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국회의장의 詭辯(궤변)을 비판한다

북한에서 맞아죽고, 굶어죽고, 얼어 죽는 2300만 동포들을 살리자는 자극적 언동은 중단하라는 것인가?
1.
국회 대변인실이 5일 발표한 보도 자료에 따르면, 김형오 국회의장은 같은 날 리츠칼튼 호텔에서 열린 「주한 EU 상공회의소 초청 오찬 연설」에서 『우리는 지금 당장 통일을 할 능력도 준비도 안 돼 있다. 지금은 남북 양 체제 간 신뢰회복에 기초한 관계증진이 가장 중요하다』며 『그러려면 무엇보다 남과 북은 모두 상대방을 자극하는 언행을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간 北은 수없이 남을 자극하는 언행을 해 왔고, 최근 서해 포탄발사도 그런 것이었다. 반대로 남쪽도 북쪽을 자극하는 일을 했던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는 서로가 상대방을 자극하는 언행을 하지 않고 상호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우리는 북한체제를 인정하고 보장한다는 점을 분명하게 선언해야 한다. 그럼으로써 북한이 우리에게 갖고 있는 불안감을 씻어주고 상호신뢰의 기반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 북한에 있는 국군포로, 납북자 문제도 이런 신뢰의 토대위에서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金의장은 끝으로 『북한의 핵무기 문제도 반드시 해결되어야 한다』면서 『한반도에는 단 1g의 핵도 존재해선 안 된다는 비핵화 원칙은 분명히 지켜지고 달성되어야 한다는 점을 북한은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처럼 북한에 대한 체제보장과 핵 포기가 이뤄진다면 한반도의 안정 속에 남북이 함께 윈윈(win-win)할 수 있고 평화적 공영을 도모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그 토대위에서 남북통일도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용범 국회대변인은 『김형오 의장이 남북문제에 관해 이처럼 분명한 소신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2.
金의장의 이날 발언은 북한체제를 보장해주면 核(핵)폐기가 가능하며 남북통일도 이뤄질 것이라는 요지이다. 이를 위해 상대방을 자극하지 말아야 하는데, 남한도 북한을 자극하는 것이 사실이니 중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헌법정신에 투철해야 할 집권여당 출신 국회의장의 발언으로 믿기 어렵다. 그렇지만 이 황당한 억지와 궤변이 한국정치의 현실이다.

金의장은 북한체제 보장이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전제인 양 얘기했다. 그러나 分斷(분단)은 민족이 달라서가 아니라 체제가 달라서 생긴 문제이다. 한쪽은 「자유민주주의」 다른 한쪽은 「공산주의」를 선택해서 갈라졌다. 통일은 體制(체제)의 통일이며, 북한이 남한의 체제를 받아들이는 自由統一(자유통일) 아니면 남한이 북한의 체제에 빨려 들어가는 赤化統一(적화통일) 뿐이다. 따라서 金의장의 주장은 그 자체로 矛盾(모순)이며, 헌법상 평화적 해체의 대상인 북한체제를 보장하자는 違憲的(위헌적) 발상이다.

북한의 西海(서해)포탄발사를 말한 뒤 『남한도 북한을 자극했다』는 발언은 위험한 兩非論(양비론)이다. 6.25南侵(남침)은 물론 아웅산, KAL기 폭파, 강릉 무장공비 침투, 금강산 박왕자氏 살해 등 북한의 끝없는 테러는 덮은 채 오히려 『남한도 북한을 자극했다』는 식으로 몰았다. 그가 말한 소위 『자극』은 아마도 정치범수용소를 해체하라는 인권단체들의 소박한 요구와 자유의 풍선을 날리는 탈북자단체의 눈물 나는 노력을 말하는 것이리라.
金의장의 발언은 북한에서 맞아죽고, 굶어죽고, 얼어 죽는 2300만 동포들을 살리자는 자극적 언동은 중단하라는 뜻으로 들린다. 김정일 집단의 대한민국에 대한 테러는 최대한 봐 주면서, 「그랜드바겐」에 나오듯 『북한 核프로그램 핵심부분 폐기』 상황이 演出(연출)되면 북한 체제보장에 나서야 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체제보장은 물론 대대적인 대북지원을 포함하는 개념일 것이다.

이런 주장대로라면 김정일 독재는 代(대)를 이어 세습하고, 2300만 북한동포의 고통도 영원토록 계속되며, 4800만 남한주민의 안전도 끊임없이 위협받을 것이다. 자유통일이나 일류국가는커녕 조국은 共産化(공산화)를 걱정하며 南美化(남미화)로 내달릴 것이다.

남북한 勢道家(세도가)들은 어떻게 될까? 국가의 쇠퇴와 함께 奈落(나락)에 빠질 것인가? 아니면 무너진 중산층을 짓밟고 세세토록 권세를 누리게 될 것인가? 예상답안은 이미 나와 있는 것이다.

[참고]

1. 김형오 국회의장은 2009년 7월26일 정세균 대표를 포함한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한 것과 관련, 『정치적 문제로 판단하고 수리하지 않을 작정』이라고 밝혔다.

金의장은 이날 「국회의장 입장」이라는 보도 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미디어법 직권상정 처리로 이제는 국회에서 다수의 독선과 소수의 횡포에 종지부를 찍고, 이를 대화와 타협이라는 의회 본연의 자세로 돌아오는 계기로 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현행 국회법은 회기 중일 경우 의결로서 의원의 사퇴를 허가하고, 폐회 중일 경우에는 국회의장이 이를 허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2. 한나라당이 2009년 1월14일 국회폭력방지법을 2월 임시국회에 상정하려고 하자, 金의장은 당내에서도 「다수당 독주」를 우려한다며 『굳이 특별법으로 해야 하는지 좀 더 이야기 해봐야 한다』고 했다.

3. 金의장은 2008년 7월17일 국회의사당 연설에서 『지난 90년 이래 중단된 남북(南北) 국회회담 준비 접촉을 재개할 것을 북측에 촉구한다』며 북한최고인민회의에 제안한 뒤, 『꽁꽁 막혀 있는 남북관계에 돌파구를 마련하여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켜야겠다』고 했다.

북한최고인민회의는 북한주민의 대의기관이 아니다. 반국가단체인 북한정권의 집행기관이며 김정일의 꼭두각시이고, 2300만 북한동포를 폭압하는 기구일 뿐이다. 이날 金의장의 제안은 건국 60주년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발언으로 평가된다.

4. 金의장은 2008년 촛불난동 때부터 민주당과 민노당은 場外세력, 法外세력, 국회파괴(破壞)세력이 돼버렸는데도 이를 저지하고 응징하지 않았다. 국회 문을 열지 못한 채 중립지대에 머물렀다.

5. 金의장은 2007년 7월13일 국회안보포럼(대표 송영선)이 주최한 북핵 관련 토론회에 참석해 이렇게 말했다.

『한나라당이 집권하게 되면 김대중 정부, 열린당 정부하고는 비할 바도 안 되는 확실하고 확고한 지원을 하겠다...북한 인민이 잘 먹고 잘 살게 하는 방식은 한나라당만이 할 수 있다는 것을 북한 최고위층이 알 수 있도록 하겠다...북핵폐기를 위해서는 당근과 채찍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북한 정부를 수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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