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타임스 ‘北 화폐개혁後 주민 불만 팽배’

지난 해 북한을 탈출한 50대 여성 세 명과 한 달 전 탈북한 10대 소녀를 인터뷰.
북한에서는 지난해 말 화폐개혁 이후 주민들의 불만이 팽배해 있다고 영국에서 발행되는 `더 타임스’ 신문이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中-北 국경지대 취재를 통해 성인용 음란영화와 마약에 노출된 북한 청소년들의 삶도 전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지난 해 11월 북한에서 단행된 화폐개혁은 주민들 사이에서 매우 평이 좋지 않으며, 불만을 자아내고 있다고 영국의 `더 타임스’ 신문이 보도했습니다. 더 타임스는 중국 투먼에서 지난 해 북한을 탈출한 50대 여성 세 명과 한 달 전 탈북한 10대 소녀를 만나 최근 북한의 상황을 자세히 전했습니다.

이 신문은 옛 돈과 새 돈을 100대 1의 비율로 바꾸는 화폐개혁 이후 주민들이 개인적으로 모아놨던 돈이 무용지물이 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아들의 치료비를 벌기 위해 중국으로 넘어왔다는 최금옥 씨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화폐개혁이 발표된 날 정오가 돼서야 소식을 전해 들었다며, 은행이 문을 닫기까지 환전 할 수 있는 시간이 5시간밖에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최 씨는 그러면서 많은 사람들이 全재산을 잃었다고 전했습니다.

열여섯 살 난 송희는 일부 북한 주민들은 강에 옛 돈을 버렸고, 청진시의 한 남성은 김일성 주석의 초상화가 담긴 돈을 태웠다가 처형됐다고 전했습니다. 이런 소문은 진위 여부를 떠나 북한 지도부에 대한 주민들의 전례 없는 불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더 타임스는 분석했습니다.

더 타임스는 4월 춘궁기를 앞두고 북한의 식량난이 악화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58세인 이미희 씨는 북한에 있는 아들이 주변에서 굶어 죽는 사람들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며, 1990년대 대기근 때처럼 길거리에 시체가 즐비한 상황이 또다시 재현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중국에서 노인들을 돌보며 한 달에 500위안을 벌고 있는 이 씨는 식량이 전혀 없어 북한에 있는 아들이 굶을 수 있다며, 구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보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주민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지만 감옥에 잡혀가는 위험 때문에 믿을 수 있는 사람들끼리만 불평을 하고 있다고 올해 열여섯 살인 송희는 전했습니다. 더 타임스가 인터뷰한 50대 탈북 여성들 몇몇도 북한 당국을 비난했습니다. 최금옥 씨는 “아는 사람들 모두가 당국을 믿고 있지만, 이는 바깥 세상을 잘 모르기 때문”이라며, 젊은이들이 바깥 세상을 더 잘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들이 수용소에서 사망했다는 이미희 씨는 두려움 없이 큰 목소리로 북한 당국을 비난했습니다. 이 씨는 “북한에서는 지금 주민들의 불만이 자자하다”며, “1990년대에는 많은 사람들이 두려움에 사로잡혀 굶어 죽어도 아무 말 안 했지만 지금은 그때와는 많이 달라졌다”며 자신의 아들은 “무슨 일이 일어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더 타임스 신문은 최근 북한 10대들의 삶도 전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열여섯 살 난 송희는 몸에 달라붙는 검은색 바지에 빨간색 윗도리를 입은 평범한 10대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고 더 타임스는 전했습니다. 송희는 오빠가 1년 전 한국으로 탈출해 온 가족이 수용소로 끌려갈 위험에 처하자 부모에게 알리지 않고 혼자 얼어붙은 압록강을 3시간 동안 걸어 국경을 넘었습니다.

최근 북한에서는 미국 영화 ‘타이타닉’의 불법복제 DVD, 알판이 유행인 가운데 송희는 성인용 음란영화를 봤다고 말했습니다. 송희는 구할 수 있는 영화가 성인영화밖에 없었다면서, 이런 영화에는 사상이나 정치적 문제가 없고 다른 나라의 모습도 담겨 있지 않아 당국이 시청을 허락한다고 밝혔습니다.

송희는 또 성분을 알 수 없는 하얀색 가루를 코로 흡입한 적도 있다며, 아버지 친구가 감기에 좋은 약이라며 건네줬다고 말했습니다. 또 친구들 몇몇은 임신을 해서 낙태를 했다는 이야기를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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