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판사가 匿名으로 내부 문제를 폭로하는 세상

이 정도의 윤리의식을 가진 사람이 '신의 대리인'이라면 神이 화를 낼 것이다.
폭로는 人格을 걸고 하는 결투와 같다. 특히 직장 동료나 上司, 또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조직에 대한 폭로일 경우는 인격뿐 아니라 職, 또는 생명을 건 도박이다. 폭로가 정확하고 公益性이 있으면 폭로자가 정당한 평가를 받는다. 폭로가 私益추구를 위한 것이거나 부정확하면 폭로자는 사회적으로 매장된다.

결투에는 규칙이 있어야 한다. 폭로에도 윤리가 있어야 한다. 특히 판사와 같은 공직자에 의한 폭로엔 그 윤리가 더 엄격해져야 한다. 가장 중요한 원칙은 實名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이름을 숨기고 하는 폭로는 결투가 아니라 암살이나 저격이다. 자신의 몸을 숨기고 지나가는 이를 쏘는 행위이다. 이런 비겁성 때문에 그가 한 폭로의 사실여부를 따질 필요도 없이 폭로자는 사회적으로 매장시키고 폭로는 무시하는 것이 문명사회의 한 관례이다.

匿名에 의한 고발, 고소장이 법적으로 성립되지 못하는 이유도 같다. 작년 신영철 대법관 사건에서 제보자는 광주지법 김기영 부장판사였다고 한다(조선일보 기사). 그는 공개적으로 자신의 實名을 밝히면서 문제를 제기한 것이 아니다. 자신의 이름을 숨기고 특정언론에 申 대법관이 보낸 이메일을 건네 이 언론으로 하여금 자신을 대신하여 신영철 대법관을 몰아세우게 하였다.

그가 조선일보와 한 인터뷰 내용을 읽어보면 정의로운 폭로자의 '당당함'을 느낄 수 없다. 부장판사가 불만이 있으면 내부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시정되지 않을 때는 최후 수단으로 여론에 호소할 수 있다. 그는 내부에서 공식으로 문제를 제기한 적이 없고, 외부로 폭로할 때는 實名으로 하지 않았다.

부장판사가 匿名으로 외부를 향하여 내부 사정을 폭로해야 할 만큼 신영철 대법관의 행위가 잘못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나는 이 정도는 촛불난동자들에게 유리한 판결을 계속 내리는 일부 판사들에 대한 서울중앙지법원장으로서의 당연한 지도행위라고 본다. 재판간여 행위가 아닌 것은, 특정 재판에 대한 거부할 수 없는 압력이 아니었고 그야말로 일반적인 권고이고 충고였기 때문이다.

이 정도 사안이라면 법원 내부의 대화로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金 부장판사는 굳이 이 사안을 외부로 가져가 외부의 힘으로 신영철 대법관을 압박하게 하였다. 이것은 사법부의 독립을 흔드는 自害행위이다. 金 부장판사는 외부, 즉 일부 언론과 좌경단체의 힘을 동원하는 데 성공하였으나 사법부의 독립성은 크게 훼손되었다.

그가 폭로한 이메일은 신영철 대법관의 知的 재산이었다. 부장판사가 그 소유자의 同意 없이 匿名으로 편지 내용을 외부에 공개한 셈이다. 이 정도의 직업윤리를 가진 사람이 오늘도 인간의 운명을 결정하는 재판을 하고 있다. 흔히 판사를 '神의 대리인'이라고 한다. 이 정도의 윤리의식을 가진 사람이 '신의 대리인'이라면 神이 화를 낼 것이다.

匿名으로 세상을 갖고 논 사람은 미네르바 한 사람으로 족하다. '미네르바 부장판사'까지 등장해야 할 정도로 한국 사회가 後進하였는가?

2006년 12월 국회 입법서기관 柳世桓씨는 노무현 정권의 反헌법적 對北정책을 內亂행위로 규정, 처벌을 요구하는 책('대한민국憲法제3조'. 조갑제닷컴)을 발간하였다가 국회로부터 停職 3개월 처분을 받았었다. 職을 건 柳 서기관의 폭로와 이름을 숨긴 부장판사의 폭로, 어느 쪽이 진실을 전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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