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방골잠’이라는 말이 있다. 늦잠 자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것으로 조선시대의 地名(지명)에서 유래된 말이다. 조선시대에 ‘다방골’이라는 마을이 있었는데, 茶道(다도)와 茶禮(다례)를 주관하던 기관인 茶房(다방)이 있는 곳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었다. 이 지역에는 상인들이 많이 거주했는데 밤 12시가 넘도록 장사를 하다가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난다고 ‘다방골잠’이라는 말이 생겼다고 한다. 혹은 다방골에 부자들이 많이 살아서 게으름을 피우느라 늦게까지 잠을 자서 ‘다방골잠’이라 했다고도 한다. 여기서 말하는 ‘다방골’이 바로 지금의 서울 중구 茶洞(다동)이다.
일제시대에는 일본식 지명으로 茶屋町(다옥정)이라 불렀는데, 당시 177번지에 있던 茶洞妓生組合(다동기생조합·평양 기생 출신들의 조합) 기생들이 이름을 날려 ‘다방골 기생’이라는 말도 생겨났다고 한다.
1937년 소설가 李泰俊(이태준)이 발표한 단편 ‘福德房(복덕방)’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돈은 흔해져서 관철동, 茶屋町(다옥정) 같은 중앙 지대에는 그리 古屋(고옥·지은 지 오래된 집)만 아니면 만 원대를 예사로 훌훌 넘었다> 1930년대에 京城(경성·서울)의 괜찮은 집 한 채 값이 2000원이었다고 하니 茶洞이 얼마나 부자 동네였는지 짐작해볼 수 있다.
1970~80년대에는 무교동과 함께 낙지골목으로 유명했지만 재개발로 가게들이 문을 닫고 있다. 북쪽으로는 종로구 서린동, 남쪽으로는 을지로1가, 동쪽으로는 남대문로1가, 서쪽으로는 무교동과 접해 있다. 법정동*인 茶洞은 행정동*인 명동의 관할하에 있다. 10번지에 한국관광공사, 85번지에 2009년 新造船(신조선) 수주 세계 1위에 오른 대우조선해양 본사가 있다.
李知映(조갑제닷컴)
*법정동-자연부락을 바탕으로 원래부터 붙여져 호적, 주민등록 등에 쓰이며 법으로 정한 동 이름
*행정동-법정동의 범위를 기준으로 효율적인 행정운영을 할 수 있게 설정한 행정구역의 단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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