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체제 변한 것 있나?" VS "北, 전쟁의지 없다"

이동복 대표 vs 강정구 교수 '원탁토론'서 1대1 맞짱 토론

 역시 평행선이었다. 크지 않은 객석에서는 웃음소리 한번 들리지 않았다. 이동복 북한민주화포럼 상임대표와 강정구 동국대 교수가 1대1 맞짱 토론을 가진 것. 국제교육정책연구실 산하 원탁토론아카데미(원장 강치원) 주최가 14일 주최한 토론회 '평화통일과 대북정책, 어떻게 할 것인가?'에서 통일, 북한, 대북정책에 대해 숨가쁜 주장들을 쏟아냈다.  

 사회를 맡았던 강치원 교수는 우선 '통일'에 대한 개념부터 주문했다.

 이 대표는 '통일은 분단되면서 생긴 명제이므로 분단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이 원안'이라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분단이전으로 돌아갈 곳이 없기 때문에 '성공'한 대한민국의 가치와 토대가 통일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나 강 교수는 '평화'부터 거론했다. '전쟁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공고한 체제를 만드는 것이 급선무'라며 중국-홍콩식 모델을 꺼내 들었다.

 짧은 탐색전이 지나자 2000년 1차 남북정상회담에서 채택된 '6.15 공동선언'이 도마에 올랐다.

 



▲이동복 북한민주화포럼 상임대표
논점은 6.15 선언 2항에 담겨 있는 '남측의 연합제와 북측의 연방제 합의'에 집중됐다. 이 대표는 '6.15선언은 우리 헌법과 충돌되며, 현재 남북격차를 놓고 볼때 북한의 연방제를 수용할 경우 남한이 북한처럼 추락할 수 도 있다'고 경고했다. 만약 우리의 통일이 일국양제(一國兩制)를 지향해야 한다면 중국과 홍콩처럼 남한이 주가 되고 북이 보조가 되는 방안이 바람직 하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남체제를 기준으로 통일하는 것은 '새로운 통합'이 아니다'며 '통일정부는 남과 북을 초월해야지 중국이 주가 되고 홍콩이 보조가 되는 식의 통일은 있을 수 없다'고 반대 의견을 달았다. 그는 '남측 주도의 흡수통일을 시도했을 때 불가피하게 전쟁상태에 들어간다'며 흡수통일론을 경계했다.

 '흡수통일'에 대한 개념에 대해서 이 대표의 반론이 이어졌다. 이 대표는 '흡수통일은 독일통일과정에서 나온 말로써 사실은 동독이 서독에 흡수 된 것이지, 서독이 동독을 흡수한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독일 통일과정의 모멘텀은 체제유지에 실패한 동독이 주도했음을 상기했다.  

 그러나 강교수는 '북이 무릎꿇고 남쪽으로 들어올 가능성은 전혀 없다'며 '오히려 6.15 선언에 기초해 북은 북대로 남은 남대로 연방통일의 상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의 재반론으로 논쟁은 '연방제 통일'로 넘어갔다. 그는 '연방제 개념은 국가주권을 버리고 연방정부의 지방정부로 들어가는 것'이라며 '한국 헌법은 자유민주주의 아래 다당제를 수호하고 있고, 북한 헌법은 조선노동당의 1당 독재를 고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헌법제정'이 문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 강정구 동국대학교 교수
 그러나 강 교수는 '한국 헌법이 모든 준거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통일을 하지 말자는 것'이라며 '연합성 연방을 하면 된다'고 말했다. 정치, 군사, 경제 분야에서는 서로의 주권을 유지하면서 통일정부는 올림픽 단일팀, 월드컵 단일팀 창설과 같은 일을 처리하자는 것이다. 그는 '남북 주권을 다 없애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유엔에서 투표할 때도 남북이 합의 할 때는 중앙정부가 투표하고, 남북이 합의를 못할 때는 각각 투표할 수 있는 이른바 '3개 주권론'을 주장했다.

 이 대표는 '만약 우리 헌법이 문제라면 그걸 고치자고 주장을 해야지, 헌법을 무시하고 가자는 것은 굉장히 심각한 경향'이라며 '현재 국제사회에서 사안별로 국가주권을 1개, 2개, 3개씩 행사하는 것이 과연 현실성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모두 '전쟁을 통한 남북통일'에 대해서는 극구 반대입장을 보이면서도 '통일을 위한 대책'에서는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이 대표는 '통일 한반도에는 남한의 성공모델이 유지되어야 하며, 통일 전까지는 현재 분단상황을 평화적이고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한은 통일에 대비해 좀더 허리띠를 졸라매고 파이를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강 교수는 '이미 대한민국의 파이는 엄청 커졌다'며 '6.15 선언에 따르게 되면 통일비용이나 통일충격이 별로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통일비용이 문제가 되는 것은 (남한 주도의) 흡수통일이 추진될 때'라고 전망했다.

 중반을 넘긴 토론회는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평가로 이어졌다.

 우선 이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은 대북정책은 아직도 완전한 모습을 갖추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자 강 교수는 'MB의 대북정책은 '비핵 개방 3000'이라며 '북한의 입장에서는 강대국이 약속해 놓고 들어주지 않으면 끝장이기 때문에 미국의 요구도 들어줄 수 없었는데, MB가 무슨 능력이 있어서 북한을 설득하겠다고 나섰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특히 '작전계획 5029'를 거론하며 '노무현 정부때는 '개념계획' 수준이었지만 MB정부에 와서 '작전계획'으로 바뀌었다'면서 '한국과 미국의 군대가 평양에 들어간다는 것이 전형적인 적대정책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이 대통령이 무력으로 북한을 무너뜨리자고 말한 적이 없다'면서 '현정부는 북한이 선택할 것을 제안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작계 5029와 관련해서도 '한미간 작계 중에는 개념을 발전시키는 과정인 것도 많다'며 '작계 5029는 아직 완전히 확정된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 민주화 이후에 북한 동포들이 남쪽과 (통일) 협상을 할지 말지 결정할 때까지 우리가 기다려 줘야한다'면서 '지금 북한 정권과 통일문제를 논하면 안된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강 교수는 '북한도 엄청나게 변하고 있다'고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때문에 군사 요충지를 개방했으며, 신의주 특구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북쪽이 스스로 변화시킬 수 있도록 평화체제를 정착시키는 것'이라며 '분단 관리 정책보다 통일기반 조성 정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 대표는 '남북왕래에서 남에 오는 북쪽 사람이 몇이나 되느냐?'며 '이미 마음속에서 북을 인정하는 사람들이 북에 들어가는 것보다, 오히려 보수층이 북에 갈수 있는 상황을 북이 만들어주는 것이 진정한 민족화해'라고 지적했다. 

 두 사람의 주장은 시종일관 평행선을 달려왔지만 결국 '한국의 선택'을 종착역으로 삼고 있었다. 우리 사회의 현명한 선택을 강조한 것이다.

 이 대표는 '한국의 성공사례가 구현되는 통일을 상을 목표로 현재 분단체제를 평화적이고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설득했다. 반면 강 교수는 '6.15 선언을 기초로 남북간 평화정착에 힘을 쏟으며 사상과 제도를 상호 존중하는 통일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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