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고의 교훈 "하늘 앞에선 겸손하라"

과학이 아무리 발달했다 해도 항공우주 분야는 여전히 하느님의 손에 달려있다는 것을 절감.
얼마전 TV에서
F-5 전투기를 완전히 분해하여
정비하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완벽한 정비태세를 과시하는
다큐를 내보내고 있었다.

엔진 구멍 속으로 사람이 들어가서
깨끗이 닦아내고 고르게 페인트를 바르는
험난한 작업과정을 담당한 정비사들의 노고를
소개하고 위로하는 취지에 동감하면서도
항공기 정비 잘한다고 홍보하면
큰 사고가 나는데 하는 걱정을 지울 수 없었다.

1985년 8월로 기억된다.
일본의 CEO들이 보는 월간지 '프레지던트'에서
JAL(일본항공)의 정비창을 화려한 화보 특집기사로 소개하면서
완벽한 정비태세를 홍보하고 있었다.

바로 그 달
8월12일 도쿄-오사카를 비행하던
JAL 123편 점보기가 추락해
탑승자 520 명이 사망하여
단일 사고 최다 희생 기록을 세웠다.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소련 공군기에 의한 KAL 007기 격추사건이 있기 전
대한항공의 캐치프레이즈가
'안전도 세계 1위'였던 것이다.
보유 항공기 숫자나 취항노선, 운항회수가
상대적으로 뒤떨어진 상태에서
세계1위, 그것도 하늘에 운명을 의탁하는 안전도를 자랑하다
대참사를 당하고 자세를 낮추지 않을 수 없었다.

라이트 형제의 비행기 발명 덕택으로
항공우주산업의 종주국 지위를 누리는
미국에서는 보다 생생한 사례가 있다.

JAL 123기 추락사고로부터 반년이 채 안된
1986년 1월28일에 우주왕복선 챌린저호가
발사 직후 폭발, 승무원 7명이 사망한 것이다.

사망자 가운데는
우주비행을 학생들에게 설명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발된 초등학교 여교사가 포함됐는데
발사일이 다가오면서 그녀의 훈련과정과
집에 남은 가족의 생활이 집중보도된 바 있어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인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사고원인은 우주왕복선 본체와 보조추진 로켓을 연결하는
고리가 손상된 것을 발견하지 못한 탓으로
적극적인 홍보로 세계적인 관심의 초점이 된 상태에서
발사시한에 쫓긴 나머지 발생한 人災(인재)였던 것이다.

2002년 가을.
미국 동남부에서 한글신문을 발행하던 필자는
플로리다주 진출을 모색하기 위해
잭슨빌을 거쳐 올란도까지 내려간 적이 있다.

한국 식당과 교회에 신문을 깔고
오후에 돌아오려는 참에
그날 밤 우주왕복선이 발사된다는 뉴스를 듣고선
케이프캐네베랄로 서둘러 갔다.

외딴 섬에 설치된 케네디우주센터는
전세계에서 몰려든 관광객들로 북새통이었다.
수십 대의 고속버스형 셔틀버스가
연신 견학코스를 돌면서
아폴로우주선을 달로 보낸 새턴5호 로켓 등
역사적인 기념물로 안내하고 있었다.

새턴로켓 전시관에서 배가 출출해서
카페테리아에서 핫독을 하나 주문했는데
값이 무려 4불50센트.
음료를 제외한
빵조각 사이에 소시지 하나 달랑 박은
'본체' 값이 그러니 알 만하다.

국립공원관리청 등 공공기관이나
공익재단에서 운영되는 대부분의 사적지나 기념관과 달리
NASA 퇴직자 등으로 구성된 민간주체에서 돈벌이에 눈이 멀어
국민의 피와 땀과 눈물로 이룩한 국가사적지와 시설, 기념물을 이용하여
마구잡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자정이 가까워서야 발사된다기에
무료한 시간을 기다릴 참으로
기념관과 IMAX 영화패키지 관람료로
20불 가까운 요금을 지불하고 영화관부터 찾았더니
일과시간이 넘어 상영을 않는다는 게 아닌가?
개명천지 미국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횡포였다.

기념관만 서둘러 보고선 코코아비치로 나와서
발사장을 조망할 수 있는 모텔에 자리를 둥지를 틀고
워싱턴의 항공우주박물관에서 보던 壯觀(장관)을 기대하며
카운트다운을 기다렸는데
예정시간을 불과 몇 분 남기고 발사를 연기한다는 발표가 나왔다.

발사장 인근의 VIP관람대를 비롯해서
케네디센터 일대에서 발사를 기다리던 인파가
아쉬움 속에 발길을 돌리는 모습을 지켜 본 소감은
과학이 아무리 발달했다 해도
항공우주 분야는 여전히 하느님의 손에 달려있다는 것.

다음호 르포기사 말미를 그렇게 막은 지 반년도 안된
2003년 2월1일. 주말에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톤에서
태권도 경기를 참관하러 가다가 우주왕복선 콜럼비아호가
지구귀환 중 폭발했다는 뉴스를 접한 순간,
케네디우주센터 주변에서 목격한 탐욕의 현장을 떠올리곤
하늘 앞에서는 누구나 겸손해야 하며
私心이 없이 공명정대해야 한다는 것을
절감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F-5 추락사고 숨진
공군 조종사들의 명복을 빌면서
삼가 조의를 표하며
세상에 남은 우리들은
저 푸른 하늘 앞에서
보다 겸손하고 공명정대하게
살아야겠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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