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편집장의 편지(월간조선 2002년9월호)에서 뽑아낸 글입니다.
「동물농장」과 「1984년」이란 소설로써 전체주의의 인간성 말살을 비판한 영국 소설가 조
지 오웰의 傳記 영화를 최근에 보았습니다. 오웰은 원래 사회주의자였습니다. 스페인 내란
때는 공화파를 편들어 의용군으로 참전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그는 나치즘에 못지않은 스
탈린주의의 인간도륙 행위를 목격합니다. 스탈린에 충성하는 비밀경찰은 동지인 사회주의자
들을 단지 反스탈린적이란 이유만으로써 암살하고 처형하였습니다. 당시 서구의 좌파 지식
인들은 히틀러와 맞서 싸운다는 이유로 스탈린의 소련을 숭배하면서 그 약점을 애써 덮어주
고 있었습니다. 오웰은 나치즘이나 스탈린주의나 똑같이 전체주의이며 인류의 敵이라고 확
신하게 됩니다.
오웰뿐 아니라 많은 좌파 지식인들이 스페인 내란의 현장에서 이런 사실을 알게 되지만 그
들은 침묵합니다. 공개적으로 스탈린과 소련을 비판하면 서구 지식인 사회의 주도권을 잡은
좌파 지식인들로부터 「그렇다면 히틀러 편에 서자는 것이냐」라고 逆攻을 당하게 되어 있
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스탈린과 소련을 비판하는 기사를 써 어느 잡지사에 가져갑니다. 잡
지사 편집장은 이 기사를 싣지 못하겠다고 말합니다. 히틀러와 프랑코를 이롭게 하는 기사
를 어떻게 실을 수 있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이 장면에서 오웰은 이렇게 소리칩니다.
『당신은 진실보다 신념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인간이란 말인가』
이 말은 오늘의 한국 지식인 사회에 던지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진실을 외면하고 자신의 비
뚤어진 신념에 충성을 바치는 소위 지식인들(사실은 위선자이고 어리석은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金南祚 시인이 최근 시인들과의 모임에서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白紙보다 나은 詩를 써라』
『아름다운 詩보다 아름다운 행위가 더 값지다』
『좋은 사람이 되어라』
이 마지막 말에 대해서 한 詩人이 물었다고 합니다.
『좋은 사람이 어떤 사람입니까』
『좋은 사람이란 시민적 인격을 갖춘 사람입니다』
『시민적 인격이란 어떤 겁니까』
『매표소에서 줄을 서서 기다릴 때 온화한 얼굴로 묵묵히 기다릴 수 있는 사람, 그리고 가
슴이 따뜻한 사람이지요』
좋은 사람이란?
- 조갑제
- ▶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 2003-12-23, 16:5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