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만65세로 정년 퇴임한 安秉勳 조선일보 부사장은 조선일보 편집국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이런 취지의 말을 남겼다.
'저널리즘은 기자 개인의 노력에 의하여 지탱되는 것입니다. 기자와 기사가 정확하고 공정하고 도덕성으로 무장할 때 저널리즘은 권력과 맞설 수 있습니다. 신문은 달라야 앞설 수 있습니다. 남이 나를 따르게 하려면 달라야 합니다. 달라지기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매일 새로와져야 합니다.'
저널리즘의 正道는 본질적으로 조직이 하는 일이 아니고 개인으로서의 기자가 지켜내는 가치라는 지적이었다. 근 40년에 이르는 언론계 체험, 그 대부분이 기자 또는 편집국장 편집인으로서의 체험이었던 분으로부터 우러나온 이야기였다. 언론사, 특히 신문사는 기자의 재량권이 매우 넓고 자유스럽다. 부장, 국장, 사장이 기자의 자율성을 규제하는 부분은 他 직종에 비교하면 아주 작다.
기자는 우선 사실을 따라가는 전문직이다. 지위가 높다고 사실을 바꿀 수는 없다. 하느님도 사실을 바꿀 수는 없다. 이 사실을 장악한 일선 기자가 현장 취재를 통해서 '이게 사실입니다'라고 들이댈 때는 윗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권력자도 그 사실을 덮거나 왜곡하기 어려운 것은 기자가 두려워서라기보다는 사실은 태생적으로 사실 특유의 힘을 갖고 있으며 그 힘은 공개와 자유와 투명성의 방향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安부사장은 '오늘날 한국의 위기는 저널리즘의 위기이다'라고도 정의했다. 저널리즘의 탈을 쓴 세력의 선전 선동이 사실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에서 위기인 것이다. 金正日도 인정한 金賢姬의 대한항공 폭파사건을 안기부의 조작으로 몰아가는 세력이 일부 親與 언론의 지원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2002년엔 한 일병의 자살 사건을 타살 은폐 사건으로 조작한 정권측 기관의 발표를 거의 全 언론이 앵무새처럼 따라가 선전원으로 전락한 예도 있다.
하지만 對北불법송금사건, 宋斗律 사건, 현대상선 비자금 사건은 월간조선의 특종으로 그 단초가 열렸다. 절망과 희망이 교차하고 있는 가운데 安秉勳 부사장이, 저널리즘은 결국 사실의 힘을 믿는 기자 개개인의 노력에 의하여 지켜질 수밖에 없다는 말을 한 것이다. 기자의 용기는 사실에 대한 확신에서 나온다. 펜이 칼보다 위대하다고 할 때의 그 펜은 진실을 전하는 펜인 것이다.
오늘의 말/"저널리즘은 기자가 지켜내는 것"
- 조갑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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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01-01, 2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