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에서 배우듯이 신라에서도


No. 8387 날 짜 2003-12-21
이 름 파아란 조 회 14
나이,성별,직업 (0, 여, 00) I P 61.220.150.2
월간조선 편집장님께 드리는 편지


월간조선 편집장님께 드리는 편지



편집장님, 안녕하셨습니까 ?

편집장님께서 쓰신 로마와 신라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뵙지는 못하지만, 멀리서 저는 편집장님과 악수를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왜냐 하면, 편집장님께서 왜 로마를 이야기하는가, 왜 신라를 이야기하셔야 하는가, 지금 이 시점에서, 그 뜻이 저에게 同感처럼 感動처럼 와 닿았기 때문입니다.

조국이 형편없이 기울어져가는 것이 보이는 이 시점에서라도 우리는, 우리들이 무엇을 가졌으며 무엇을 갖지 못하였는지 정확히 계산하고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는 말처럼, 우리가 우리 자신을 진실로 알지 못한다면, 망할 지라도 우리는, 대체 우리가 왜 망했는지 알지 못할 것이며, 망하지 않고 살아날 지라도, 아마도 그저 목숨을 이어가는 근근한 나라를 면치 못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무엇때문에 우리가 망하며 무엇때문에 우리가 흥하는지 무엇때문에 우리가 지금 이러한 지경인지 들을 정확히 알고 기록으로 남겨 둔다면, 망할 지라도 우리에게는 잘못된 것을 기워갚아 되돌릴 수 있는 가능성을 남겨두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구상에는 흥하였다가 망한 후, 종내 일어서지 못하고 천년, 이천년 이상의 시간을 비참하게 가난하게 위대함을 떨쳐보지 못하고 비틀거리며 사는 나라와 민족들이 많으니, 그 이유의 근본이 그들 자신의 결함과 장점을 보지 못하고 교육하지 않았기 때문 아니겠습니까 ?

그러한 점에서 지금의 사태만을 근시안처럼 들여다 보는 일에서 탈피하여, 먼 신라에까지 돌아가서 이 민족, 이 조국의 위대함을 찾고자 애쓰시는 편집장님의 애쓰심이 저에게는 보이니, 그러한 노력은 이 민족을 위하여 얼마나 감사한 일이겠습니까 ?

'로마인이야기' 중 카이사르에 관한 부분을 두 번 되풀이하여 읽었습니다. 왜 두 번 거듭 읽었는가 하면, 로마의 내전상황에 대해 위대한 카이사르가 어떻게 대했는지, 정복한 갈리아에 대해 어떻게 대했기에 카이사르 후로 저항세력이 없어지고 평화로운 지역이 되었는지를 정확히 알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읽으면서, 그 작은 반도 땅에서 시작한 국가가 덩치만 큰 것이 아니라 그들로부터 이어진 유물과 정신의 크기나 깊이가 왜 그렇게 커졌는가 대체 로마는 왜 위대한 强國이 되었는가, 그 비밀을 깨달은 것 같았습니다.

그런 중에 마침 편집장님께서 신라의 유물속에 로마의 자취가 있었다 는 일본인의 글까기 올려 놓으시니 이것은 그저 우연이 아닌 듯 하였습니다. 지구 반바퀴를 이천년도 전에 돌아 신라와 로마가 서로 손 닿인 데가 있었다니, 그 발견이 작은 일이겠습니까 ?

편집장님께서 쓰시기를 '신라는 위로부터 아래까지, 왕부터 신하, 백성에 이르기까지 일심동체처럼 서로 신뢰하는 사이였다.'고 하셨습니다. 헌데 마침 그러한 점을 저는 로마의 카이사르에게서 읽은 것입니다.

신뢰가 땅에 떨어진 이 때에, 옛적으로 돌아가 신뢰하는 민족집합체가 이루어낸 과정과 결과에 대해 되짚어 쓰심으로써 편집장님은 보이지 않게 이 나라, 이 민족의 자산을 (정신적 자산을) 되살려 내신 것과 같으니, 지도층과 국민의 신뢰가 한 국가를 강하게 하는가 약하게 하는가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저는 또한 로마의 카이사르를 읽으며 깨닫습니다.

아울러 최근 허문도님의 일본기행 '명치유신의 영웅'을 월간조선에서 읽었습니다. 명치유신 시대, 일본의 지도층에서 유신을 끌어낸 일류인이 퇴거한 후, 이, 삼류인이 지도자 층을 차지하면서 일본의 역사에는 비극이 등장하였다. 삼류인간들에 의해 벌어진 군국주의 전쟁과 히로시마의 비극이 있었다. 를 논한 그 글에서도, 편집장님께서 말씀하고자 하시는 바와 같은 주제가 저에게 깨달아지니, 두 분의 '로마와 닿은 신라'와 '일본 명치유신'이란 주제는 결국 이 국민, 이 민족의 면면히 내려오던 '위대함을 일깨우자' 가 아닌가 합니다.

오늘 이 나라의 지도층에 가장 위대하지 않은 사람들이 - 필부조차도 위대할 수 있건만, - 터지도록 등장하여 비열스럽고 천박한 수작함을 매일 보아야 하는 이 지경에 와서, 온 국민들은 너나 없이 자학적으로 저런 자들의 대거 등장의 원인은 결국 우리들이 못난 민족이어 그렇다 고 자책과 구제불능의 민족이다 는 自嘲;자조에까지 빠지고 있었습니다.

이 자조감과 절망감이 전국에 팽배하면 할 수록, 우리가 도약할 힘은 再機不能될 것입니다. 이러한 때에, 우리가 사실은 위대성을 지닌 민족이다는 것과 어떻게 하여야 그 위대함이 다시 설까를 올바르게 정확히 널리 알리는 일은 진실로 중요하고 이 나라를 살리는 일이라 할 것입니다.

그런 위대함을 찾던 이즈음에, 동방의 끝에 꼬리처럼 붙어있던 '신라' 라는 나라가 지구 반바퀴를 돌아 당시의 세계 제 일의 강대국이었던 로마와 연결되어 있었다. 그 증거까지도 있다 라고 확인하신 편집장님의 글을 읽고 진심으로 반가웠습니다.

'로마인이야기'를 읽으며, 로마가 위대한 나라, 세계 제 일의 국가가 되었다면, 우리라고 그맇게 못할 리가 없다고 확신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로마나 신라나 그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으니, 전쟁에 임하면서, 지도자와 국민들간에 투철한 신뢰의 문화가 있고, 위기에 임하면서 스스로 앞장을 서는 지도자들이 있었습니다.

신뢰와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지도자의 덕목을 발휘한다 함은 결국, 지도층에 허문도님의 지적처럼 일류의 인간들이 올라갔기 때문 아니겠습니까 ? 아울러 출신이 미미할 지라도 능력과 덕목이 있는 사람이면 지도자로까지 오를 수 있게 하는 장치가 있었습니다.

우리 나라는 지금 어떠한 현상에 병들고 있습니까 ?
지도층이 전혀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고 있지 않습니다. 또, 지도층이 신뢰를 자진하여 깨뜨리니 국민들 간에서도 신뢰를 지키는 사람들이 오히려 우스운 꼴을 당하고 있습니다.

위로 아래로 신뢰가 깨어지고 정의와 의무가 깨어졌으며 명예는 우스운 덕목이 되었습니다. 곧 민주정치가 변하여 그리스에서 처럼 삼류의 국민들 속에서 삼류의 지도자를 뽑는 衆愚정치;중우정치로 변한 극한 상태가 오늘 대한민국에 와 있는 것입니다.

이제 이 국가, 이 국민을 어떻게 하여야 일류인으로 교육시키고 잠자는 위대함을 깨우고 온 땅에 위대함을 건설할 것인가, 위대한 국가로 나설 것인가 하는 큰 비젼의 길을 국민들에게 절실하게 가르쳐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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