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추미 여성대상’ 시상식이 30일 오후 3시 서울 태평로 삼성생명 사옥에서 열렸다. 변주선 한국아동단체협의회장은 걸스카우트 활동을 통해 미래 여성 지도자를 육성하고 사회봉사활동에 앞장 선 공로로 해리상을 받았다. 원로배우 백성희 씨와 정광화 충남대 분석과학기술대학원장이 각각 달리상과 별리상을 받았다. …(中略) 시상식에 참석한 백희영 여성부 장관은 “수상자들의 업적은 양성평등 문화의 기반을 다지고 선진화 사회로 나가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위 기사를 끝까지 읽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지만 ‘비추미’라는 단어가 걸린다. 비추미, ‘非(비) 추상 미술’인가? 추함과 아름다움을 비교한다(比醜美)? 아니면 추함도 아름다움도 아니다(非醜美)는 의미인가? 말이 될 법한 漢字를 이리저리 맞춰보아도 기사 말미의 격려사에서 언급한 ‘양성평등 문화의 기반을 다지고 선진화 사회로 나가는 토대’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사전에도 나와 있지 않다.
‘비추미 여성대상’을 제정했다는 삼성생명 공익재단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은 21세기 여성의 시대 개막을 맞아 여성들의 지위향상에 따른 사회적 인식을 제고하고, 여성의 사회적 역할 증진과 여성문화 창달에 공헌하신 분을 발굴, 격려하기 위해 ‘비추미 여성대상’을 제정하였습니다…>
제정 경위와 상금 따위의 설명은 있는데 정작 ‘비추미’가 무슨 뜻인지는 설명되어 있지 않다.
삼성생명재단의 ‘비추미 여성대상’ 위원회 담당자는 전화통화에서 “비추미는 세상을 밝게 비추는 사람이란 뜻이다. 도와주는 사람이란 뜻의 도우미처럼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비추미'는 삼성생명공익재단에서 임의로 만든 新造語(신조어)였다. 삼성생명 공익재단의 홍보실에서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비추미 여성대상은 삼성생명공익재단이 여성의 사회적 역할증진과 여성문화 창달에 기여한 인사를 선발, 격려하기 위해 제정한 여성賞이며, 「비추미」는 해·달·별의 통칭으로 사회를 밝고 건강하게 비추는 사람이란 뜻을 담고 있다>라고 설명되어 있다.
이 보도자료를 보고 기사를 작성했다면 비추미가 무슨 뜻인지 기사에서 분명히 소개했어야 한다. 辭典(사전)에 등재되기 전까지는 ‘비추미는 해·달·별의 통칭으로 사회를 밝고 건강하게 비추는 사람이란 뜻, 삼성생명재단에서 만든 신조어’라고 기사에 명시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賞을 제정한 삼성생명재단 관계자와 수상자를 제외하고 누가 그 뜻을 알 수 있겠는가? 독자가 기사를 읽고 모르는 단어를 찾는데, 사전에도 나와 있지 않고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아도 ‘삼성생명 비추미’라는 여자 농구단 이름만 나온다면 그 뜻을 어디서 찾아야 한다는 말인가?
이와 비슷한 사례가 純우리말 단어들이다. 모람, 셈틀, 누리그물, 날틀 등 처음 접하는 사람은 뜻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일 것이다. 모람은 회원, 셈틀은 컴퓨터, 누리그물은 인터넷, 날틀은 비행기를 純우리말로 고친 표현이다.
‘비추미 여성대상’은 한글 造語 능력의 한계를 잘 보여주는 예이다. 한자 造語는 보고 어느 정도의 의미 추측이 가능하지만 한글 造語는 만든 사람을 제외하고는 처음부터 그 뜻을 알기란 쉽지 않다.
李知映(조갑제닷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