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거는 전화 하루 3000~4000통"

초를 켜 놓고 목욕...회령에선 군복입고 다니지 말라는 지시까지...
2009년 11월30일 북한의 소위 화폐개혁은 『beginning of the end』 북한체제의 사망선고였다. 황장엽 선생은 얼마 전 『화폐개혁으로 북한정권은 언제 붕괴될지 모르는 시한폭탄처럼 변했다고 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탈북자 강철환 기자는 최근 한 모임에서 『과거 한국군의 對北작전(풍선날리기, 대북방송, 물포작전 등)을 재개한다면 얼마 못 가 북한정권은 끝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朝·中국경을 넘는 탈북자 단속이 강화됐지만 총으로 쏴도 국경을 넘는다. 군수공장(軍需工場)마저 가동을 멈췄다』며 북한 내 상황을 전했다.

유력한 對北소식통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 내 탈북자들이 북한으로 거는 전화통화가 하루 3000~4000통에 이른다고 한다. 북한주민도 이제 세상 돌아가는 것을 대충은 알고 있다는 뜻이다.

한 탈북자운동가는 이렇게 말했다. 『북한주민들은 더 이상 사석에서 김정일 뒤에 호칭을 붙이지 않는다. 모두 욕을 하니 말반동도 잡기 어려워졌다. 로동당 권위는 땅에 떨어졌다』

화폐개혁, 정보유입, 주민각성, 對北작전, 시한폭탄. 지금 북한을 생각할 때 떠오르는 단어들이다.

<꽃제비와 자살자 증가...초를 켜 놓고 목욕한다>

화폐개혁 이후 언론에 보도된 북한내부 동향을 정리해 보았다.

우선 주민들 고통이 극심해지고 있다. 매일 오르는 물가상승(物價上昇)과 식량부족(食糧不足)으로 「죽지 못해 산다」는 표현을 쓰고 있다.

화폐개혁 이후 물가는 10배 이상 올랐다. 식량 값이 특히 오르니 꽃제비와 자살자도 늘고 있다. 데일리NK는 최근 『작년에는 늙은이들이 여생을 비관하고 자살하는 사람이 많았는데 요새는 젊은 사람들 중에도 자살자가 꽤있다』는 북한주민의 말을 인터뷰했다.

NK지식인연대 7일 보도에 따르면, 함흥시 노숙자(꽃제비)는 10배가 늘었다. 화폐개혁은 시장에 전적으로 의존해 살던 최하층 주민에 가장 큰 피해를 주었다. 졸지에 생계수단을 잃었지만 보상도 없고 달리 살아갈 방법도 없다.

대중목욕탕 이용료도 너무 올라 주민들은 씻지도 못한다. 자유북한방송이 전하는 북한주민의 증언이다.

『목욕탕에 간다고 해도 전기(電氣)가 들어오는 시간을 기다렸다가 들어가는데 도중에 정전(停電)이 되면 바깥이나 다름없는 싸늘한 냉기 속에서 냉수마찰(冷水摩擦)을 한다...1시간으로 규정되어 있는 목욕탕 이용시간에조차 전기가 자주 끊겨 주민들은 초를 켜고 목욕을 하고 있다...그나마 전기가 조금 오는 시간에는 주로 간부들이 이용하고 있다』

평양 부유층 사이에선 한국제품에 대한 수요가 2배 이상 늘었다. 열린북한방송은 10일 북한과 무역을 하는 단동의 조선족 상인의 말을 인용, 『일반 주민들은 돈이 없지만 북한에는 부자들도 많다. 부유층들은 화폐 개혁 이후 국돈(북한 신권)에 대한 신뢰를 잃어 현금 보다는 물건 보유를 선호한다』고 보도했다.

<정권의 해결책, 선물정치와 통제강화>

북한정권은 화폐개혁 이후 민심이반을 두 가지 방식으로 해결하고 있다. 일반주민에 대해서는 통제 강화, 특권층에 대해선 선물정치(膳物政治)이다.

김정일의 생일(2월16일)날 중앙기관 간부들은 물론 도(道)급과 군(郡)급의 』충실한 일꾼들」은 물론 공장기업소와 농촌의 말단 간부 중에서도 열성분자들을 선발해 대대적인 선물공세를 폈다. 선물 내용은 외국서 들여온 과일 두 지함(박스)과 고급 식료품 및 구두, 양말, 옷감을 비롯한 의류 등으로 알려져 있다. 화폐개혁으로 수많은 주민이 굶주림에 허덕이는 현실과 대조적이다.

북한 양대 공안기관인 「국가안전보위부」와 「인민보안성」은 2월8일 북한정권 창설 이래 최초로 연합(聯合)성명을 냈다. 『우리의 존엄 높은 체제와 나라의 안전을 해치려는 반공화국 광신자들을 무자비하게 짓뭉개버릴 것』이라는 이 성명은 제목부터 살벌하다.

성명은 한국정부와 탈북자들을 타겟(?)으로 제시했다. 우선 『남조선당국의 반공화국체제전복시도가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며 소위 짓뭉개버릴 대상으로 『우리의 자위적 핵억제력을 제거해보려는《선(先)핵페기》책동』 『우리의 신성한 령해, 령공, 령토에 대한 군사적 도발』 『조선서해에서 불법무법의《북방한계선》고수를 노리고 벌리고 있는 남조선 군부호전광들의 모험적인 군사적 준동』 등을 들었다.

탈북자들에 대해서는 『역적무리』 『어중이떠중이』 『온갖 불순세력』 『사람으로 살기를 그만두고 오물장으로 밀려간 인간쓰레기들』로 지칭하며 『반공화국삐라살포행위 내륙지대 깊이까지 뻗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민족을 등지고 나라에 화를 몰아오는 역적무리들은 이 나라, 이 세상 그 어디에도 살아 숨 쉴 곳이 없다.』『어중이떠중이들의 반민족적 책동을 짓뭉개버리기 위한 전면적인 강력조치를 취할 것』 『온갖 불순세력들을 쓸어버리기 위한 거족적인 정의의 보복성전을 할 것』 등 탈북자운동단체들에 대한 보복을 주장했다.

또 『여기에는 남조선의《국정원》과《기무사》를 비롯한 악명높은 정탐모략기구들이 돌격대로 나서고 있으며《국방부》와《통일부》,《외교통상부》를 포함한 당국기관들, 이들의 직접적인 조종과 지휘를 받고 있는 군부호전집단들과 극우보수세력들, 심지어 사람으로 살기를 그만두고 오물장으로 밀려간 인간쓰레기들까지 동원되고 있다.』며 『모든 모략기구들과 당국기관들을 즉시 해산할 것』을 주장하는 한편 『백두산혁명강군의 총대는 물론 인민보안 및 안전보위군의 모든 력량과 수단이 총동원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체불명의 「중국發」 협박전화 급증>

북한정권의 필사적 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라디오프리아시아가 14일 전한 바에 따르면, 국가안전보위부는 최근 『2012년 강성대국이 선포되는 시점까지 전체 국경지역을 완전 봉쇄해 탈북자를 막겠다』고 결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소위 북한 해외반탐 요원들이 탈북자 단속을 위해 중국에 대거 파견됐다. 중국도 北中 국경봉쇄를 위해 감시카메라(CCTV) 등 장비들을 지원했다.

북한 요원들은 연길시 백산호텔 등에 숙소를 정하고 시내 곳곳을 돌아다니며 탈북자 체포와 은신처를 적발하고 있으며 국내 탈북자 출신 북한운동가들에 대한 자료수집도 나섰다고 한다.

실제 탈북자운동가들을 상대로 한 정체불명의 「중국發」 협박전화와 인터넷 악플이 최근 급증했다. 서울 경찰청은 북한에 삐라를 뿌리는 이민복·박상학氏 등 탈북자운동가들에 대한 신변보호를 강화했다.

북한 국가안전보위부의 이 같은 활동은 후계체제와 관련, 소위 反체제 세력을 척결하는 동시에 김정은이 장악한 북한 보안기관이 실적을 쌓기 위한 의미도 있다.

<『결국 승냥이를 집에 끌어들이는 격?!』>

중국공산당 정권 역시 2003년 3월 연변자치구 용정시 공안국이 배포한 「변강(邊疆)지역 여러 민족 인민들에게 드리는 공개편지」를 재구성해 최근 국경지역에 배포했다.

이 공개편지는 『우리시 변경 주민들은 비법적으로 국경을 넘어온 사람들을 동정하고 가련하다고 그들을 받아들이고 돈을 주고 고용해 일을 시키다가 결국 승냥이를 집에 끌어들이는 격으로 재산과 인신안전에 엄중한 침해를 받고 있다. 비법월경한 자들은 재물을 탐내어 수단을 가리지 않고 폭력수단을 쓰면서 빼앗고 살인까지 하고 있다』며 탈북자 신고 및 압송을 촉구했다.

<함경도에서 노동자 소요, 사망>

화폐개혁 이후 체제단속이 강화되고 있지만, 민심이반과 내부동요는 더욱 심해지는 모양새다. 절도와 강도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주민들의 식량탈취에 맞서 군대의 발포(發砲)가 있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예컨대 NK지식인연대가 전하는 바에 따르면, 2월6일 함경북도 회령시 남문동에서는 한선옥이라는 여성이 강도들의 손에 살해됐고 2월14일 저녁 자전거 타고 가던 성천동의 40대 여성이 김정일 생모의 동상 앞 도로에서 괴한들에게 목숨을 잃었다.

<회령에선 군복입고 다니지 말라는 지시까지...>

2월16일에는 함경북도 부령군 고무산역에서 중국으로부터 들여오는 식량차량을 호송하던 무장대와 식량탈취범들 사이에서 싸움이 벌어져 사람이 죽었다. 사건 개요는 이렇다.

고무산역 객화차대 노동자 鄭모씨 등은 화차에서 쌀을 훔치다 발각돼 식량호송 담당 무장대원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싸움은 격앙돼 무장대원들은 鄭모씨를 사살했다. 鄭모씨 죽음에 분노한 노동자들은 손에 쟁기를 들고 집단으로 무장대원들에게 달려들었다. 사태수습을 위해 주변 군부대까지 출동했다.

한 탈북자단체 관계자는 『회령에서는 인심이 흉흉해 주민들로부터 보복이나 습격을 당할 수 있어 인민군들에게 군복을 입고 다니지 말라는 지시까지 내려졌다』고 말했다.

북한이 치명적 상황으로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실례들이다. 이런 소요사태가 확대, 확산되고 군부대가 출동하였을 때 진압이 불가능해지거나 군인들이 진압을 거부하면 김정일 정권은 끝장난다. 1989년 12월 루마니아, 1979년 초 이란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 政權이 무너졌다.

<2~3년 내 유사한 조치 또 나올 것>

2월19일 동용승(董龍昇) 삼성경제연구소 경제안보팀장의 11.30 화폐개혁 이후 북한정세 전망을 요약해 보았다.

≪1992년 화폐교환 및 임금․물가 인상 조치, 2002년 7·1조치, 2009년 11·30 화폐교환 조치의 근본목표는 같다.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것이라는 것 등의 시각은 우리(남한)의 기준일 뿐 사실은 사회주의 계획경제를 유지하기 위한 몸부림이다.

1992년, 2002년, 2009년의 조치는 모두 암시장(暗市場)을 계획경제 틀로 가져오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선 내부에 충분한 물자공급(物資供給)이 필요하지만 계획경제는 공급량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는 시스템이므로 성공할 수 없다. 사회주의 계획경제 자체가 문제가 있는 체계이므로 화폐개혁의 성패여부를 따지는 것도 의미가 없다

계획경제를 유지하기 위한 북한의 내부 조치 기간이 10년에서 7년으로 단축되는 형태를 보이고 있으므로 2~3년 내 유사한 조치를 취할 것이다.≫

<퇴로 없는 북한, 적화 陰謀 가속>

2~3년 내에 유사한 조치가 또 취해질 것이다! 북한체제가 끝으로 가고 있음을 경제적으로 분석한 것이다. 계획경제(計劃經濟)로 통제해도 다시 또 암시장(暗市場)이 늘어나니 통제하는 기간이 더욱 단축된다다는 말이다.

6·25 이후 42년 만에 92년 화폐교환 조치가 있었고 10년 후 7·1조치가 나왔으며, 다시 7년 후 11.30화폐개혁이 나왔다. 40년, 10년, 7년 단위로 좁혀지는 북한의 경제비상조치는 무너지는 둑을 막기에 역부족임을 보여준다. 소련과 동유럽이 시장의 힘으로 무너졌듯 북한도 예외가 아니다. 사회주의(社會主義)와 계획경제(計劃經濟)의 비생산성(非生産性)이 북한체제를 끝으로 몰아가는 상황인 것이다.

물론 변수(變數)는 있다. 퇴로가 없는 북한 정권 입장에선 남한을 적화(赤化) 또는 그에 준하는 상태로 만드는 것 말고는 살 길이 없다고 볼 수 있다. 남한에서 민노당이 주장하는 소위 자주적민주정부가 들어서거나 노무현·김대중 정권과 같은 좌파정권이 재창출되면 북한체제는 장기 존속할 것이다. 社會主義, 計劃經濟의 非生産性을 남한이 메워주는 격이다.

북한정권은 사실상 끝났다. 그러나 가사(假死)상태에 들어간 북한정권을 연장시켜 분단을 장기화할 것인지, 조속히 정리하고 종국적으론 자유통일할 것인지 아니면 친중정권이라는 또 다른 괴물을 만들어낼지는 우리의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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