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일본 산케이 신문의 구로다 가쓰히로(黑田勝弘) 서울지국장은 산케이신문 외신칼럼에 '서울로부터 여보세요 비빔밥은 괴로워?(ソウルからヨボセヨ ビビンバはつらい?)'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칼럼 全文(전문)
ソウルからヨボセヨ ビビンバはつらい?
韓国料理のビビンバは日本人にも人気がある。韓国では今、「韓国料理の世界化」といって、このビビンバを世界に売り出そうというキャンペーンが国を挙げて展開されている。その一環として最近、米国の新聞にビビンバの広告が掲載されたと話題になっている。
その美しいカラー写真があらたためて韓国の新聞で紹介され、在韓日本人とのさる忘年会の席でも話題になっていた。しかし「ビビンバは見た目はいいが食べてビックリなんだよねえ」と“世界化”の展望には首をかしげる声が多かった。
ビビンバは日本のチラシ寿司風に野菜や卵などいろんな具がご飯の上に美しくのって出てくる。ところがそれを食べるときはスプーンを手に握りしめ、具やご飯、ミソなどを猛烈にかき混ぜる。韓国人だとこね上げるという感じだ。そして当初の美しい彩りが消え、具とご飯がぐちゃぐちゃになった正体不明のものを、スプーンですくって食べる。
ビビンバは正確には「ビビム・バプ」で「混ぜたご飯」をいう。問題は「ビビム」で、これは単に混ぜるというより「かき混ぜる」感じでかなり強い。韓国人の食習慣の1つにこれがあって、何でもビビって(?)食べるくせがある。
そのためカレーライスやジャージャー麺、かき氷、日本の牛丼、チラシ寿司もみんなたちまちかき混ぜ、こね上げて食べる。広告写真を見てビビンバを食べに出かけた米国人が、その“羊頭狗肉”に驚かなければいいがと気になっている。(黒田勝弘)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번역
[외신칼럼] 서울에서 '여보세요' / 비빔밥은 괴롭다?
한국요리 비빔밥은 일본인에게도 인기가 있다. 지금 한국에서는 '한국요리의 세계화'라고 해서 비빔밥을 세계에 널리 알려 판매하고자 하는 캠페인이 거국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최근 미국의 신문에 비빔밥 광고가 게재됐다고 해 화제가 되고 있다.
(그 광고에 사용된) 아름다운 색상의 사진이 한국의 신문에 새삼 소개가 되어 한국에 거주하는 일본인과의 망년회에서도 화제가 됐었다. 그러나 '비빔밥은 겉보기에는 좋지만 먹을 때는 깜짝 놀라게 되잖아'라며 세계화의 전망에 고개를 갸우뚱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비빔밥은 일본의 지라시 스시(그릇에 잘게 썬 생선, 달걀부침, 오이, 양념한 채소를 초밥과 섞고 위에 계란지단, 초생강 등을 고명으로 얹은 초밥)풍으로 야채나 계란 등 여러 가지 재료를 밥 위에 보기 좋게 올려서 낸다. 하지만 이것을 먹을 때는 숟가락을 손에 쥐고 재료와 밥, 고추장 등을 맹렬히 저어 섞는다. 한국인이라면 뒤섞는다는 느낌이라고 할 수 있겠다. 때문에 처음의 아름다운 꾸밈이 사라지고 재료와 밥이 엉망진창이 되어 정체불명의 것을 숟가락으로 떠먹는다.
비빔밥은(받침이 없는 일본어 특성상 '비빔바'로 표기) 정확하게는 '비빔 밥'으로 '비빈 밥'을 뜻한다. 문제는 '비빔'인데 이것은 단순히 섞는다기보다 '휘저어서 섞는다'는 느낌이 강하다. 이것은 한국인의 식습관 중 하나로 무엇이든 비벼서 먹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카레라이스나 자장면, 빙수, 규동(일본식 쇠고기 덮밥), 지라시 스시도 모두 순식간에 비벼서, 뒤섞어 먹는다. 광고사진을 보고 비빔밥을 먹으러 나온 미국인이 이 '羊頭狗肉(양두구육)'에 놀라지 않으면 좋으련만 하는 염려가 든다. 구로다 가쓰히로 (黒田勝弘)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지난달 28일 구로다 서울지국장의 비빔밥 칼럼이 언론에 의해 이슈가 되자 성신여대 서경덕 객원교수는 언론에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합리화해 마치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것처럼 칼럼을 쓴 것은 너무나 어이없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MBC '무한도전' 김태호 PD는 지난달 28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큰 언론사에 그리고 높은 자리에 계신 분이 무식한 반응을 보이셨다"며 "그런 칼럼을 그대로 내보낸 언론사도 문제"라고 했다. 이어 "우리 음식이 세계화되니까 배가 아팠나보다. 그 분 앞으로 한식당 근처에는 얼씬도 못하시겠다. (한식당에 가면) 본인 스스로가 양두구육이 되니까. 나이 드셨으면 곱게 사셔야지…"라고 말했다.
지난달 29일엔 소설가 이외수가 자신의 트위터(twitter, 마이크로 블로그 사이트)에 구로다 지국장의 칼럼과 관련, "음식문화를 그런 식으로 말하자면 일본의 회나 스시는 아직도 원시상태를 탈피하지 못한 것"이라며 "미개한 음식 그 자체다"라고 썼다.
지난달 30일엔 배우 김정은이 영화<식객-김치전쟁> 제작보고회에서 "비빔밥 비하 발언에 분노했다는데…"라는 기자들의 물음에 "비빔밥은 숟가락으로 비비는 것이 아니라 젓가락으로 비벼야 한다. 고슬고슬한 밥을 나물들과 잘 비비려면 젓가락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기내에서 제공되는 1위의 음식이고 마이클 잭슨이 맛있다고 했던 밥이 '왜?'라는 생각이 든다. 김치를 기무치라고 해서 우리 것이 우리 것이 아닌 것처럼 알려지고 있지 않나하는 생각이 있어 억울하고 분한 마음이 있다"고 했다.
2010년 1월4일 가수 김장훈은 자신의 미니홈피(싸이월드) 게시판에 <'무한도전'에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그분이 밉기보다는 그 사고의 편협함에 좀 서글프고 안쓰럽다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모양이 파괴된다는 것도 구로다 씨의 사고의 편협함이 드러납니다. … 그 많은 생각 중에 오직 하나, 모양이 파괴된다는 생각만을 끄집어낸 생각이 좁은 구로다 씨입니다. 더 안타까운건 한국의 음식을 폄하하려는 구로다 씨의 의도와 달리 오히려 비빔밥의 홍보를 도와주지 않았나 싶은거죠. 전문용어로 노이즈마케팅이라고 하죠.", "산케이신문 역시 편협한 사고의 언론인을 통해 지향점을 굴절시킨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재고하시기 바랍니다. 끝으로 소망컨대, 구로다 씨에게 전해져 앞으로 언론인으로서 살아갈 소양교육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구로다 씨의 잦은 억지망언이 양국간의 우정쌓기에 방해됨을 인지하시기를 바랍니다."라고 글을 남겼다.
구로다 서울지국장의 칼럼내용을 놓고 한국의 언론들은 대부분 그의 비빔밥 칼럼을 비꼬는투의 기사와 그를 비난하는 제목이 달린 기사를 게재했다. 일부 언론은 망언, 비난, 폄훼, 논란, 비하, 막말 등의 용어를 써가며 보도했다. 그 후 무한도전 김태호 PD가 구로다 지국장의 칼럼에 대해 '무식하다'는 발언을 보도한 한국 언론은 어떤 이유로 구로다 지국장이 '무식'하다는 것인지 근거를 대지 않은 채 김태호 PD의 '막말'을 '무책임하게' 중계했다. 이후엔 이를 토대로 무식, 불쾌감, 통쾌, 일침, 직격탄 등의 용어를 써가며 보도했다. 이어 지난달 29일엔 소설가 이외수, 30일엔 배우 김정은이 비빔밥 논쟁에 합세했고, 언론은 이들의 발언을 홍보하고 재생산하는데 앞장섰다. 네티즌 역시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기사내용에 동조해 인신공격성 발언을 쏟아냈다.



일부 언론과 국민은 구로다 지국장의 칼럼을 한국 음식에 대한 총평으로 인식하고 反日(반일)감정에 기초해 반응하였다. 문제는 이러한 반응이 칼럼에 대한 정확한 이해에 바탕 한 것이 아닌, 받아쓰기 바쁜 언론의 부정확한 사실확인과 정보전달에 기초한 것이었다.
구로다 지국장의 칼럼은 "비빔밥이 비비기 전에는 모양이 보기 좋지만, 비빈 후에는 엉망이 돼 비비기 전과 비빈 후가 다르다. 광고만 보고 비빔밥을 처음 먹으려는 외국인의 경우 당황할 수도 있다"는 정도의 내용이다.
우리 언론이 민족주의 狂風(광풍)에 휩쓸려 비판의식이 결여된 체, '구로다는 日本人(일본인)', '우리를 비판하면 모두 敵(적)', '비빔밥을 비판하면 韓食(한식) 전체를 비판하는 것','우리 것이 가장 좋다'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갖고 그를 罵倒(매도)한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언론이 국민을 선동했고, 국민들은 이에 반응한 것이다. 사실을 전달해야 할 언론이 국민감정을 이용해 재미를 본 것이다. 동시에 구로다 지국장의 指摘(지적)을 무조건 不正(부정)하려고 하는 편협함도 포함됐다.
그럼 언론의 기사 제목처럼 구로다 지국장이 한식을 폄훼할 목적으로 지난달 26일자 산케이신문 외신칼럼에 칼럼을 게재했는가? 그렇지 않다. 구로다 지국장은 한국음식을 가장 잘 아는 사람 외국인 중 한 명이다. 그는 한국 음식과 관련된 책을 두 권이나 썼다.

그는 2009년 10월 22일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식과 세계화라는 내용에 대해 언급 했다. 그는 "한식의 세계화로 비빔밥보단 삼계탕이나 쌈 종류가 좋겠다"고 말했다.

언론은 이러한 내용은 一言半句(일언반구) 보도하지 않고 지난달 26일자 구로다 지국장의 비빔밥 칼럼만을 보고 '비빔밥=한식'이라는 圖式(도식)을 만들어 자신의 주장을 담은 제목을 달아 보도했다.
비빔밥을 통해 한국 언론의 수준이 드러났다. 비빔밥은 한국 언론이 '사실'이 아닌 '주장'을 전하는데 앞장서고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한식의 세계화를 말하며 외국인의 음식 비판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 한국 언론의 수준이다. 언론은 비빔밥을 계기로 本然(본연)에 얼마나 충실히 임하고 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문화적 다양성 존중',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미명하에 마이웨이식으로 韓食 세계화를 추진하는 것보다는 세계인의 시각과 그들의 지적 중 받아들일 부분은 받아들여야 한다. 지킬 것은 지키고 고칠 것은 고쳐 韓食 세계화를 추진하는 것이 韓食 세계화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