라고) 관리자가 시켰다”는 내용을 제작진이 “현장책임자에게 왜 (광우병 의심소를 억지로 일으켜 도살하냐고) 물었더니 관리자가 위에서 그렇게 시켰다”로 變貌(변모)시켰다고 했다.
정씨는 머리말에서 “나는 PD수첩의 내부 고발자가 아닌 피해자이다”며 “그들은 내가 제대로 감수까지 해 준 번역 내용을 자막을 이용해 변질시켰을 뿐 아니라, 번역한 내용을 통해 내가 알고 있는 사실들을 아예 무시하거나 왜곡했다”고 했다.
그는 책 제목이 ‘주’인 이유에 대해 세 가지의 의미가 있다고 했다. 첫째로 기둥을 뜻하는 柱(주)인데, 이는 T.E.로렌스의 ‘지혜의 일곱 기둥’에서 얻은 모티브를 받은 것이라고 했다. 둘째로 註(주)의 의미가 있는데, 근대 서구 사회에서 종종 해설서의 개념으로 출간을 하던 것을 착안했다고 한다. 셋째로 主(주)는 사건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정씨가 임의로 잡은 일곱 가지 주제들 즉 각 장의 제목을 形容(형용)해서 主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했다.
정지민 씨는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同 대학원 사학과에서 서양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녀는 KBS, MBC, EBS 등의 주요 프로그램 방송번역을 해왔다. 그녀는 2008년 번역 및 감수자로 참여했던 PD수첩 광우병 편의 문제점을 알게 되어 MBC의 왜곡을 언론에 알렸다. 그 후 PD수첩 관련 각종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2008년 11월에는 ‘바른사회시민회의’에서 ‘바른 사회를 위한 아름다운 사람 상’을 수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