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개혁의 여파로 전운(戰雲)만 감지되던 북한 땅에서 한 가닥 기쁜 소식이 날아왔다. 북한의 거의 모든 지역에서 남조선 TV가 나오고 있다는 희소식(喜消息)이 그것이다.
지난 일주일 동안 본방송이 북한의 내부통신원들을 통해 교차 확인한 바에 따르면 평양시를 비롯한 북한 전역에서 오후 4시부터 6시 사이에 FM-TV라는 로고를 단 정체불명의 TV가 정규방송형태로 시청되고 있다.
11월 중순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 FM-TV는 주로 한국의 드라마와 스포츠를 중계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으며 뉴스와 교양(시사)프로그램 등이 배제된 채 약간의 음악과 북한의 자유화를 촉구하는 조금은 생소한 구호가 자막으로 처리, 방영되고 있다.
남한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평양교육문화 TV'와 '개성TV'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되는 정체불명의 이 FM-TV가 한국형(NTSC방식)인지 북한 형인지(PAL방식)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잘나온다'(평양시), '짼짼(선명)하게 나온다', '지금 '이상한 삼형제'가 나오고 있는데 희환(놀랍고 경이롭다는 북한 사투리)하다'(사리원)는 식의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북한전역에서 통제할 수 없는 방식으로, 이른바 김정일의 선물로 하사된 북한의 TV에서 남조선 드라마가 나오는 이 놀라자빠질 지경에 대처하기 위해 현재까지 북한 당국자들이 취하는 조치는 고작 동 시간대의 정전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방송의 주체가 정부이든 민간단체이든, 이제 북한의 정보통제 시스템을 뛰어넘는 라디오(단파)와 전단지에 이어 '선전(宣傳)'의 대중성과 극대화가 보장된 대북 텔레비전방송시대가 열린 셈이다.
탈북자 김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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