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정부 출범이후 대남적대정책으로 일관하던 북한이 작년 8월 김대중 전대통령 조문단파견을 전후로 대남유화제스쳐를 보여주며 정상회담 등 올초까지 대화공세를 전개하다, 1월16일 국방위 성명을 발표하며 ‘보복성전’ 운운하며 강경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2010년 북한의 대남전략노선을 이해하고 전망하는 글(월간 북한 2010년 1월호 게재 필자졸고 일부수정)을 두 차례에 걸려 연재한다.
1. 2010년, 강성대국 실현의 교두보
북한에게 2010년은 이른바 강성대국 실현의 교두보가 되는 해라 할 수 있다. 북한이 2008년 신년공동사설에서 김일성 출생 100주년인 2012년까지 사회주의 강성대국의 대문을 열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이래 사회주의 강성대국 건설을 강조한바 있다.
북한에 의하면, ‘2012년 강성대국 실현’이란 사상강국, 군사강국, 경제강국의 달성으로 실현된다. 사상강국은 주체사상과 선군혁명사상이 정식화되어 이미 달성되었고, 군사강국은 2차례에 걸친 장거리로켓발사(성공한 인공위성 실험이라고 강변)와 핵실험으로 핵보유국이 되어 완성되었으며, 이제 남은 것은 경제강국의 달성이라며 150일 전투, 100일 전투를 강행하며 이를 독려한바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북한이 말하는 강성대국의 완성이란 궁극적으로 전조선의 사회주의혁명 실현(즉 적화통일)으로 완수되는 것으로 결국 2012년 적화통일을 성취하겠다는 것이다. 북한으로서 2010년은 강성대국 실현을 위한 교두보를 대내외적으로 구축해야 하는 중요한 해인 것이다. 따라서 북한의 대남전략과 하위체계인 대남전술과 대남공작도 이의 연장선에서 매우 공세적으로 전개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2. 2010년 북한의 대남전략 기조 전망
이명박정부 출범이후 대남전략의 기조를 간략히 살펴보겠다. 한마디로, 북한은 현정부 출범초기 관망모색기에서 벗어나 2008년 4월 1일 이후 대남적대노선에 입각한 현정부배제정책을 구사해왔다. 그러나, 2009년 8월 김대중대통령 조문단 파견을 전후하여 일부 유화제스쳐를 보여주는 강경-온건 배합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그러나 2009년 11월 제3차 서해교전(대청해전)에서 보듯이 강경노선을 보여주고 있다.
2010년 신년공동사설에서 대남비방을 자제하고 ‘6.15와 10.선언 이행’등 남북관계 개선을 강조하고 올초 금강산,개성공단 재개회담을 제의하던 북한이 1월 15일 돌연 국방위성명을 발표하며 남북대화 중단(한국정부 배제)과 보복성전을 주장하는 강경노선을 보여주고 있다.
2010년에도 북한은 전략적으로 이명박정부를 ‘적’(敵)으로 규정하는 대남적화전략의 기조를 견지할 것이다. 다만, 전술적 차원에서 한국정부를 강도높게 압박하며 대남적대노선을 구사하는 공세적 대남정책을 전개하면서 일부 유화적 조치를 전개하는 강경-유화배합노선을 구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즉 북한은 대남전략의 편익을 극대화하는 수준에서 한국정부와 중․상층 수준의 당국자대화에 제한적으로 임하고(선택적 대화전술), 한국정부를 의도적으로 배제한 채(한국정부배제전술) 입맛에 맞는 남한내 민간단체와 인사들만을 접촉하고(당민 분리전술), 대외적으로는 한국정부를 배제한 채 미국 등 국제사회와의 직접 접촉(예 통미봉남전술)에 주력할 것이다. 사안별 대남전술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남북당국자 회담
2009년 남북당국자회담은 총6회(적십자회담 포함) 개최되었다. 개성공단 관련 남북당국간 실무회담(3회), 남북적십자회담, 임진강 수해방지 실무회담, 남북적십자 실무접촉이 그것이다.
이렇게 남북당국자간 회담이 지지부진한 것은 앞서 지적한데로 북한이 이명박정부 출범이후 대남적대노선을 구사하며 철저히 한국정부배제정책을 구사한 탓이다. 2008년 이명박정부 출범 이후 단 2차례(개성공단실무회담, 남북군사실무회담)에 비해, 2009년에 6회로 늘어난 것은 북한이 김대중 대통령 조문을 전후하여 일시적으로 대남유화제스쳐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북한은 2009년 8월 21일 김대중 전 대통령 조문단을 보내고, 이를 전후하여 개성공단 억류직원 석방, 개성공단 통행조치 해제, 추석 이산가족 상봉 진행 등 남북관계 개선에 적극성을 보여주고 있다.
북한이 대남적대행태에서 대남유화행태를 보이는 이유는 ① 이명박 정부가 지난 정부와는 달리 북한의 협박공갈 전술에 놀아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인지하였으며 ② 북한이 현실적으로 취할 수 있는 대남압박의 한계치가 제한적인 군사도발 단계뿐이기 때문이고(경솔한 전면전쟁은 김정일 체제 붕괴를 자초할 가능성이 높아 채택하기 어려울 것임) ③ 북한으로서는 핵문제와 관련한 2.13 합의, 10.3 합의 이행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을 완화할 민족공조의 필요성이 있고 ④ 북한이 대남 강경공세 와중에도 ‘6.15 공동선언와 10.4 선언 이행’ 및 북남 경제협력사업을 강조할 수밖에 없으며 ⑤ 북한이 심각한 경제난(식량난, 비료난, 에너지난 등)을 계속 외면한 채, 안정적이며 대규모 경제지원의 동력인 한국정부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며 ⑥ 북한 김정일 독재정권의 유지와 체제생존을 하기 위해서는 결국 한국정부와의 적절한 수준에서의 이른바 민족공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월간 북한 2008년 2월호의 필자글에서 이를 예측했음)
그러나 이러한 북한의 유화제스쳐는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전술적 변화에 불과하다. 2009년 임진강댐 무단방류(2009.9.6), 제3차 연평해전(11.10) 등에서 보듯이, 북한은 대남강경노선을 견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2010년에도 북한은 남북간에 획기적인 변수(남북정상회담 개최 등)가 발생치 않는 한, 한국정부당국을 철저히 배제하는 적대적 대남노선을 기본적으로 구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전술적 차원의 유화노선을 배합하며 대남전략의 편익을 극대화하는 차원에서 선택적으로 남북 당국자회담에 임할 것이다.
특히 한반도 주변정세의 변동에 대응한 전격적인 남북정상회담 성사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정상회담이 성사되더라도 주체사상과 선군혁명노선에 기반한 김정일정권이 건재하는 한, 남북관계의 본질적인 개선은 어려울 것이다. 향후 북한의 적절한 시점에 금강산관광객 사살사건 등에 대한 유감을 표명하고, 이명박 정부의 대북제안을 받아들이는 형식으로 중층-상층채널에서 한국정부와의 대화에 나서고 기존의 압박전술로 이명박정부의 친북화를 강제하며 남북대화를 통해 막대한 경제적 편익을 취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2) 대남군사도발
북한은 2009년 1월 17일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명의로 <우리 혁명무력은 리명박역적패당의 반공화국대결책동을 무자비하게 짓뭉개버릴 것이다>라는 성명 이후 한국정부를 향해 강도 높은 전쟁협박공세를 전개한바 있다. 실제로 장거리로켓발사실험(2009.4.5), 제2차 핵실험(2009. 5.25) 및 제3차 서해교전(2009.11.10) 등에서 보듯이, 대남군사위협을 저강도에서 중강도로 높이고 있다.
북한은 이와 같이 제한적 무력도발을 전개하는 이유는 전쟁분위기를 조성시켜 ①누적된 경제난으로 인한 북한주민의 동요를 최소화하여 수령독재체제를 유지하려는 것이며 ② 대남측면에서 한국사회의 남남갈등 등 내부교란을 유도함과 동시에 한국정부의 친북화를 압박하고 ③ 대외적으로 미북회담이나 6자회담 등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유하려는 유력한 카드로 적절히 활용하려는 것이다.
북한은 2010년에도 이전의 공격형 군사배치구도를 견지하고 군비증강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며, 이와 함께 NLL 월경, 영공침범, DMZ 경비초소 발포 등 일련의 제한적인 군사도발을 단계적으로 강화할 것이다. 제한적 군사조치에도 불구하고 이명박정부가 북한의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을 경우에 ‘전면 전쟁발발’을 심리적으로 압박하기 위해 제한적인 대규모 무력시위와 제3차 핵실험을 자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3단계 전면도발은 자칮 김정일정권의 체제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에 단행하기 쉽지 않을 것이나, 그 가능성을 결코 배제할 수 없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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