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不治病은 정상회담病

李 대통령이 정상회담병에 걸리면 그의 후반기는 한국에서 맨정신으로 살아가려는 이들에겐 惡夢의 세월이 될 것이고 그에겐 크나큰 불행이 될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在任 5년은 2000년 6월의 제1차 평양회담을 分水嶺으로 前과 後가 전혀 다르다. 1998~2000년 6월의 전반기에 그는 外換위기 극복에 몰두하여 상당한 성과를 올렸다. 이념적 편향성을 많이 드러내지도 않았다. 오히려 자신을 보수적으로 보이려는 노력도 하였다. 1998년 8월 조선일보가 주최하였던 '대한민국 50년-우리들의 이야기' 전시회 개막행사에 참여하여 연설할 때는 대한민국의 建國과 현대사를 헌법적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여 듣는 이들을 놀라게 하였다. 1999년엔 朴正熙 대통령 기념관 건립을 제안하였다. 그해 6월15일 西海사태 때는 우리 해군이 NLL을 넘어온 북한함정을 쳐부수도록 뒷받침하였다.

2000년 6월의 평양회담을 준비하면서 그는 달라지고 本色을 드러내기 시작하였다. 국민들을 속이고, 현대그룹을 앞세워, 김정일의 해외 비자금 계좌로 국정원 등이 4억5000만 달러를 不法송금하도록 함으로써 평양회담을 사실상 매수하였다. 평양회담에선 공산주의를 수용하는 연방제-연합제 짬뽕식 통일방안에 합의하고 제거대상인 민족반역자 김정일 정권을 '통일논의 대상' '민족공조의 파트너'로 格上시켰다. 그 뒤 김대중 정권은, 북한군엔 유리하고 한국군엔 불리한 여러 가지 조치를 취하더니 드디어는 북한 함정이 NLL을 넘어오더라도 먼저 쏘지 말라는 交戰지침을 하달하여 2002년 6월29일 참수리호 피격의 비극을 불렀다.

대통령이 되면 이러한 정상회담病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김정일을 만나 세계적인 뉴스를 만들고 역사적 업적을 남기려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李明博 대통령은 그나마 '정상회담病'에 걸리지 않고 2년을 버티었다. 이 기간 그는 對北퍼주기를 거부함으로써 남북관계를 상당 부분 정상화시켰다. 李 대통령을 향하여 남북관계를 경색시켰다고 비난하는 김대중-노무현 계열은 '왜 우리처럼 망가지지 않는가'라고 욕하는 격이다.

그런데 최근 李明博 대통령이 '정상회담病'의 초기症勢를 보이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1. 李 대통령은 김정일을 어디서 만나느냐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 김정일과 어디서 만나느냐가 결정적 의미를 갖는다. 한국 대통령이 세번째로 북한지역으로 가서 민족반역자를 만난다면 그 결과는 십중팔구 國益을 해롭게 할 것이다. 북한으로 간다는 행위 자체가 굴종이다. 그런 굴종을 감수하겠다는 자세는 인기를 위하여 國益을 희생시키겠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頂上회담은 상징성이 매우 중요하다. 내용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

2. 정권 주변에서 '우리 대통령이 김정일과 만날지도 모르는데 북한을 자극해선 안 된다'는 눈치보기 분위기가 感知된다. 정부는 黃長燁 선생과 KAL기 폭파범 金賢姬의 訪日을 반기지 않는 듯하고,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하여 꼭 해야 할 일들을 피한다.

3. 두번째 핵실험을 한 북한정권에 대하여 한국 정부는, 反헌법적 6.15 선언 폐기, 북한선박의 제주해협 통과 허용 조치 취소, 휴전선상의 對北방송 再開로 맞서야 하는데 그런 일엔 꿈도 꾸지 않는다. 김정일 정권의 무리한 화폐개혁으로 생긴 새로운 局面을 잘 활용하여 남북관계에서 우리가 주도권을 쥘 생각도 없는 것 같다.


李明博 대통령이 남북관계에서 무난한 점수를 받는 것은 잘해서라기보다는 좌파정권이 워낙 나쁜 짓을 많이 해놓은 데 대한 반사작용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60점을 받을 수 있는 구조였다.

李 대통령은 남북관계의 본질을 너무 기능적으로, 계산적으로 보는 듯하다. 남북관계의 본질은 도덕적이고 역사적이며 이념적이다. '민족사의 정통성과 삶의 양식과 善과 惡을 놓고 다투는 타협이 절대로 불가능한 총체적 권력투쟁'이 남북관계의 본질이다. 李 대통령에겐 對北정책은 있는데, 통일정책은 보이지 않는다. 對北정책의 목표는 자유통일이어야 한다. 우리 헌법 1, 3, 4조는 명확하게 '북한노동당정권의 평화적 해체를 통한 자유통일'을 국가목표로 규정하고 있다.

이념무장이 약한 이는 본인의 과대망상과 김정일의 속임수에 넘어가기 쉽다. 임기 5년의 대통령이 임기가 없는 독재자를 상대로 하여 협상으로 역사적 업적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전형적인 과대망상이다. 김정일이 회담에서 할 일은 그럴 듯한 약속을 하고 그 代價로 한국을 뜯어먹는 것인데, 그런 약속은 100번을 해도 지켜지지 않는다는 사실은 이미 증명된 지 오래이다.

정상회담病에 걸린 대통령은, 회담을 준비할 때, 회담을 할 때, 그리고 회담을 한 뒤 김정일의 비위를 건드리지 않으려 하고, 회담이 성공한 것처럼 보이려 하고, 자신이 한반도의 평화를 위하여 기여하였다는 것을 과시하려 한다. 이 모두가 國益을 희생하는 일이다.

李明博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으로 평가받으려면 김정일과 회담하는 일에 관심을 두지 말아야 한다. 회담을 주선하여 출세하려는 간신배들을 물리쳐야 한다. 김정일은 악마적 존재이다. 악마와 거래하여 私益을 도모하겠다는 자는 반드시 망한다. 기독교 신도인 李明博 대통령은 성경이 사탄을 어떻게 대우하라고 가르치는지에 대하여 요한계시록을 읽어보면 많은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李 대통령이 정상회담병에 걸리면 그의 후반기는 한국에서 맨정신으로 살아가려는 이들에겐 큰 惡夢의 세월이 될 것이고 그에겐 크나큰 불행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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