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5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지금 우리 사회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소셜리즘(사회주의)도 코뮤니즘(공산주의)도 캐피탈리즘(자본주의)도 아닌 바로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이라고 말했다.
尹 장관은 이날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무상급식 확대 뿐만 아니라 세종시 논란과 일률적 정년연장 요구까지 모두 인기영합적 정치행태라고 정면 비판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옷도 사주고 집까지 사줄 것이냐”며, 일부 공공기관이 추진 중인 정년 연장에 대해서도 “일률적 연장은 곤란하며 회사가 꼭 필요한 사람에 대해서만 선별적으로 정년 연장을 해줘야 한다”는 말로 부정적 견해를 피력했다.
이 같은 고강도 발언은 예산의 효율성을 최고 가치로 삼는 재무 관료의 시각에서 ‘소득에 관계없이’ 모든 학생에게 공짜 식사를 주자는 주장은 납득할 수 없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관료로서 윤 장관의 소신발언과 달리 ‘지방선거 수성’에 死活을 걸어야 할 여당의 셈범은 복잡하다. 일단 한나라당의 무상급식에 대한 당론은 윤 장관의 견해와 같지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미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무상급식을 마냥 반대만 하긴 힘들어 고심하고 있는 분위기다.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는 3일 라디오 연설에서 “무상급식의 취지는 좋지만 충분히 급식비를 낼 여유가 있는 아이들에게 공짜 점심을 주는 것보다 더 급한 것은 서민을 위한 보육예산을 늘리고 과학시설과 강당을 짓는 교육인프라를 확충하는 것”이라며 “이보다도 더 급한 것은 선생님 한분이 가르쳐야 할 학생 수를 줄이는 교육현장의 질적 개선”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소속 김문수 경기도지사도 지난 1월 “전면 무상급식은 북한식 사회주의 논리”라고 강도높게 비판한 바 있다. 반면, 정두언 지방선거기획위원장은 “무상급식이 안 된다는 얘기를 할 이유가 없고 財源이 되면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자고 하면 된다”고 신중론을 폈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하고 경선을 준비 중인 원희룡 의원은 “서울에서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할 경우 올해 기준으로 1900억원의 예산이 더 필요하다”면서 “(서울시는) 재정자립도가 높아 초등학교의 경우 전면 무상급식 실시가 가능하다”고 차별화에 나섰다. 의무교육인 초등학교부터 수업료를 모두 면제해 주는 것과 마찬가지로 점진적으로 무상급식을 실시하자는 취지다.
이에 대해 이상진 서울시 교육위원은 “사회주의 국가도 아니고 먹는 것만은 가격이 싸든 비싸든 정당한 돈을 지불해야 된다”면서 “점진적 추진조차도 포퓰리즘”이라고 반박했다.
李 위원은 “전국 초·중·교를 전부 무상급식 했을 때 3조원이 넘는 예산이 필요하다”며, “이런 예산이 온통 무상급식으로 빠져 나간다면 교육사업·시설비에 투자할 예산의 충당은 어떻게 할 것인가 묻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지방선거에 진다해도 문제의 본질에서 어긋나는 것은 잘못”이라며, 한나라당이 선거 승패와 관계없이 소신있게 당론을 추진할 것을 당부했다.
또 4대강 등 굵직한 다른 사업 예산을 줄여 무상급식을 시행하자는 제안에 대해서도 “사업마다 다 (진행하는) 이유가 있는데 그런 예산을 다른 사업(무상급식)으로 돌린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다만 “예를 들어 강남 부유층 자녀들의 무상급식까지 일률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지, 식대를 낼 수 없는 기존 저소득층의 지원은 당연히 이뤄지고 또 확대돼야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독립신문 김봉철 기자 [bck07@hanmail.net]
"공산주의보다 더 무서운 건 포퓰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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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3-08, 23: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