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강가에서 주워든 삐라

연애(戀愛)편지마냥 반가웠다.
토요일 오전 임진강변 실개천에서 아들과 노는데, 저 멀리서 무언가 반짝거린다. 한참을 걸어가 주워보니 탈북자가 보내는 소위 「대북삐라」였다. 끝머리에 기독북한인연합의 약자인 『nkca』가 적힌 걸 보니 이민복氏가 보내는 것인가 싶다. 바람에 걸려 휴전선을 넘지 못한 것인가 본데 연애(戀愛)편지마냥 반가웠다. 정보에 굶주린 인민군 병사가 이 전단을 줍는다면 비교할 수 없는 충격과 전율을 느끼게 될 것이다.

『친애하는 인민군 여러분』으로 시작되는 이 자유의 전단(傳單)은 『헐벗고 굶주린 남조선 거지? 그런데 그 거지들은 금강산, 개성 관광하고 그 거지가 만든 개성공장에 4만명 일하는 공화국은?』,『반도체 기술 1위 남조선』,『병사들은 영실(영양실조)로 허덕/ 장군님은 군턱지고 배 나와』,『6.25때 미군 끌어들인 자는 김일성』 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

기독교 단체가 후원한 전단인 탓에 『가장 많이 팔리는 세계적 책은 기독교 성경』,『기독교 반대한 공산국가 다 망했고 선진국은 다 기독교』,『밤낮 장군님, 장군님하며 신격화하고 전쟁, 전쟁하는 <선군정치>는 반드시 망할 것』,『진리를 알지니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는 등의 문구도 나온다.

헌법이 명령하는 평화적인 자유민주주의 통일의 전제는 북한정권이 무력통일(武力統一)을 포기하는 것이다. 김정일이 바뀔 리 없으니, 심리전(心理戰)-정보전(情報戰)으로 인민군의 전쟁의지를 꺾어야 한다. 이를 위해 대북전단, 대북방송만큼 좋은 게 없을 것이다.

북한에 날리는 전단은 비닐로 돼 있어 언젠간 읽혀진다. 남한산 비누, 치약, 칫솔 등 생필품을 풍선으로 날리는 물포(物布)작전도 벌여야 한다. 북한의 시장(市場)을 통해 남한산 CD, 비디오, 라디오 등을 들여보내는 일도 긴요하다. 북한의 2300만이 결정적 순간에 조선로동당을 해체하고 대한민국과 통일할 수 있도록 북한사람의 마음을 잡아둬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 한 예비역 장성은 북한의 소위 화폐개혁이 망해가는 신호탄일수도 있지만, 2012년 한미연합사 해체 이후 무력통일을 위한 「주민장악책」이라고 해석했다. 어떤 쪽이든 자유통일은 중국이 더 커지면 어려워지고, 미국이 북핵(北核)문제 해결을 위해 한미(韓美)동맹을 버리면 어려워지며, 친북세력이 정권을 다시 잡으면 어려워진다.

전단을 붙들고 한참을 생각하다 강가를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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