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첫번째 주제인 '한반도 정치안보'의 발표자는 백승부 한국 국방연구원 교수였고, 토론자들은 제성호 중앙대 교수, 양상훈 조선일보 논설위원,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부교수였다. 이 주제의 토론에서 안드레이 란코프의 토론 내용은 서툰 한국어에도 불구하고 매우 의미 있었다. 시간과 장소에 따라 입맛에 맞는 주장을 잘 하기로 소문난 란코프 교수는 이날도 토론회에 참석한 청중들의 입맛에 맛는 주장을 했다. 소련의 붕괴를 위해 학생운동을 했다고 밝힌 란코프 교수의 한반도 통일관은 매우 현실주의적이었다.
안드레이 란코프 교수는 한국의 통일문제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주변국가들은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이지만, 실제로 영향을 끼칠 국가들은 중국과 미국뿐이라고 규정하고, 미국과 중국의 각기 對한반도 입장을 소개했다. 그는 중국의 주된 관심은 한반도 안정이라고 전제하고, 중국은 한반도 통일이 동북아 안정에 도움이 되는 범위 내에서만 긍정적으로 볼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은 분단유지가 자국의 안정에 유리하면 통일에 반대하고 비핵화에 큰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미군이 38선 이북에 주둔하는 것에 중국은 극구 반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드레이 란코프 교수는 오직 미국만이 한반도의 통일과 비핵화에 가장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진 나라라고 규정했다. 그렇지만 란코프 교수는 미국마저도 한반도 통일에 자기 일처럼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제사회라는 말은 원래 실체가 없는 추상명사로서, 한반도 통일에 국제사회를 믿고 있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국제사회는 한반도 통일에 어떤 분위기를 조성할 뿐이지, 결국 통일의 주체는 한국인들뿐이라고 단정했다. 국제사회에서 근본적으로 다른 나라를 돕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란코프는 강조했다.
특히 북한 주민들의 결의가 통일에 결정적 변수라고 란코프 교수는 주장했다. 그는 북한동포들이 평화통일의 정보와 갈망을 충분히 가지게 만드는 것이 한반도 통일의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기 위해서 한국정부는 북한에 남한의 성공한 경제, 문화, 정치적 정보들을 북한으로 확산시키는 운동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 김정일은 국제사회에서 북한을 고립시키고 북한사회를 폐쇄시켜서 북한동포들을 착취하기 때문에, 북한에 남한의 좋은 정보를 확산시키는 운동이 북한사회의 개방개혁과 한반도 통일에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남한의 정부가 아니라 非정부 기관들이 남한의 번영되고 자유로운 정보들을 북한에 확산시키는 활동이 중요하다고 란코프 교수는 주장했다. 탈북자들의 문화활동을 잘 지원함으로써 북한동포들이 남한을 동경하게 만들고 통일의 열망을 충분히 가지게 만듦으로써, 한반도는 국제사회의 힘으로써가 아니라 백성들의 힘으로써 평화적인 통일이 이뤄질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USB와 같은 컴퓨터 통신매체를 북한에 보내면 엄청난 양의 남한정보를 북한사회에 확산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란코프 교수의 통일방안에 대해 청중들로 박수로 응답했다.
2부는 '남북 경제현황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삼성경제연구소, LG경제연구소, 현대경제연구소의 전문가들이 토론했다. 홍성국 극동문제연구소 북한실장이 남북한 간에 벌어진 10여년 간의 경제협력(대북지원) 상황들을 소개하면서, 이명박 정부에서도 그런 지원패턴이 반복되어질 것인가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1998년, 2001년, 2004년 등 좌익정권 하에서 남북관계가 경색된 뒤에 남북한 간 경제교류가 줄어들면 항상 남한정부가 대북지원을 듬뿍 퍼주는 패턴이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깨졌음을 소개했다.
토론자로 나선 삼성경제연구소의 동용승 연구원은 이솝 우화에서 따온 햇볕정책은 남북관계에서는 부적합했다고 전제하면서, 지금 남북한의 관계는 '甲(갑)'과 '乙(을)'이 뒤바뀐 잘못된 상태라고 규정했다. 하지만 남북한의 교류를 중시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는 북한의 경제도 중앙집권의 계획경제가 민간영역의 개인경제에 깊이 의존하는 상황으로 발전되는 상황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중앙에서 私的(사적) 영역을 다 통제하지 못하는 경제구조가 형성되면, 그것은 곧 북한의 경제구조의 변화와 체제의 변화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것으로 파악해야 한다고 동용승 연구원은 주장했다.
[조영환 편집인: http://allinkorea.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