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의 誠實 연구

*다음 글은 韓國日本學會에서 펴낸「日本 文化의 理解」(시사일본어사 발간)에서 발췌한 글이다.


직접 만나는 것을 꺼리는 일본인들은 선물 교환이 중요한 인간 관계이다. 신세를 진 사람에게는 매년 주겐(中元:음력 7월 15일)과 세이보(歲暮:연말)에 선물을 보낸다. 그리고 평소 특별히 감사해야 할 때에 선물을 보낸다. 이런 정도는 한국이나 중국과 다를 것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은 그 빈도와 보내는 방법, 선물의 양식 등에서 한국이나 중국과는 다른 매우 일본적인 것을 느낄 수 있다.
직접 만나는 경우에도 말로 접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물건을 교환하는 경우가 많다. 여행이나 각종 행사 등에는 선물 따위의 물건을 주고받는 경우가 많다. 그 때 말이 자연스럽게 덧붙여지는 식으로 인사말이 오고 간다. 따라서 말은 부수적이 된다.
일본인들은 비록 작은 선물이라도 반드시 직접 전달하고 설명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특히 주겐이나 세이보 등에는 선물을 교환하는 관습이 일반화되어 있다. 상업적 상품의 개발과 배송 서비스 등이 발전하면서 일반적인 상품을 선물처럼 정중하게 다루는 일반적 관습이 발전되어 포장 문화가 정착되었다. 이처럼 물건을 교환하는 문화가 발전되면서 일본 상품에는 선물의 의미로서의 정성이 더 담겨져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게 되었다. 이것이 일본 경제를 발전시킨 원동력 중 하나인 것이다.
반면 여러 보이지 않는 전통 문화가 현대화를 결정한다고 하는 견해도 있다. 일본인은 전통적으로 마코토(誠)를 숭상하는 민족이고, 그러한 일본적 특수성은 서구적 합리성으로도 통하여 국제화를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원래 서구인들이 생각하는 상품 안에는 성심(誠心)이라든가 정성과 같은 마음은 물론 이데올로기적 사상이 들어 있지 않다. 아니 들어 있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본 상품의 마코토 정신은 세계적으로 통할 수 있는 보편성이 있다. 상품에 마음이 담기면 상품이 아니라 선물이 된다는 서구식 사고와는 달리 일본인들은 상품을 선물처럼 만들어 세계로 진출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인들은 상품을 만들 때 마코토를 담고자 전통적으로 정직하고 깨끗하게 상품을 만들려고 노력한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많은 회사에서 사훈을 성실(誠實)로 정하고 있다.
일본인들의 마코토 정신은 현대의 비즈니스에도 적용되고 있다. 경제 활동에도 필요 이상으로 종교적 의례에 가까울 만큼 마코토를 과용하고 있을 정도이다. 인사법, 얼굴 익히기와 단골 관리, 명함 돌리기, 선물 보내기, 정성스러운 포장 등은 촌락 사회에서나 행해지는 민속적 교환 관계와 비슷한 것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촌스러운 경제 행위가 국경을 넘어서 국제화되어 간 것에는 경제학자들조차 놀란다. 일본적 마코토를 담은 일본 상품은 국제화되어 세계를 누비고 있다. 서구인들이 보면 일본인들의 경제 행위 자체가 종교적 의례처럼 느껴질지 모르지만, 그래도 일본인들은 전통적으로 상품에는 정성이 들어가야 한다는 마코토 정신을 갖고 잇기 때문에 일본 상품이 국제적으로 환영받고 있는 것이다. 즉, 일본의 특수성은 보편성을 띨 때 세계로 통한다. 상품의 질만으로 경쟁하려는 서구식 비즈니스 방법의 한계를 넘어서 일본인은 일상적인 생활 습관, 나아가서는 생활 양식 전반에 걸치는 문화로 세계 시장에 나가고 있다. 이런 면에서 일본과 한국은 서로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다르다.
일본인은 상품 자체를 선물처럼 정성을 모아서 포장한다. 포장은 또 하나의 마코토, 즉 마음이며 '마음을 판다'는 것이 일본적 상업 정신이다. 이처럼 일본인들은 마코토를 담기 위하여 상품에 과다한 포장을 하는 것을 낭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서구 및 공산 사회에서는 선물이 아닌 상품에 포장 비용을 많이 들이는 것은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마음이 세계로 통한다는 일본적 상업 정신이 세계적 경제대국을 만들게 했다는 것은 놀랄 만한 일이다. 전통적인 마코토라는 상업 정신으로 국제화된 일본을 모방해도 좋을 듯하다. 일본과 비교해 우리 상품에는 아직도 성의(誠意)가 모자라는 부분이 너무나 많다. 기술 개발도 중요하기는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마코토가 빠져 있는 상품을 만들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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